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Credit 홍수경(칼럼니스트)
  • 입력 2023.03.27 11:29
  • 수정 2023.03.27 13:13
  • 댓글 0

美 극장가, 집나간 관객 귀환 위해 다양한 실험중

미국 최대 극장체인 AMC 시어터 로고
미국 최대 극장체인 AMC 시어터 로고

영화관 입장료 논란의 대상이다. 팬데믹을 지나면서 영화관 입장료 최대 1 5000원까지 오르자 다른 콘텐츠 플랫폼과의 경쟁을 위해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영화관 입장료 놓고비싸다 입장을 표명하는 관객이 많아지자 적정 가격을 두고 업계가 두통을 앓고 있다. 여기에 가격 대비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의심까지 추가된다. OTT 서비스 구독료가 영화관 입장료보다 보통 저렴한 현재, 재미가 백퍼센트 보장되지 않은 영화에 돈과 시간을 들이는 바람직한 소비인지 재고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적정 가격은 업계 관계자 전문가들이 모여서 결론을 지어야 부분이지만, 다른 나라의 상황이 혹시 궁금한 분들을 위해 가지 미국 사례를 소개한다.

미국도 영화관 입장료 많이 올랐다. 지역마다 편차가 있지만 뉴욕 시내에서 일반 개봉작은 18달러에서 20달러를 상회한다. 아이맥스 극장은 거의 30달러, 한화로 4만원에 가까운 가격이다. 거기에 팝콘과 소다를 곁들이면 영화 편을 보기 위해 한국의 미들급 오마카세 점심 정도의 돈이 들어간다. 그렇다면 뉴욕에서 영화를 보는 이들은 모두 금액을 감당하는가? 그렇지 않다

팬데믹 이전 달에 10달러만 내면 달에 극장에서 무제한으로 영화를 보게 해주겠다는 구독제를 시도한무비패스라는 서비스가 있었다. 미국인이 평균 1년에 극장을 가는 횟수가 생각보다 적다는 이유로 시작된 서비스였는데, 이를 구독하고 영화를 열정적으로 보는 관객이 넘쳐나서 결국 파산했다. 구독료는 10달러였지만 극장과 배급사에게 관객당 정가를 지불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객이 줄어가던 극장가에 갑자기 관객이 늘어나는 사태를 일으키기는 했다. 이때무비패스 경쟁하고, 관객 수도 늘릴 목적으로 미국 최대 체인 극장들도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무비패스 좀더 비싼 가격이었지만 일주일에 관람에, 아이맥스 관람까지 가능해 자주 극장을 찾는 이들은 무조건 가입했다.

극장은 관객이 티켓을 사면 배급사와 돈을 나눈다. 미국의 경우 관람료는 거의 배급사 몫이고 극장 수익은 주로 스낵 판매에서 발생한다. 체인 극장은 관객이 구독자가 경우 관람료를 거의 무료라 생각하고 스낵을 빈번하게 구매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예약과 결제 모두 앱으로 진행된다. 예약과 취소가 자유롭고, 극장에서 휴대전화 티켓을 스캔하고 입장한다. 때문에 멀티플렉스의 티켓 판매대는 거의 사라져 키오스크화 되고, 스낵 판매와 티켓 신분증 확인, 청소 담당 직원만 마주치게 된다.

극장은 홈시어터로는 구현할 없는 웅장함을 전달하기 위해 화질과 음질 개선에 열심이다. 의자는 대개는 리클라이너이며 관객이 차지하는 면적은 타인이 수시로 오가도 방해가 되고 편하게 스낵을 즐길 있을 만큼 넉넉하다.

대형 체인이 아닌 지역 기반 작은 영화관은 브랜드에 초점을 맞춘다. 대형 체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좌석과 기술은 부족할 있으나, 극장 나들이가 즐거운 문화 체험이 되도록 노력한다. 팬데믹 이후 확장 기세인 미국의 알라모 드래프트 시네마의 경우 먹을거리와 마실거리를 계속 개발한다. 팬덤이 강한 영화 개봉을 앞두고 관련 음료를 선보인다든가 극장내 이벤트를 마련한다. 극장은 장르 영화와 B무비 중심 영화제를 개최하며 팬들의 후원으로 발전했고, 텍사스 본점에는 봉준호 감독의 이름을 특별 상영관도 존재한다. 때문에 특정 영화를 즐기는 팬들은 주변에 극장이 있다면 대형 체인보다 곳을 선택해 다른 팬들과 함께 영화 보기를 즐긴다. 예를 들면 장르 팬덤이 강한 4’ 경우 열정적인 팬들은 함께 리액션을 공유할 있는 이런 극장을 선호한다. 영화를 후에 식사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축제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상영내 식사와 음주를 독려한다. 최근에는 앞서 말한 대형 체인처럼 구독 서비스도 런칭했다.

지난해 미국 극장가에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한 '탑건: 매버릭',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지난해 미국 극장가에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한 '탑건: 매버릭',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작은 예술 영화관의 경우 고유의 브랜드 구축을 위해 프로그래밍에 굉장히 공을 들인다. 맛있는 팝콘과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쉽게 없는 예술 영화와 감독 배우 질의응답 행사를 적극적으로 유치한다. 독립 영화와 예술 영화의 경우 제작진과 배우가 관객을 모으기 위해 열심히 극장 행사에 참여해 입소문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물론 상영하는 모든 영화가 관객들의 환호를 받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작년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원스 경우 입소문으로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었고 이는 팬데믹 이후 독립 영화가 꿈꾸는 최상의 모델이 되었다.

지난해 미국 극장에서 개봉 영화 편수가 줄었다. 극장 개봉을 앞두고 계획되었던 영화들 OTT 직행한 영화도 많았다. 아카데미 시상식 출품작의 극장 개봉 규정 때문에 형식적으로 개봉한 영화도 있었지만 개봉 편수 하락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아이러니컬한 점은, 개봉 편수가 줄면서 화제의 영화들이 장시간 극장에 머물며 수익을 올렸다는 점이다. ‘탑건: 매버릭 배급한 파라마운트는 팬데믹 시기 극장이 위태롭자 3달에 가까웠던 독점 상영 기간을 45일로 줄인다고 발표했다. 그러나탑건: 매버릭 200일이 넘게 극장에 머물렀고 7개월이 지난 후에야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공개되었다. ‘아바타: 물의 마찬가지였다. 연말 블록버스터의 부재로 달간 아이맥스 관에서 상영되며 역대 미국 최고 흥행작 10위권 안에 안착했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원스또한 수개월을 극장에서 상영한 , 아카데미 시즌에 재개봉을 하고 나서야 스트리밍 서비스로 옮겨갔다.

극장은 관객을 데려와야 하고 개봉 영화도 마찬가지다. 극장이 구독제로 운영을 하든, 특별한 이벤트로 팬들을 불러 모으든 일단 관객을 극장 안으로 데려 오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이들이 영화와 극장이 사양 산업이라고 씁쓸해 수는 있으나 세계의 극장은 OTT 시대 관객의 만족을 위해 부지런히 실험 중이다. 팬데믹은 이제 정리가 되어가고 문화는 바뀌고 있다. 많은 아이디어와 고민이 필요한 때다.

저작권자 © 아이즈(iz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