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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켓보이즈', '뭉찬' '골때녀' 이어 국민체육예능 등극하나?

사진제공=tvN
사진제공=tvN

스포츠는 현재 한국 예능에서 가장 뜨거운 소재다.

스포츠 예능 열풍은 2019년 JTBC가 은퇴한 레전드들의 조기 축구 도전기 ‘뭉쳐야 찬다’(이하 ‘뭉찬’)를 론칭하면서 시작됐다. ‘뭉찬’이 종목을 농구로 바꿔 이어간 ‘뭉쳐야 쏜다’를 거쳐 여성 방송인들의 축구 도전기인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이 인기를 주도하며 다양한 스포츠 관련 예능 프로그램들이 선보였다. 

이후 TV조선 ‘골프왕’ JTBC ‘세리모니클럽’ SBS ‘편먹고 공치리’ 등 거의 같은 시기에 골프 예능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오는 골프 열풍이 불기도 했다. 여성 예능과 결합된 E채널의 ‘노는 언니’처럼 한 종목에 묶여있지 않고 다양한 종목을 두루 섭렵해보는 종합 스포츠 예능도 등장해 인기를 얻기도 했다.

스포츠 예능의 인기가 높자 스포츠 아닌 다른 장르 예능에서도 선수 출신 방송인들이나 휴식기를 보내는 현역 스포츠 스타에 대한 섭외가 크게 늘어 나는 부가 작용이 일어났다. 비인기 종목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선수들의 적극적인 예능 출연도 이어졌다.

이렇듯 스포츠 예능 시대 한복판에 있는 분위기에 비해 성공은 한정적이다. 시청률 5%(이상 닐슨코리아) 이상을 기록한 대박 프로그램은 ‘뭉찬’ ‘뭉쏜’ ‘골때녀’ 정도다. 골프 프로그램들도 최근 급성장한 골프의 대중적 인기에 비해 다소 부족해 보이는 최고 3%대 시청률에 갇혀 있다.

사진제공=tvN
사진제공=tvN

결국 스포츠 예능도 대박은 ‘뭉쏜’이나 ‘골때녀’처럼 축구에서만 나오는 실정이다. 농구를 했던 ‘뭉쏜’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축구로 ‘뭉찬’이 다진 충성스러운 시청자들을 대다수 물려받은 점을 간과할 수는 없을 듯하다. SBS ‘진짜 농구, 핸섬타이거즈’처럼 스타들과 지상파가 붙었는데도 3%대에 시청률이 머문 경우도 있어 스포츠 예능 대박 종목이라 하기에는 좀 더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

축구에서 스포츠 예능 최고 히트작이 나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한국에서 야구와 국가대표 종목을 다투기는 하지만 동호인 저변이 가장 넓은 종목이 축구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볼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    

대한체육회 동호인 팀 현황 자료(2020년)를 보면 축구는 3897팀으로 압도적 1위다. 야구(942) 탁구(838) 농구(426) 등 상위권 다른 종목들과 비교해봐도 '넘사벽'이다. 저변을 생각하면 스포츠 예능은 축구만 해야 될 판이다.

이런 상황에서 tvN에서 새 스포츠 예능 ‘라켓보이즈’를 시작했다. 장성규 윤현민 양세찬 윤두준 오상욱 이찬원 부승관 김민기 정동원 등이 출연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용대가 감독을 맡고 배드민턴으로 전국 각지 고수들을 거쳐 전국대회까지 도전해보는 포맷이다.

배드민턴은 은근히 엄청난 생활체육 저변을 자랑한다. 동호인 팀 1718개로 축구에는 못 미치지만 다른 수많은 인기 종목들을 크게 제치고 2위에 올라 있는 종목이다. 축구 외의 종목에서 스포츠 예능 대박 사례에 도전해볼 만한 인프라를 갖고 있다. 첫 방송 시청률도 3.7%라는 희망적인 수치로 시작, 이후를 기대하게 하고 있다.

사진제공=tvN
사진제공=tvN

물론 종목 애호인 수가 많다고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배드민턴은 생활체육 고수들을 상대하는 스포츠 레전드로 박찬호와 이영표가 출연해 큰 관심을 모았던 ‘축구야구말구’ 첫 종목으로 채택됐던 적이 있지만 이 프로그램도 3%대에 머물다 종영했다. 

축구도 ‘청춘FC 헝그리일레븐’ ‘으라차차 만수로’ ‘다함께 차차차’ ‘날아라 슛돌이-뉴비기닝’ 등은 시청률 5% 이상의 대박 클럽에 가입하는데 실패했다. 종목 저변이 넓더라도 프로그램에서 짜릿한 승부와 적당히 버무려진 개그의 조화가 이뤄지지 못하거나 출연자들의 개성있는 캐릭터 구축과 성장 드라마 전달에 실패하면 스포츠 예능에서 큰 성공을 하기는 힘들다. 

‘라켓보이즈’는 1회에는 감독 이용대와의 연습 대결, 2회에는 노련한 어머니 동호회와의 첫 경기에서 스포츠 예능 성공의 기본인 흥미진진한 승부를 일부이지만 만들어냈다. 배드민턴 초보들치고는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줘 첫 단추는 잘 채운 느낌이다. 

아이돌부터 스포츠 스타와 예능인 그리고 트로트 가수까지 출연진의 활동 영역이 10대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시청층에 어필이 가능하도록 구성된 점도 긍정적으로 여겨진다. 향후 웃음과 캐릭터 구축과 성장 드라마를 어떻게 잘 버무려 채워나갈지, 그래서 ‘라켓보이즈’가 축구 이외의 종목에서 처음으로 나온 국민 체육 예능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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