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꼭두의 계절', '아는 맛'만으로 승부 가능할까?

2회 만에 시청률 반토막, 김정현 악재 상쇄할 '새로운 맛' 필요해

/사진=MBC
/사진=MBC

다이어트의 가장 큰 적은 '아는 맛'이다. 낯설고 새로운 음식은 쉽게 그 맛을 예측하기 어렵다. 실제로 입에 넣었을 때 내 취향과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오히려 '이런 걸 왜 먹어?'라며 불평을 토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먹어본 음식은 다르다. 결국 먹어보면 '내가 아는 그 맛'이지만 도저히 거부할 수 없다. 먹을 때의 행복한 감정과 먹고 난 뒤의 포만감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아는 맛이 가장 무섭다'는 말에 동의한다.

MBC 새 금토드라마 '꼭두의 계절'은 99년마다 인간에게 천벌을 내리러 이승에 내려오는 사신(死神) 꼭두가 신비한 능력을 가진 왕진의사 한계절을 만나 벌이는 판타지 로맨스다.

과거 무사 오현(김정현)은 생을 마감했지만, 사랑하는 설희(임수향)를 지키고자 하는 염원에 빠져 조물주의 호령마저 거부한다. 조물주의 노여움을 산 오현은 저승신 꼭두가 됐고 설희는 참혹한 죽음을 반복하는 운명이 됐다. 99년마다 이승에 내려오는 꼭두는 외과의사 도진우(김정현)의 몸에 빙의해 한계절(임수향)과 만났다. 꼭두는 한계절이 자신의 족쇄를 풀어줄 여인임을 깨닫고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가 시작된다. 이미 많은 드라마들이 다뤘던 줄거리로 음식으로 치면 '아는 맛'이다.

/사진=MBC
/사진=MBC

아직 2회밖에 방송하지 않았지만 '꼭두의 계절'이 어떻게 흘러갈지 역시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꼭두와 한계절의 사랑이 점점 싹트기 시작하고 두 사람은 함께 숨겨진 비밀을 밝혀내고 행복한 결말을 맞이할 것이다. 이처럼 그 전개 과정과 결말을 쉬이 예측할 수 있음에도 '꼭두의 계절'을 찾아가게 되는 이유는 그 과정과 결말이 주는 카타르시스와 행복감 역시 알기 때문이다. 

'아는 맛'이 환영 받는 또 다른 이유는 긴장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무엇이 나올지 몰라 긴장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모르는 맛'과 달리 '아는 맛'은 편안한 상태로 온전히 즐길 수 있다. '꼭두의 계절' 역시 마찬가지다.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올 때 마다 의심하며 접근할 필요가 없다. 스토리의 전개 역시 크게 집중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 주연 배우 두 사람의 로맨스 호흡이나 조연 배우들의 감초 연기를 감상하면 된다.

/사진=MBC
/사진=MBC

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다 아는 맛이라면 쉽게 질리기 마련이다. 철저하게 아는 맛을 선택한 백수찬 감독 역시 "비슷한 설정은 분명히 있다"면서도 "조금 더 동화적으로 연출하고 풀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잔혹한 어른 동화일지, 따뜻한 동화가 될 것인지를 지켜봐달라"며 '꼭두의 계절'이 가진 색다른 맛을 예고했다. 90%의 아는 맛에 10%의 새로운 맛이 들어간다면 작품을 보는 재미는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자숙을 마치고 복귀한 김정현과 배우 임수향의 호흡도 나쁘지 않다. 1인 2역을 연기한 김정현은 다양한 감정선을 오가는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우리는 오늘부터'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등의 작품을 통해 탄탄한 로코 연기를 선보였던 임수향 또한 남다른 내공을 자랑하며 극을 이끌어가고 있다. 다만 다소 빠른 전개를 택한 탓에 아직까지는 꼭두와 도진우 누구에게도 감정을 이입하기 힘들다는 점은 아쉽다. 

'꼭두의 계절'을 둘러싼 상황 역시 쉽지만은 않다. 동시간대 방영하는 SBS '법쩐'은 이미 어느 정도의 시청자를 확보했다. 토요일의 경우에는 더욱 힘들다. 토일드라마 tvN '일타 스캔들', JTBC '대행사' 모두 10% 이상의 시청률을 확보하며 자리를 잡은 모양새다. 첫 방송에서 4.8%를 기록했던 시청률은 토요일 방송에서 2.2%까지 떨어졌다. 모두가 새로운 맛을 택할 때 아는 맛을 고집한 '꼭두의 계절'은 다시 손님들을 불러모을 수 있을까.
 

저작권자 © 아이즈(iz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