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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redit 김나라 기자
  • 입력 2023.06.01 11:20
  • 수정 2023.06.01 13:57
  • 댓글 0

지디·정국도 반한 '가짜 중 진짜' 찌드래곤 태양인 넌 누구냐?

방대해진 모창가수 세계관! 자이언턱 뚱시경 지올팥 등 부캐열풍

/사진=유튜브 채널 '김해준'
/사진=유튜브 채널 '김해준'

"십이지장부터 대장까지 GD의 모든 걸 따라 할 준비가 되어 있는 고야(거야)" (찌드래곤)

정상의 아이돌 그룹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GD),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도 반했다. 빅뱅 태양을 흉내 낸 태양인(김해준)이 쏘아 올린 작은 공이 대중은 물론 스타들에게까지 번쩍 튀어 오르며 새로운 부캐릭터(이하 부캐)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찌드래곤(최지용), 자이언턱(조진세), 뚱시경(나선욱), 지올팥(양기웅) 등 바야흐로 모창가수 4.5세대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부캐 열풍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유산슬(유재석),  카페 사장 최준(김해준), 다나카(김경욱)까지. 그리고 피식대학의 '한사랑 산악회', '05학번 이즈백' 등 페이크 다큐 형식 콘텐츠가 요 몇 년 사이 부쩍 인기를 얻으며 '부캐 전성시대'를 맞이했다. 

/사진=최지용 유튜브 채널
/사진=최지용 유튜브 채널

#부캐 장인 김해준의 태양인

그 기세는 꺾일 새 없이, 다나카에서 '모창가수 4.5세대'로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김해준이 최준, 동대문 옷 가게 사장 쿨제이 등 다양한 부캐로 성공을 맛본 뒤에도 끊임없이 문을 두드린 결과, 또 한 번 신박한 세계관을 탄생시킨 것이다.

빅뱅 태양의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 "여러분~ 너무 보고 싶었어요~"에서 영감을 얻어 '태양인'이라는 새 부캐를 입은 김해준. 이는 꽈리고추 축제를 뛰는 모창가수의 일상을 담은 '나는 태양인이다'에서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역시 김해준은 '부잘알'(부캐를 잘 아는 사람)이었다. 쿨제이가 여자친구인 걸스힙합 마니아 길은지(이은지)를 만나 마성의 매력이 부각됐듯 태양인 파트너로 '더블 지드래곤' 찌드래곤을 섭외해 롱런 가능성을 키웠다. 같은 그룹이자 20년 넘게 절친인 지드래곤과 태양이 그러하듯 태양인도 찌드래곤과 함께할 때 더욱 빛났다.  이들의 역사적(?) 첫 만남은 조회 수 107만 뷰를 돌파, 빅뱅 대성도 댓글을 남길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게다가 당사자인 지드래곤이 '좋아요'를 클릭했다.

# 미친 존재감 찌드래곤 

워낙 각자 재능이 뛰어난 덕에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던 것. 찌드래곤 본체는 이름부터 지드래곤 본명 권지용과 같은 개그맨 최지용이다. 지드래곤 특유의 제스처와 "~고야" 말투, 그리고 노래 실력까지 흉내의 디테일이 남다르다. 사실 찌드래곤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부캐가 아니다. 지난 2021년부터 무려 2년간 최지용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숙성된 캐릭터로, 부캐로 전성기를 맞이한 김경욱·김해준과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학교 종이 쌩쌩쌩(땡땡땡) / 선생님이 우리를 웨이링(팅)(waiting) 하신다", "내 오른팔을 가져가 / 밥 먹을 때 쓰렴" 등 센스 만점의 입담도 갖췄다.

지드래곤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스타일을 위트 있게 표현한 점도 인기 비결이다. 지드래곤의 독보적 스타일을 설명해 주는 그만의 아이템들을 네티즌들 표현으로 '알파문구'에서 플렉스 한 게 웃음 포인트. 찌드래곤은 모자에 집게형 클립을 꽂고, 목엔 클립으로 엮은 목걸이를 착용했다. 재킷에 달린 배지엔 '미세요'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고, 반지는 케이블 타이로 제작했다. 손가락엔 분리수거 마크를 팬으로 그렸다. 찌드래곤은 이 2년 전 패션 그대로 태양인 앞에 등장해 모창가수 4.5세대의 정교한 세계관을 쌓는 데 한몫했다. 

