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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우파' 가비, 브라보 유어 서바이벌

가비, 사진출처=Mnet '스우파' 방송화면
가비, 사진출처=Mnet '스우파' 방송화면

지난 8월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가 첫 방송됐을 때, 크루 라치카 리더 가비를 향한 네티즌 반응은 대략 이랬다. 길거리에서 만나면 눈도 못마주치겠다, 범접할 수 없는 센언니다, 너무 무섭다. 긴 노란색 탈색머리를 포니테일로 높이 올려 묶고, 두꺼운 아이라인과 붉은 립스틱을 짙게 덧바른 화장, 과감한 탱크톱 상의에 화려한 호피 무늬 하의까지. '스우파' 속 가비의 첫 등장 차림새다. 강렬한 포스가 느껴지는 외관만큼이나 행동이나 말하는 것도 그랬다. 크루 소개 자리에서 훅 리더 아이키에게 눈을 흘기며 도발을 하고, 이어진 노 리스펙트 미션에선 바지를 벗고 엎드려 과감한 트월킹을 추던 모습은 "세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게끔 했다.  

그러나 가비는 바로 다다음화인 '계급별 미션'에서 메인 댄서인 웨이비 리더 노제에게 "잘 봐달라"며 남몰래 속눈썹 두개를 챙겨 주는 넉살로 바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와 함께 라치카의 존재감을 넓혀주는 재치 있는 멘트들로 쐐기를 박았다. "케이팝 퍼포먼스하면 라치카, 라치카하면 케이팝 퍼포먼스죠." 줄여서 '케라라케'라는 신조어까지 탄생 시킨 가비는 지금 '스우파'에서 가장 사랑받는 출연자 중 한 명이다.

가비, 사진출처=Mnet '스우파' 방송화면
가비, 사진출처=Mnet '스우파' 방송화면

'스우파'에서 가비의 생존 방식은 꽤나 유쾌하다. 맏언니 프라우드먼 리더 모니카조차 배틀을 꺼려할 정도로 기센 상대이면서, 경쟁 구도로 비춰지는 아이키가 크루원을 감싸자 "뭐야 멋있어. 짜증나~"라며 찡긋 웃어주는 넓은 마음 품. 여기에 '케이팝 4대 천왕' 미션 당시 상대로 맞붙은 홀리뱅 리더 허니제이와 파트 선점을 두고 언쟁을 벌이다 "몸몸몸매 눈누난나"라는 재치있는 멘트로 결국 설득해 버리는 걸죽한 입담까지. 분명 잇속있게 라치카를 위해 욕심을 내면서도, 과정에서 보여주는 말과 행동은 밉지 않고 사랑스럽다. 애청자들 사이에서 '염색한 말티즈 같다'는 말이 나온 것과 찰떡이다. 

흔히 인상이 세다고 여겨지는 여자들은 외모적 특징 때문에 이유 없이 비난과 비호감을 사기 일쑤다. 그런 상황에서 이 여성들이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은 더 세고 거친 것들로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다. 허나 외형은 단지 취향일 뿐이고, 요즘 말로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한 이들이 많다. 가비는 바로 이러한 의외성으로 선입견을깨부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쟁취한다. 원트의 엠마와 탈락 배틀을 했을 때, 춤을 마치고 주저앉아 엉엉 울고 난 후 진하게 포옹하던 모습은 그래서 더 감동으로 다가왔다. 보아 저지는 "춤에서 간절함이 보였고 노련함이 돋보였다. (둘이 포옹을 했을 때) 제일 짜릿하고 멋있었다. 진정한 스트릿 우먼 파이터들이다"며 애써 눈물을 참았다. 저지 NCT 태용도 눈가가 그렁그렁했다. 

카리스마 가득한 얼굴로 귀여운 인간미를 보여주는 그의 모습은 신선할 뿐 아니라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그는 '메가 크루' 미션에서 "탈락 배틀을 하게 되면 어떨 것 같냐"는 MC 강다니엘의 질문에 "저희는 사실 조회수를 보면서 되게 가슴이 아팠거든요. 그래도 너무 살아남고 싶어서 배틀 준비 열심히 했거든요. 배틀 해야하면 할게요. 그냥 열심히 하겠습니다"고 답했다. 이 말을 하며 눈물을 쏟았고, 현장에 있던 전 출연진들은 그의 솔직한 말과 태도에 같이 감정을 이입하며 다독이고 호응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제 감정에 솔직한 사람이라면, 결국 삶을 긍정적으로 피어낼 것은 당연하다. 그러니 지금 모두를 '가벼들게' 만든 것도 단순히 얻어 걸린 게 아니다. 춤도 잘추고 성격 좋은 가비의 매력에 '케라라케' 라치카의 활약이 더 오래 가길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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