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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ㅣ 이번엔 왜 '은퇴 아이돌'이 되었나" [인터뷰]

공감 100% 연기 ""휴대폰 캡처 소리에 실제 흠칫…"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가수 겸 배우 수지가 '안나'에 이어 '이두나!'로 또 한 번 연기 변신에 성공,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수지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동 한 카페에서 아이즈(IZE)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20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이두나!'로 안방극장에 컴백한 바.  민송아 작가의 동명 인기 웹툰을 드라마화한 '이두나'는 수지가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로 제2회 청룡시리즈어워즈 등 각종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선보이는 신작으로 큰 기대 속에 공개돼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넷플릭스 글로벌 순위 톱 5위까지 오르며 'K-로맨스 드라마'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두나!'는 평범한 대학생 원준(양세종)이 셰어하우스에서 화려한 전직 K팝 아이돌  이두나(수지)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손예진과 현빈 커플을 결혼까지 골인시킨 레전드 멜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연출한 이정효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가상 캐스팅 0순위'로 꼽혔던 만큼 수지는 타이틀롤을 맡아 '싱크로율 200% 열연을 펼쳤다. 실제 아이돌그룹 미쓰에이 출신인 수지는 돌연 자취를 감춘 최정상 그룹 드림스윗 멤버 이두나 캐릭터를 몰입도 높게 표현했다.

수지의 찰떡같은 열연도 열연이지만 워낙 절정의 꽃미모에 '이두나!'는 "수지 얼굴이 개연성" "수지 얼굴이 제일 재밌다"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수지는 "두나의 다양한 모습이 많이 나오는데 촬영 감독님이 애써서 예쁘게 찍어주셨다. 촬영 감독님이 기뻐하실 거 같다"라고 웃어 보였다.

하지만 이 같은 극찬은 동시에 "별다른 서사가 없다"라는 지적으로 이어지기도. 수지는 "제목부터 인물의 이름이 들어가기도 하고 우리 작품은 인물을 중점적으로 표현하는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큰 사건이나 서사가 없음에도 인물이 매력적이라 선택한 거다"라고 '이두나!'만의 매력을 짚었다.

또한 그는 출연 이유에 대해 "'이두나!'가 '안나' 다음 작품이라고 해서 되게 고심해서 선택한 건 아니었다. '안나'랑 거의 같은 시기에 대본을 받기도 했고, 둘 다 너무 호기심을 갖고 봤다. 싱크로율을 중요시 생각해서 원작 웹툰을 바로 찾아봤다. '이두나!'만의 묘한 분위기를 느껴 더 끌렸다. 이 느낌을 잃고 싶지 않았고 시청자분들도 같이 느껴주셨으면 했다"라고 답했다.

인기 아이돌 출신으로서 이두나 역할에 남다르게 공감했다. 수지는 "저는 캐릭터를 보고 작품을 선택하는 편인데 두나의 상황이 마음이 많이 쓰여서 연기해 보고 싶었다. 아이돌로서 고충, 외로움과 상처들이 공감되고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저 역시 그런 비슷한 상황들을 겪어본 적이 있어서. 그래서 두나의 감정 기복이 심한 부분이 많은 시청자분이 이해가 안 된다고 하시는데, 제가 봤을 땐 거친 표현 방법과 행동들이 오히려 너무 이해가 갔다. 악플의 경우는 다들 너무 알고 있는 상황일 테고, 편의점에서 어떤 남자가 휴대전화를 캡처하는 소리에 오해하고 흠칫 놀라는 장면도 현실과 비슷해서 공감이 됐다. 그래서 두나가 갖는 경계심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연예계 생활의 고충, 상처를 어떻게 극복해 나갔을까. 수지는 "저는 점점 활동할수록 그 감정에 오래 사로잡혀 있지 않으려고 하는 거 같다. 다른 집중할 걸 찾으려 하다 보니 스스로 대수롭지 않게 느껴지게끔 된 거 같다"라면서 "두나에게 네가 지금 이렇게 아파하는 순간들이 나중에 지나고 보면 널 더 빛나게 만들어줄 거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라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청순 여신의 대명사, '국민 첫사랑' 수지이기에 파격적인 흡연, 욕설 연기에 대한 걱정은 없었을까. 수지는 "흡연 연기나 거친 욕설 연기를 하는 데 있어서 조심스러운 건 전혀 없다. 그저 캐릭터를 잘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두나가 좋게 얘기하면 솔직한 거고 나쁘게 말하면 무례하고 이기적이지 않나. 이 캐릭터가 미워 보일까 봐 소극적으로 연기하면 표현이 잘 안되고 나중에 이해가 되는 지점이 잘 안 다가올까 봐 극 초반엔 마음껏 오해할 수 있도록 더 날카롭게 표현하려 했다. 흡연도 두나의 외로움을 표현하는 장치라서 보실 때 숨이 턱 막혀 보였으면 좋겠다는 느낌으로 연기했다"라고 열정을 과시했다.

