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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의 KBO 최다 출장 기록이 특별히 더 대단한 이유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왼쪽)가 28일 KBO리그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리그 개인 통산 최다 2238경기 출장 기록을 달성한 뒤 클리닝 타임 때 기존 기록 보유자였던 박용택의 축하를 받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왼쪽)가 28일 KBO리그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리그 개인 통산 최다 2238경기 출장 기록을 달성한 뒤 클리닝 타임 때 기존 기록 보유자였던 박용택의 축하를 받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39)가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의 새 역사를 썼다. 그는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원정경기에 5번 타자·포수로 선발 출장해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 출장' 신기록을 세웠다.

강민호는 이날 2238번째 경기에 나서 LG 트윈스 '원클럽맨'으로 은퇴한 박용택(야구 해설위원)이 보유하고 있던 2237경기의 KBO 개인 통산 최다 출장 기록을 넘어서 새 역사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5회말 종료 후 클리닝 타임 때 기존 기록 보유자였던 박용택이 직접 나서 새 기록의 주인공 강민호에게 꽃다발을 전하며 축하하고 악수와 진한 포옹을 나누었다. 옛 기록과 새 기록의 주인공이 교차하는 장면이었다. 이어 LG 주장 오지환과 국가대표팀에서 같이 뛰었던 베테랑 김현수, 삼성 주장 구자욱이 나와 역시 꽃다발을 전달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강민호는 3타수 1안타를 기록한 뒤 0-9로 뒤진 6회말 수비 때 포수 김재성으로 교체되며 새 역사의 한 페이지를 넘겼다.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왼쪽에서 세 번째)가 28일 열린 KBO리그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개인 통산 최다 2238경기 출장 기록을 달성했다. 5회말 종료 후 구자욱(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강민호, 김현수, 오지환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왼쪽에서 세 번째)가 28일 열린 KBO리그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개인 통산 최다 2238경기 출장 기록을 달성했다. 5회말 종료 후 구자욱(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강민호, 김현수, 오지환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KBO 리그 최초 2238경기 출장 기록을 쓴 강민호를 향해 종전 기록 보유자인 박용택 야구 해설위원이 28일 잠실구장을 찾아 5회 클리닝 타임 때 축하 인사를 전하고 있다.
KBO 리그 최초 2238경기 출장 기록을 쓴 강민호를 향해 종전 기록 보유자인 박용택 야구 해설위원이 28일 잠실구장을 찾아 5회 클리닝 타임 때 축하 인사를 전하고 있다.

강민호의 최다 출장 기록은 새로운 기록,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의 수비 위치가 많은 체력 소모와 부상을 수반해 장수하기 힘든 포수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포수 최다 출장 기록으로 국한하면 당분간 깨지기 힘든 더 대단한 기록이다.

KBO 개인 통산 출장 상위 10위 안에 포수는 강민호뿐이다. 2~10위에 있는 박용택(2237경기, 외야수) 정성훈(2223경기, 내야수) *최정(2169기, 내야수) 이진영(2160경기, 외야수) 양준혁(2135경기, 외야수) 박한이(2127경기, 외야수) 김민재(2113경기, 내야수) 전준호(2091경기, 외야수) *최형우(2068경기, 외야수)는 모두 내야 또는 외야수들이다(*는 현역 선수로 3월 28일까지 기록).

KBO 역사에서 현재 18명만이 이름을 올린 '2000경기 출장'으로 더 확대해보자.

장성호(2064경기, 내·외야수) 이호준(2053경기, 내야수) 박경완(2044경기, 포수) *박경수(2040경기, 내야수) 김동수(2039경기, 포수) 김태균(2015경기, 내야수) 이범호(2001경기, 내야수) 이숭용(2001경기, 내·외야수) 가운데 포수는 박경완과 김동수뿐이다. 두 레전드는 모두 은퇴해 강민호의 기록에 더 이상 다가설 수 없다.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 /사진=OSEN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 /사진=OSEN

현역 선수로 활약중인 포수 가운데 강민호 다음으로 많은 경기에 출장한 기록은 두산 베어스 양의지(37)의 1719경기다. 강민호의 포수 최다 출장 기록은 한동안 넘어서기 힘들다.

