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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토막상식] 몰수경기·몰수패

인사하는 북한과 일본(파란 유니폼)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 /AFP=뉴스1
인사하는 북한과 일본(파란 유니폼)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 /AFP=뉴스1

북한 축구는 일본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B조 4차전을 치르지 못하고 몰수패를 당했다.

북한은 21일 도쿄국립경기장에서 가진 일본과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원정 3차전에서 0-1로 패한 뒤 당초 26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일본과 홈 4차전을 개최할 수 없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일본에서 감염자가 늘고 있는 연쇄상구균독성쇼크증후군(STSS)을 경계한 방역상의 조치로 일본 언론들은 추정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는 중립지역에서 경기를 갖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FIFA는 지난 24일 북한과 일본의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4차전의 취소를 공식화했다. FIFA는 "이번 일정은 재조정되거나 다시 치러지지 않는다. 북한이 홈경기 개최를 거부한 뒤 대체 경기장은 물론 연기에 따른 새로운 경기 날짜를 마련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지난 21일 일본 도쿄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원정경기를 치른 북한 축구대표팀. /AFP=뉴스1
지난 21일 일본 도쿄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원정경기를 치른 북한 축구대표팀. /AFP=뉴스1

FIFA의 방침에 따라, 북한은 징계위원회에 회부됐고 0-3 몰수패를 떠안았다. 일본은 원정 경기를 치르지 않고 몰수승을 거두며 승점 3점을 추가했다. 이로써 승점 12(4승)를 쌓아  B조 1위를 굳게 지키며 남은 2경기 결과에 상관 없이 각조 상위 2팀에게 주어지는 3차 예선 진출권을 확보했다. 북한은 승점 3(1승 3패)에 머물며 3위에 자리했다. 시리아가 승점 7(2승 1무 1패)로 2위다.

북한과 일본의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4차전과 같은 '몰수 경기'는 각 종목에서 다양한 이유로 발생한다. 지각, 경기 포기, 퇴장 등으로 경기에 필요한 인원을 충족할 수 없거나, 심한 반칙이나 항의 또는 경기 규정 위반으로 경기 진행이 어려울 때 나온다. 경기 중일 때는 심판 재량으로 한쪽팀의 패배를 선언한다. 몰수 경기의 귀책 사유를 안고 있는 팀에 무게를 둬 '몰수패'를 더 자주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몰수 경기(몰수패)의 스코어는 축구는 0-3, 야구는 0-9(7이닝 경기는 0-7), 농구는 0-20이다. 종목마다 차이가 있다.

지난 21일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일본-북한 경기 장면. /AFPBBNews=뉴스1
지난 21일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일본-북한 경기 장면. /AFPBBNews=뉴스1

그러나 북한이 몰수패를 안으면서 받아든 0-3의 스코어는 고정된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축구 경기에 필요한 최소 인원이 한 팀에 7명이고 5명 퇴장의 경우 해당 팀에게는 선수 부족의 사유로 몰수패를 선언하게 된다. 그런데 그 시점에 3점 차보다 더 큰 점수 차, 이를 테면 0-7로 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고의로 몰수패를 당해 3점차 패배를 자초할 수도 있다. 골득실을 따져야할 경우라면 충분히 가능한 꼼수다. 그래서 그 스코어를 그대로 유지한 채 몰수패로 처리하기도 한다. 물론 출전 금지 또는 정지, 무관중 경기 등의 추가 징계가 따른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1,2차 예선에서 동티모르가 비슷한 사례다. 브라질 출신 등 12명의 선수들이 출생증명서 위조로 동티모르 국가대표 자격을 부정 획득한 사실이 적발돼 그 선수들이 출전한 경기가 모두 몰수패로 처리됐다. 몽골과 1차 예선 2경기 등 1,2차 예선에서 치른 대부분의 경기가 0-3 몰수패로 처리됐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2차 예선 A조 두 차례 경기는 0-7, 0-10으로 패한 그 스코어를 그대로 유지했다.

당시 같은 조의 말레이시아는 2015년 9월 8일에 열린 사우디와 홈경기에서 1-0으로 앞서다가 후반 연속골을 내줘 1-2로 역전당한 뒤 발생한 관중 난동으로 경기 중단 사태를 맞았다. 앞서 9월 4일 가진 아랍에미리트(UAE)와 원정경기에서 0-10으로 참패한 뒤라서 말레이시아 축구팬들이 폭발한 것이었다. 경기 결과는 말레이시아의 0-3 몰수패로 처리됐다. 말레이시아는 그해 11월 17일 열린 UAE와 홈 경기를 무관중 경기로 진행했고 벌금도 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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