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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나똑’, 반갑다 친구야 반갑다 퀴즈쇼

사진출처=tvN '내친나똑' 방송 영상 캡처
사진출처=tvN '내친나똑' 방송 영상 캡처

tvN에서 새로 방송을 시작한 ‘내 친구들은 나보다 똑똑하다’(이하 ‘내친나똑’)은 퀴즈쇼다.

지난달 30일 새롭게 런칭됐는데 여러모로 흥미로운 프로그램이다. 과거 퀴즈쇼들은 개인의 지적 능력 대결 구도였다면 ‘내친나똑’은 섭외된 스타가 친구들의 똑똑한 두뇌를 빌려 자신의 스마트함을 자랑하는 두뇌 ‘렌탈’ 퀴즈쇼를 표방해 색다르다.

퀴즈쇼는 멀리 ‘장학퀴즈’로부터 시작해 ‘퀴즈 아카데미’ ‘퀴즈 탐험 신비의 세계’ ‘도전 골든벨’ ‘1대100’ ‘세바퀴’ 등 수많은 인기 프로그램들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좀 뜸했던 예능 장르다. 

현재는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처럼 토크쇼와 결합된 퀴즈쇼나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처럼 타이틀에는 ‘퀴즈’가 있지만 사실상 인터뷰 프로그램인 변형 포맷들로 퀴즈쇼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퀴즈쇼가 과거에는 지식 전달 예능의 전부였지만 점차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 증가와 스토리텔링 예능의 부상으로 지적 예능 시장을 나눠 먹게 된 상황이 퀴즈쇼 위축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사진출처=tvN '내친나똑' 방송 영상 캡처
사진출처=tvN '내친나똑' 방송 영상 캡처

그런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내친나똑’은 지식 경합형 퀴즈보다는 IQ 테스트처럼 사고 능력을 겨루는 방식을 주로 택하고 있는데 기존 퀴즈쇼와 차별되는 이런 점도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궁금하게 만든다

‘내친나똑’이 과거 일반적인 퀴즈쇼 포맷이었던 개인들간의 대결을 집단형으로 바꾼 것도 주목된다. 이처럼 지인들과 함께 벌이는 퀴즈쇼는 여러모로 과거의 개인형 퀴즈쇼에 비해 즐길거리가 많다. 우선 의외성이 주는 재미가 다채로워진다. 먼저 지인이 초대한 스타와 친분이 있다는 사실이 의외인 경우가 꽤 있다.

1회에서 조세호가 부른 지인 중 2022년 미스코리아 진 이승현은 둘이 친해진 사정을 궁금하게 만든다. 격투기 선수인 김동현의 친구로 미국 의사가 나온 것처럼 서로 접점을 잘 알 수 없는 영역의 인물과의 친분은 둘의 인연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내친나똑’은 과거 친구 호출 예능으로 큰 인기를 누린 ‘반갑다 친구야’와 겹치는 부분이 있다. ‘반갑다 친구야’는 스타가 부르는 친분있는 인물들이 과연 갑작스러운 호출에 응할지가 재미 포인트였지만 둘 사이의 친분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경우도 많아 의외성이 주는 재미도 상당했다.

사진출처=tvN '내친나똑' 방송 영상 캡처
사진출처=tvN '내친나똑' 방송 영상 캡처

다른 활동 때는 잘 드러내지 않던 자연인의 모습이 친구 사이와 함께 할 때 드러나는 재미도 ‘내친나똑’과 ‘반갑다 친구야’에는 공존한다. 친구끼리 아옹다옹하는 순간 스타들은 잠시 카메라 앞임을 잊고 편한 지인과의 일상 행동과 말버릇들을 노출하게 되고 이는 시청자들이 자주 접할 수 없는 모습이기에 흥미로움은 커진다.

‘내친나똑’은 의외성이 참 많은데 그 중에는 출연자의 지적 능력에 대한 선입견이 뒤집어지는 경우의 의외성도 있다. 겉모습만 보면 지적인 탐구는 골치 아파할 것 같고 음악만 감각적으로 몰두할 것 같은 뮤지션이 높은 지능이 필요한 문제를 해결하고, 역으로 똑똑함을 공인받은 직업으로 모르는 것 없을 듯한 출연자가 문제 풀이에 헤매는 경우도 등장한다.   

1회 코드쿤스트가 초청한 래퍼 우원재는 남다른 수리 능력으로 외양(?)이 주는 선입견을 깨트린다.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직업군의 출연자가 연예인들이 척척 푸는 문제를 못 풀고 방황할 때는 역시 선입견이 전복되는 데서 오는 재미가 발생한다. 

사진출처=tvN '내친나똑' 방송영상 캡처 
사진출처=tvN '내친나똑' 방송영상 캡처 

6일 2회 첫 문제에서 래퍼 서출구가 쉽게 답을 맞힌 반면 '더 지니어스' '피의 게임' 등 각종 서바이벌 게임에서 최상위 성적을 거뒀던 한의사 최현승이 정답은커녕 문제 풀이의 감도 못 잡았던 것도 비슷한 경우다.  

‘내친나똑’은 신선한 퀴즈쇼다. 다양한 의외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과거 퀴즈쇼들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데다 퀴즈쇼와 친구 공개 예능이 결합되기까지해 풍성한 재미를 찾을 수 있다. 물론 퀴즈쇼 본질적 장점인 문제 풀이 재미도 함께 있다.    

반면 지식 경쟁형 퀴즈에 익숙한 시청자들이 사고력을 주로 겨루는 ‘내친나똑’의 퀴즈 방식을 편하게 받아들일지는 변수다. 일반적으로는 지식 경쟁 방식이 사고 대결 방식보다 대다수에게 접근이 용이한 측면이 있다. 새로운 시도에 나선 ‘내친나똑’이 변수들을 극복하고 침체된 퀴즈쇼 장르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킬지 기대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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