강민호가 출장한 2238경기 가운데 포수로 1이닝이라도 소화한 경기는 2081경기이고, 포수로 선발 출전한 경기는 1966경기에 이른다는 점도 놀랍다. 선수 말년에 무릎과 발목 부상에 시달렸던 박경완의 포수 선발 출장 경기는 1784경기로 강민호와는 큰 격차다.

강민호는 30대 중반 베테랑으로 접어드는 많은 포수들이 체력 부담 탓에 1루수나 지명타자로 출장하는 시간이 점점 많아지는 것과 달리 여전히 주전 포수로서 안방을 지키고 있다. 큰 부상 없이 꾸준하게 포수로서 역할을 해오고 있다는 의미다. 철저한 자기 관리와 함께 타고난 건강한 몸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힘든 결과다. 주전으로 도약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9시즌을 뛰는 동안 100경기를 넘지 못한 것은 2009년(83경기)과 2014년(98경기), 단 두 시즌뿐이었다. 물론 실력을 바탕으로 공수에서 모두 경쟁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강민호는 "우선 부모님께 감사하게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이렇게 큰 부상 없이 건강한 몸을 저한테 선물해 주신 것 같아 부모님께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또 제가 이때까지 프로 생활을 오래 하면서 제 몸을 치료해주신 많은 트레이너분들도 생각난다. 혼자 할 수 있었던 게 아니고 많은 분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건강하게 오래 야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강민호가 지난 2017년 11월 롯데 자이언츠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할 당시, 삼성 입단식 모습. /사진=OSEN
강민호가 지난 2017년 11월 롯데 자이언츠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할 당시, 삼성 입단식 모습. /사진=OSEN

강민호가 세 차례나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좋은 조건의 계약을 이어왔다는 것도 이를 증명한다. 2013시즌 뒤 첫 FA 자격을 얻어 롯데와 4년 75억원에 계약했고, 2017시즌 뒤 두 번째 FA 때는 4년 80억원을 받고 삼성으로 이적했다. 2021시즌을 마치고는 삼성과 4년 36억원에 재계약했다.

KBO리그보다 경기 수가 많은 미국 메이저리그(MLB) 의 최다 출장 기록은 피트 로즈(3562경기, 내야수)가 보유하고 있다. 포수로는 이반 로드리게스의 2543경기가 최다 기록이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서는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선수와 감독을 지낸 포수 출신 다니시게 모토노부의 3021경기가 최고 기록이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의 강민호. /사진=OSEN
롯데 자이언츠 시절의 강민호. /사진=OSEN

강민호는 포철공고를 졸업한 2004년 2차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17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해 그해 9월 19일 사직 현대전에서 프로 데뷔전을 가지며 3경기 출장으로 데뷔 시즌을 마쳤다. 2005년부터 출장 기회를 얻기 시작해 주전 포수로 나서며 그해 104경기를 소화했다. 데뷔 10년을 맞은 2013년 8월 8일 잠실 LG전에서 1000경기 출장을 기록했고, 2022년 4월 30일 광주 KIA전에서 역대 15번째로 2000경기 출장 기록을 달성했다. 그는 올해 부상없이 시즌을 완주한다면 2300경기 출장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민호는 또 두 차례(2000,2004년) '홈런왕'을 차지한 박경완(314개)을 앞질러 포수 통산 홈런 1위(320개)에 올라있고 포수 최다 타점(1167타점)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야구 국가대표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선배 포수 진갑용(KIA 타이거즈 수석코치)과 함께 출전해 금메달을 따내며 병예 특례 혜택을 받은 데 이어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2010년 광저우·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연속 금메달,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우승 등에 힘을 보탰다. KBO 포수 골든글러브도 6차례(2008·2011·2012·2013·2017·2021년) 수상했다.

KBO 리그 최초 2238경기 출장 기록을 쓴 강민호(등번호 47번)가 28일 잠실 LG전에서 5회 클리닝 타임 때 삼성 코칭스태프 및 동료들로부터 축하 인사를 받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KBO 리그 최초 2238경기 출장 기록을 쓴 강민호(등번호 47번)가 28일 잠실 LG전에서 5회 클리닝 타임 때 삼성 코칭스태프 및 동료들로부터 축하 인사를 받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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