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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redit 조이음(칼럼니스트)
  • 입력 2022.08.18 10:29
  • 수정 2022.08.1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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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설렘 자극하는 기묘한 동거 ‘환승연애2’

사진제공=티빙
사진제공=티빙

전 연인과의 우연한 만남에서 웃으며 서로의 안부를 물을 수 있는 이는 얼마나 될까. 연애 기간부터 각각의 성격, 헤어질 당시 상대의 태도, 감정의 정리 상태 등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이유들이 더해져 훈훈한 인사를 주고받을 수도, 모른 척 지나친 후에 눈물 흘릴 수도, 한바탕 싸움이 벌어질 수도 있다. 혹은 곱씹을 감정조차 남지 않아 옷깃도 스치지 않은 채 멀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이처럼 짐작조차 쉽지 않은 전 연인(X)과의 재회에 ‘한 집 살이’라는 다소 발칙한 상상을 더해 시작된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 ‘연애’란 단어에 나란히 놓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불쾌함을 유발하는 명사 ‘환승’을 붙여, 제목부터 대놓고 발칙한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환승연애’다.

지난해 연애 리얼리티의 붐을 이끌었던 티빙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 ‘환승연애’가 두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첫 시즌 당시 수많은 시청자를 과몰입시켰던 이 프로그램은 시즌2 공개와 함께 올해 티빙의 유료 가입 기여자 수 1위에 등극하는 등 지난 시즌의 명성을 넘어서며 사랑받고 있다.

‘환승연애’는 연애를 한 번이라도 경험해 본 이들이라면 떠올려봤을 ‘헤어진 연인과의 재회’라는 상황에 ‘3주간 동거’라는 신선하고도 자극적인 설정을 더해 시청자의 관심을 유도한다. 연애, 이별과 관련한 모든 조건이 제각각인 8명의 남녀는 ‘X를 의도적으로 밝힐 수 없다’ ‘최종 선택일까지 누구와도 연애할 수 없다’ ‘서로의 SNS와 연락처를 공유할 수 없다’ 등등의 조건 아래 서로를 알아간다. 그 사이 자신을 향한 X의 마음을, X를 향한 자신의 감정을 확인하거나 정리하기도 한다. 함께하는 시간이 더해질수록 요동치는 마음은 ‘X를 만나기 위해 출연한 것’ ‘X와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던 출연자들의 호언까지 무용지물로 만든다. 이처럼 예측할 수 없는 상황들이 계속되면서 첫 시즌에선 최종 선택까지 그 누구도 관계를 장담할 수 없었고, 마지막 이야기까지 시청자의 관심을 붙들었다.

사진제공=티빙
사진제공=티빙

지난달 첫 공개된 ‘환승연애2’는 시즌제 프로그램에 따라붙는 ‘형만 한 아우 없다’는 말을 의식이라도 한 듯 이전보다 좀 더 섬세해진 설정으로 눈길을 끈다. 기존 룰은 유지하되 진행 방식에 변주를 가미해 출연진을 그리고 시청자를 놀라게 하기도, 설레게 한다. 먼저 첫 시즌에선 없었던 X와의 채팅을 합숙 첫날밤에 마련했다. 이를 통해 출연자들은 X를 향한 자신의 감정을, X가 자신에게 품은 마음을 확인한 상태에서 합숙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는 새로운 사람과의 시작을 망설이는 시간을 덜어주는 효과로도 작용할 수 있는 설정. 또한 시청자에게는 X와의 대화 내용, 말투 등을 바탕으로 출연진들의 X를 좀 더 쉽게 유추할 수 있는 장치로 작용하기도 했다.

앞 시즌에선 네 쌍의 전 연인이 합숙 생활을 시작하고 얼마 뒤 또 다른 한 쌍의 전 연인을 새롭게 합류시켜 메기효과(프로그램에 긴장감을 더하기 위해 뒤늦게 새로운 출연진을 합류시키는 것)를 노렸던 것과 달리, 이번 시즌에는 시작부터 ‘X가 없는’ 남녀 출연진을 한 명씩 투입 시키는 방법을 택했다. 출연자들은 제작진의 개입 없이는 이름 외에 어떤 것도 밝힐 수 없다는 조건이 있기에 이들은 자신의 X가 언제, 어떤 형태로 합류하는지 알지 못한 채 동거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들의 X는 규칙 위반으로 출연자가 퇴소 조치 된 이후 합숙소에 합류, 여러 의미로 눈길을 끌었다.

시즌 2에 마련된 장치들은 나름의 유의미한 효과(?)로 나타났다. 7화에서 공개된 입주 6일차 속마음 문자 결과 X가 없이 합숙을 시작한 남녀가 각각 세 명의 이성으로부터 선택받으며 인기를 입증한 것. 이 같은 결과에 ‘환승연애2’ 패널(사이먼도미닉 이용진 김예원 유라)들은 “X가 없이 합류한 사람들만 인기가 폭발했다” “X가 없으니 전 연인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됐다. 그 덕에 매력을 자연스럽게 어필한 것 같다” “X가 없는 상태에서 얼마나 마음이 편했겠나” 등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제공=티빙
사진제공=티빙

범람하는 연애 예능 프로그램들 사이 ‘환승연애’만이 지닌 독보적 매력은 시청자의 깊은 공감에 있다. 이는 출연자들이 X와 공존하며 느끼는 복잡 미묘한 감정, 이를 감추지 못하는 그 상황에서 절대적으로 발생한다. 자신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지만 내 X에게 새로운 연인은 생기지 않길 바라는, 또 자신은 X와 다시 시작할 마음이 없음에도 X는 나를 그리워하길 바라는, 무척이나 이기적이지만 너무나도 솔직한 그 감정 말이다. 한 번이라도 연애를 경험해 본 시청자라면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고, 나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내면의 ‘지질함’들이 적어도 나만이 지닌 것은 아니라는 걸 확인받게 되는 순간일 것이다.

3주로 예정된 ‘환승연애2’ 출연진의 숙소 생활은 이제 겨우 일주일째를 맞이했다. 과연 8명의 남녀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X와의 관계를 이어갈지, 지금 설렘을 선사하는 사람과 그 마음을 유지할지, 또 다른 인연과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게 될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결국 이번 시즌에도 마지막 선택까지 궁금증을 유발할 듯하다. 어떤 마침표를 찍는다 해도 흥미롭기만 한 남의 연애, 그 끝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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