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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가 빌보드를 정복한 5가지 이유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K-팝의 정의를 다시 썼다."

미국 빌보드는 걸그룹 블랙핑크의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정복을 이같이 평했다. K-팝은 이미 세계적 주류 문화가 됐다. 그렇다면 빌보드가 말하는 ‘정의’는 과연 무엇일까? 이는 보이그룹 일변도로 흐르던 K-팝 시장이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걸그룹은 상대적으로 팬덤이 약하다는 편견까지 보기좋게 깨버리며 블랙핑크는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섰다. 그들이 빌보드를 정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5가지로 정리해본다.

#이유1. ‘워너비’가 된 블랙핑크, 여성 팬덤의 결집

25일(현지시간) 빌보드 차트의 예고 기사에 따르면 블랙핑크의 정규 2집 ‘본 핑크’는 앨범 판매량 10만2000여 장을 기록해 메일 앨범 차트인 ‘빌보드200’ 1위를 차지했다. 이는 K-팝 걸그룹 최초 기록이다.

빌보드 1위 자리가 비단 K-팝 걸그룹에게만 어려운 것은 아니다. 전 세계 여성 가수를 통틀어도, 여성 그룹이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정상에 등극한 건, 2008년 4월 미국 그룹 대니티 케인(Danity Kane)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블랙핑크가 다시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약 14년 5개월이 걸렸다.

앨범 차트는 앨범 판매량에 기인한다. 그들을 좋아하고 일거수일투족을 좇는 팬덤이 클수록 유리할 수밖에 없다. 통상 적극성을 띠는 여성 팬덤이 강한 보이그룹이 앨범 차트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다. 하지만 블랙핑크는 특유의 걸 크로시(girl crush) 이미지를 바탕으로 전 세계 여성 팬들을 결집시켰다. 그 결과 이제는 ‘오빠’라는 한국어 뿐만 아니라 ‘언니’라는 단어 역시 일반화됐다. 

블랙핑크 팬덤의 응집력은 대단했다. ‘본 핑크’ 실물 음반은 예약 판매 기간에 선주문량 200만 장 이상을 기록하더니 하루 반나절 치 집계만으로 214만 1281장(북미·유럽 수출 물량 포함)을 팔아치우며 K-팝 걸그룹 최초 ‘더블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초동 기록(음반 발매 후 일주일 간의 판매량) 또한 한터차트 기준 총 154만 2950장을 돌파하며 K-팝 걸그룹 신기록을 썼다.

#이유2. 남성 팬덤을 유입시키다

블랙핑크의 개인 채널 유튜브 구독자 수는 8180만 명이다. 전 세계 아티스트 중 1위다. 장기간 이 자리를 지키던 팝스타 저스틴 비버도 지난해 넘어섰다. 이 채널에 공개된 콘텐츠의 최근 1년간 조회수는 72억2000만 건에 이른다.

왜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소 불편한 진실을 들춰야 한다. 보이그룹의 경우 전 세계 여성 팬들의 절대적 지지를 얻고 있다. 반면 남성의 반응에서는 온도차가 느껴진다. 여전히 서양인 남성들이 동양인 남성을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드물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는 다르다. 서양의 남녀가 동양인 여성을 신비로운 존재로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 결과 블랙핑크의 팬덤의 상당수가 남성이다. 그 결과 그들의 유튜브 구독자 수는 방탄소년단까지 넘어 ‘전세계 1위’에 오를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이유3. "노래가 좋다"…기본에 충실한 블랙핑크

블랙핑크의 노래를 두고 "듣기 좋다"는 평이 적잖다. 글로벌 인기를 누리는 가수이니 ‘당연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팬덤을 기반으로 한 K-팝 그룹의 노래 중 ‘난해하다’는 평을 받는 노래도 많다. 이 경우 팬덤은 열광시킬 수 있으나, 범(凡) 대중을 끌어들이긴 어렵다. 이런 면에서 블랙핑크는 쉽고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통해 팬덤이 아닌 대중까지 유입시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정규 2집 타이틀곡 ‘Shut Down’이 세계적인 스트리밍 사이트인 스포티파이 톱 송 글로벌 주간 차트 정상에 오른 것이 그 증거다. 이 노래는 발표 직후 스포티파이 위클리 톱 송 차트서 지난 일주일 동안 3918만 6127회 스트리밍됐다. 그동안 스포티파이 주간 차트서 1위를 기록한 K-팝은 없었다. 앞서 발표한 정규 2집 선공개곡 ‘Pink Venom’는 2위였다. 그만큼 블랙핑크는 대중성 있는 ‘듣는 음악’을 불러왔다는 뜻이다.

#이유4. ‘보는 음악’에 특화되다

앞서 언급했듯, 블랙핑크의 개인 채널 유튜브 구독자 수는 8180만 명이다. ‘유튜브 퀸’이라 부를 만하다.

하지만 그들이 단순히 구독자 수만 많은 것이 아니다. 그들은 충성도 높은 ‘고객’이다. 그들을 채널 안에 붙잡아 놓기 위해 블랙핑크는 양질의 뮤직비디오를 지속적으로 공급했다. 

블랙핑크의 ‘뚜두뚜두’ 뮤직비디오는 지난 7월, 조회수 19억뷰를 돌파했다. 지난 2018년 6월 15일 공개된 지 약 4년 만이다. 이는 K-팝 그룹의 뮤직비디오를 통틀어 최초이자 최고 기록이다. 지난 2019년 11월에 10억뷰를 넘어선 후 지금까지 3∼5개월 단위로 1억뷰씩 늘려왔다. 이러한 추세라면 연내 20억뷰 대기록 달성도 가능하다.

이 외에도 블랙핑크는 8억뷰 이상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을 총 8편 보유하게 있다. ‘뚜두뚜두’ 외에 ‘Kill This Love’ (16억뷰), ‘붐바야’ (14억뷰), ‘마지막처럼’ (12억뷰), ‘How You Like That’ 뮤직 비디오 (11억뷰)와 안무 영상 (12억뷰), 제니 솔로곡 ‘SOLO’ (8억뷰), ‘휘파람’(8억뷰) 등이다. ‘보는 음악’에 익숙한 MZ세대에게 블랙핑크는 맞춤옷과 같은 그룹인 셈이다.

#이유5. 패셔니스타로 거듭나다

팬들이 바라보는 블랙핑크 멤버들은 ‘뮤지션’을 넘어 ‘아티스트’다. 음악 외적으로도 어필하는 부분이 많다는 뜻이다.

특히 패션. 멤버 전원이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얼굴’로 활동하고 있다. 제니(샤넬), 리사(셀린느), 지수(디올), 로제(생로랑) 등이 해당 브랜드의 글로벌 앰배서더(홍보대사)다.

K-팝 아이돌에게 ‘외모’는 중요한 가치 평가 기준이다. 외모 지상주주의를 운운하는 건, 괜한 공치사다. 전 세계 누가 보더라도 ‘그들처럼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하는 외적인 매력이야말로 블랙핑크가 돋보이는 또 다른 이유라 할 수 있다. 멤버 중 다수가 해외파라 영어에 능통하고 언제든 전 세계인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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