이어 그는 "짜증 내거나 화내는 연기가 어렵진 않았다. 저도 평소에 짜증도 내고 화도 많이 낸다. 근데 그걸 모든 사람 앞에서 하진 않으니까, 촬영하면서 재밌었던 부분이다. 욕설 연기도 쉬웠다(웃음). 대본에 없던 욕설을 제가 현장에서 애드리브로 넣기도 했다. 두 장면 정도가 제 의견으로 추가된 거다. 어떤 대사는 거칠게 표현이 돼야 하는데 아쉬운 느낌이 있어서, 잘 전달하기 위해 리허설 때 몇 번 욕설을 추가로 넣어봤다. 제가 그렇게 하니까 이정효 감독님이 오셔서 '욕이 있었나' 했던 적이 있다. '한 번 넣어봤는데 뺄까요' 했더니 감독님도 너무 좋다고 하셔서 반영이 됐다"라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수지는 "'이두나!'는 리허설할 때부터 눈물이 너무 많이 났다. 막상 촬영에 들어갔을 때 이미 에너지가 소진되는 지점이 많이 있어서 촬영 후반 리허설 때는 최대한 감정을 안 섞으려는 노력을 많이 했을 정도다"라고 캐릭터 그 자체로 푹 빠진 면모를 엿보게 했다. 

오랜만에 아이돌로 무대에 오른 소회는 어떨까. 수지는 "저는 틈틈이 무대에 계속 서고 있다고 생각해서 무대에 대한 그리움은 별로 없는 거 같다. 근데 이번엔 안무 연습할 때부터 기분이 좀 묘하긴 했다. 오랜만에 그룹으로서 연습하고 합을 맞추고 하니까 다른 느낌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미쓰에이 활동을 떠올리기도. 수지는 "제게 미쓰에이는 두나에게 드림스윗이 갖는 의미와도 같다. 7년을 함께했고 내 청춘이 거기에 다 있으니까. 미쓰에이는 제 연예계 생활의 시작이고,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순간들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짚었다.

이정효 감독과의 협업에 대해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수지는 "'이두나!' 현장은 이정효 감독님과 소통을 많이 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제가 성격이 급해서 촬영 세팅할 때 차에서 대기를 못하고 어슬렁거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제게 감독님이 한 번씩 질문을 툭 던지곤 하셨다. 그게 답이 정해진 느낌의 질문이 아니라, 제 안에서 이미 한 번 결론 내렸던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생각하게 되며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게 만드는 게 있더라. 그래서 점점 더 감독님 주위를 맴돌고, 그런 과정들이 재밌었다. 두나와 원준의 호흡도 이 과정을 통해 많은 도움을 얻었다"라고 얘기했다.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 살이 된 수지는 '이두나!'로 20대의 대미를 장식한 것에 대한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저는 그렇게 나이에 대한 생각을 안 하고 있었다. 근데 이번엔 20대 초반 역할이라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더라. 혼자 어려 보이는 말투를 연습하고 너무 나이를 신경 쓰는 제 모습에 앞으론 어쩔 수 없이 20대 초반 역은 힘들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타이밍 좋게 20대의 마지막에 '이두나!'를 만나 여러모로 의미가 있겠다 싶었다. 새로운 모습도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촬영할 때 아주 만족하면서 임했다"라고 애정을 표했다.

'안나'를 기점으로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한 수지. 그 비결을 묻는 말에 수지는 "저는 계속 최선을 다하고 있었고 항상 맡은 캐릭터에 몰입해서 잘하려고 노력했다. 그런 건 있다. 요즘 좀 더 제 자신에게 집중하는 순간들이 늘어난 거 같긴 하다.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제 감정에 집중하려 했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김태용 감독과 영화 '원더랜드' 작업으로 새삼 연기에 즐거움을 느꼈다고. 수지는 "김태용 감독님과 작업하면서 연기가 재밌다는 생각을 한 순간이 있었다. 대본이 있음에도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연기를 많이 해서. 감독님이 젊은이들의 얘기를 많이 듣고 싶어 하셔서 그렇게 바뀌어진 부분이 많았다. 서로 의견을 나누고 현장 상황에 맞춰서 즉흥 연기를 하고, 이런 식의 작업은 처음이라 재밌었다. 현장에서 살아있는 느낌이 들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어느덧 데뷔 14년 차에 접어든 수지는 "아직 여유가 없다. 20년쯤 되면  '짬'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직도 매번 새롭고, 편하지 않다"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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