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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redit 이덕행 기자
  • 입력 2023.03.24 14:20
  • 수정 2023.03.24 14:27
  • 댓글 0

웨이브, 문제도 해답도 결국 '오리지널 콘텐츠'

/사진=웨이브
/사진=웨이브

돌고 돌아 결국 오리지널 콘텐츠다. 토종 OTT 1위를 자부했던 웨이브가 경쟁자들의 성장 속 둔화세를 겪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힘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웨이브에게는 다른 방향으로 눈을 돌릴 여유가 없다. 결국은 오리지널 콘텐츠가 제 몫을 해줘야 한다.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웨이브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376만 명이다. 1월에는 가까스로 400만 명 대를 유지했지만 약 25만 명의 이용자가 이탈하며 300만 명 대로 내려앉았다. 전체 OTT 중 4위다. 지난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토종 OTT 1위=웨이브'였다. 그러나 하반기 부터 변화가 감지됐다. 웨이브의 사용자수가 꾸준히 하락한 반면 티빙의 사용자수는 꾸준히 우상향한 것이다. 방점을 찍은 것은 KT의 OTT 시즌을 흡수합병한 것이다. 티빙은 지난해 12월 공식적으로 시즌을 합병했다. 엎치락뒤치락하던 티빙과 웨이브의 사용자 수는 이를 기점으로 확연하게 벌어졌다. 또한 쿠팡플레이가 그 빈틈을 치고 들어가며 웨이브는 순식간에 밀려났다.

티빙과 쿠팡 플레이가 웨이브를 넘어설 수 있던 것은 오리지널 콘텐츠의 힘이다. 티빙은 지난해 '몸값' '술꾼도시여자들2' 등 오리지널 드라마와 '마녀사냥 2022' '환승연애2' 등 오리지널 예능 콘텐츠가 입소문을 타며 확실하게 사용자를 묶어놨다. 특히 '술꾼도시여자들2'는 오픈 전 대비 신규 설치 건수가 120% 이상 증가했고 '환승연애2' 최종화 라이브는 접속자 폭주로 서버가 마비되기도 했다.쿠팡 플레이 역시 독점 콘텐츠를 통해 빈틈을 파고 들었다. 젊은 층을 겨냥한 'SNL 코리아 시즌 3'가 큰 공을 세웠다. 또한 토트넘 내한 경기,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대회 및 친선 경기 등 스포츠 콘텐츠에도 집중하며 새로운 수요를 이끌어냈다. 

지난해 웨이브에서 고군분투했던 '약한 영웅: 클래스 1'/사진=웨이브
지난해 웨이브에서 고군분투했던 '약한 영웅: 클래스 1'/사진=웨이브

반대로 웨이브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난해 웨이브에서 독점 공개된 콘텐츠 중 파급력이 있었던 것은 '약한영웅: 클래스 1' 정도다. 다만 이마저도 가입자 유입률을 1.5%p 증가시키는 데 그쳤다. 지난해 12월 티빙과 쿠팡 플레이는 각각 32.8%, 40.6%의 유입률을 기록했지만 웨이브는 25.0%의 유입률을 기록했다. 올해에는 다큐멘터리 '국가수사본부'를 공개했지만 비슷한 포맷의 사회 고발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에 밀리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웨이브 내부적으로는 외부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있다. 웨이브 관계자는 "콘텐츠에 따라 유료 이용자 수에 등락이 있을 수는 있지만 분기 단위나 연간 단위 등 장기적으로 보면 꾸준히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MAU 지표 역시 조사 기관마다 수치가 달라 정확한 데이터라고 볼 수는 없다. 앱 설치자 수 같은 경우는 과거부터 (웨이브가) 압도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경쟁자들에게 밀려 힘을 못 쓰고 있지만 웨이브에게 2023년은 중요한 해다. 상장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웨이브는 2019년 11월 2000억 원의 전환사채(CB)를 조달하면서 5년 이내 IPO(기업공개)를 약속했다. 내년 11월까지 IPO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만기상환이 불가피하다. 웨이브는 미주지역 K콘텐츠 플랫폼 코코와를 인수하고 해외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했지만 탄탄한 내실 없이 외연의 확장만으로는 IPO를 확신할 수 없다. 웨이브는 현재 주주사의 결정과 투자자들의 협의를 통해 적절한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적절한 시기'란 웨이브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제대로 된 인상을 남긴 직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의 저력을 보여줘야 하는 '박하경 여행기' /사진=웨이브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의 저력을 보여줘야 하는 '박하경 여행기' /사진=웨이브 

다른 OTT와 마찬가지로 웨이브의 콘텐츠는 투 트랙으로 나뉜다. 지상파를 비롯한 다양한 채널들의 VOD 콘텐츠와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다. 웨이브 관계자에 따르면 '펜트하우스'·'모범택시' 등 지상파 드라마가 크게 인기를 끌 때 마다 웨이브의 유입률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특히 여전히 파급력이 강한 지상파의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했다는 것은 웨이브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러나 오리지널 콘텐츠 없이 VOD만으로 플랫폼 전체를 끌어가기에는 동력이 빈약하다. 최근의 OTT 이용자는 OTT에게 플랫폼을 넘어서 제작자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웨이브가 만든 오리지널 콘텐츠가 성공해야 이용자들에게 웨이브라는 플랫폼을 각인시킬 수 있다. 특히 IPO를 앞둔 이 시점에서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성공이 더욱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박하경 여행기' '거래', '피의 게임'등의 기대작들의 성적이 중요하다.

웨이브 관계자는 "지난해 '약한 영웅: 클래스1' 이후 큰 오리지널 드라마 공개가 아직은 없었다. 그러나 상반기에는 '박하경 여행기', 하반기에는 '거래' 등이 공개를 앞두고 있다. 또한 영화 '데드맨', '용감한 시민' 예능 '피의 게임2' 등도 있다. 총 10편 정도의 작품이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라인업이 확정될 것 같다. 지상파 VOD와 오리지널 콘텐츠가 서로 보완하며 시청자들을 락인 시킬 계획이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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