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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redit 이덕행 기자
  • 입력 2023.03.30 12:31
  • 수정 2023.03.30 14:51
  • 댓글 0

신기루가 아니었던 설인아의 '오아시스'

/사진=KBS 2TV
/사진=KBS 2TV

KBS 2TV 월화드라마 '오아시스'(극본 정형수, 연출 한희)의 오정신(설인아)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인다. 첫 등장부터 강렬했다. 브라스밴드 리더로 등장한 오정신은 순식간에 이두학(장동윤)과 최철웅(추영우)의 마음을 빼앗았다. 두학과 철웅은 다양한 변화 속에서도 끝까지 정신의 마음을 쟁취하기 위해 경쟁한다. 차금옥(강지은) 역시 정신의 당찬 성격에 빨려들어 정신을 수양딸로 맞이한다. 절친 함양자(현승희)와도 오래도록 친분을 유지한다. 

'오아시스'의 오정신이 더욱 매력적인 이유는 극을 관통하는 대척점과 경쟁하기보다는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계속해서 도전한다는 점이다. 두학과 철웅은 극 중 내내 반목하고 경쟁한다. 그러나 정신에게는 극 중 내내 대립하는 인물이 없다. 대신 극장을 뺏으려는 고모와 고모부, 자신을 납치하는 타 배급업자 등과의 갈등을 계속해서 풀어낸다. 마치 게임에서 퀘스트를 깨고 다음 퀘스트를 깨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는 설인아가 배우로서 보여주고 있는 모습과 닮아있다.

/사진=KBS 2TV
/사진=KBS 2TV

2015년 드라마 '프로듀사'로 데뷔한 설인아는 '힘쎈여자 도봉순'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철인왕후' '사내맞선' 등 많은 작품을 경험하며 성장했다. 설인아에게 '오아시스'는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시험대였다. 전에 도전해보지 않았던 시대극에 출연했다는 점에 더해 유일한 여주인공으로 극을 이끌어가야 했기 때문이다.

설인아가 '오아시스' 이전에 했던 '철인왕후'와 '사내맞선'은 각각 17.4%와 11.4%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크게 성공했다. 설인아 역시 비중 있는 배역을 맡으며 시청률 상승에 기여했다. '철인왕후'에서는 철종의 첫사랑으로 점점 흑화하다가 나중에는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는 조화진 역을 맡았고 '사내 맞선'에서는 신하리(김세정)의 절친이자 서브 커플로 차성훈(김민규)과 남다른 케미를 선사했다. 다만 두 작품에서 설인아가 작품의 중심에서 이들을 끌어갔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사진=KBS 2TV
/사진=KBS 2TV

'오아시스'에서는 다르다. 정신은 두학, 철웅과 함께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여자 주인공이자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계속되는 시련을 헤쳐 나가는 헤로인이다. 극의 전면에 있는 유일한 여자 주인공으로서 만약 '오아시스'가 대중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더라면 앞서 이뤄낸 성과 역시 '주변 인물들의 인기에 편승했던 신기루'로 폄훼될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설인아는 누군가와 케미를 이루거나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 아닌 스스로가 극의 중심에 있을 때도 작품을 성공시킬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오아시스'의 시청률은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6%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시작한 '오아시스'는 지난 8회 7%까지 상승하는 데 성공했다. 최고시청률은 8%를 넘기도 했다. KBS 월화드라마 중에는 지난해 '붉은단심' 이후 가장 좋은 추세다. 현재 방송 중인 다른 월화드라마와도 큰 격차를 보이며 1위를 달리고 있다.

반환점을 돈 '오아시스'는 두학과 정신의 결혼을 계기로 또 한 번 달릴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선 설인아는 그동안 이뤄냈던 성과가 실체없는 신기루가 아니었음을 증명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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