당시에도 지독한 콘셉트 몰입으로 "최준 재널에서 최준이랑 컬래버레이션 한 번만 해주세요. 제발요. 부탁이요! 진짜 떴으면 좋겠어요"라는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결국 이 만남은 성사됐고 이 글은 결국 '성지'가 됐다. 

드디어 제대로 빛을 본 찌드래곤은 "(태)양인이가 다시금 나를 이 세상을 꺼내준 거야. 그래서 이제 양인이 덕분에 나도 훨훨 날 수 있게끔 다시 한번 날갯짓을 파닥파닥 해볼 거야"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여기에 "외형적인 것 외에 목소리 자체가 비슷해야 한다. 열심히 노력하고 항상 그 가수에 빠져 있어야 하는 거야. 겉모습뿐만 아니라 속 안에 있는 장기까지 닮았으면 좋겠는 거야. 십이지장부터 췌장, 위, 소장, 대장 싹 다 우리는 모든 것을 따라 할 준비가 되어 있는 거야"라는 오리지널 아티스트 못지않게 심취해 있는 마인드로 네티즌들의 이입을 끌어올렸다.

또한 그는 지드래곤의 파격적인 핫팬츠 차림으로 과감한 스타일 변화를 시도, 부캐를 업그레이드하며 물 들어올 때 노를 젓고 있다. '찌드래곤' 개인 채널까지 오픈하며 본격적인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방대해진 모창가수 세계관 

"모창가수 4.5세대가 힘을 합쳐 보자. 모창가수 씬 자체에 인재가 정말 많다"라며 나선 '태양인' 김해준의 놀라운 선구안으로 세계관은 방대해졌고 무궁무진한 볼거리를 예고했다. 찌드래곤 이후 자이언턱, 뚱시경이 주목받으며 큰 웃음을 선사했고 태양인·찌드래곤 조합과 색다른 케미를 형성했다. 특히 얼마 전 새롭게 소개된 연습생, 가수 지올팍을 따라 한 지올팥이 범상치 않은 존재감을 내뿜으며 또 한 번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탁월한 가창력에 음성변조 성대모사로 댓글창엔 "경이롭다"라는 찬사 일색이다.  지올팥은 tvN '코미디 빅리그'에 출연한 양기웅으로 과거 방탄소년단 정국이 라이브 방송 도중 팬심을 드러내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지드래곤의 또 다른 모창가수 씨드래곤이 등장, 찌드래곤과 대립 구도를 만들며 드라마적 재미를 더했다. 찌드래곤은 "일부다지디제"라는 기막힌 표현력으로 상황극을 쫄깃하게 살렸다. 씨드래곤은 2018년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지드래곤 성대모사로 활약을 인정받아 그해 'KBS 연예대상' 코미디 남자 신인상을 차지한 개그맨 이승환이다. 씨드래곤과 찌드래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실력자들의 불꽃 튀는 태양인 쟁탈전은 채널 구독과 좋아요를 절로 클릭하게 만들었다. 

이 가운데 '태양인' 김해준은 이제 리액션 전담인 '타령인'이 되어가는 모양새이지만 이것마저도 '모창가수 4.5세대'만의 매력으로 자리잡았다. 영리하게 스포트라이트를 양보한 김해준은 다른 모창가수들의 웃음 공격에 날것의 리액션으로 네티즌들과 호흡을 함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터져 나오는 웃음 참기에 실패해 고개를 떨구며 어깨를 들썩이는 김해준의 모습이 바로 영상을 바라보는 시청자이기에, 몰입감을 높인다. 여기에 카메라 밖 PD의 새어 나오는 웃음소리도 구독자들의 현실 웃음 자극제 중 하나로 작용한다. 더불어 안구 보호를 위한 배려 깊은 모자이크, 빅뱅 팬들만 눈치챌 수 있을 정도로 디테일하게 반영된 동작과 상황 묘사까지 하나하나 절묘하게 엮여 있다. "자극적인 요소, 욕 하나 없이 만루 홈런급 웃음 뽑는 거 진짜 레전드다. 가장 자극적인 건 찌드래곤의 핫팬츠"라는 극찬이 쏟아지는 이유다. 

"가짜 중에 진짜"인 찌드래곤의 "텔레비전에 지드래곤과 찌드래곤이 같이 나오면 정말 좋겠네"라는 바람이 이루어질 날도 머지않을 거라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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