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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트랙 쿨리뷰] 저스디스의 발라더 변신, 잘해서 웃픈 '찢붙다'

저스디스, 사진제공=인디고뮤직
저스디스, 사진제공=인디고뮤직

저스디스는 인디고뮤직 소속의 래퍼다. 타고난 박자감으로 타이트한 랩을 주로 구사하며, 묵직한 목소리를 얹어 특유의 바이브를 탁월하게 쓰는 아티스트다. 곡에 따라 플로우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줄도 알고, 변칙적으로 톤을 바꿔 랩 스킬에 있어 매우 뛰어난 래퍼라 평가받는다. Mnet '쇼미더머니' 시즌9의 프로듀서로도 활약했고, 올해 방송되는 시즌11에도 출연한다. 대중에게는 낯설 수 있지만 힙합신에서는 명망이 높다.

그런 저스디스가 최근에 새로운 노래를 하나 발매했다. 제목부터가 신박한 '찢어졌다 붙었다 다시('You' Remix)(Prod.도코)'다. 그의 평상시 랩을 떠올리며 플레이를 눌렀다면 당혹감이 들 수밖에 없는 곡이다. 랩이 아닌 노래만 내내 흘러나오기 때문. 그것도 무려 전통 감성 발라드다. 물기를 가득 머금은 촉촉한 목소리는 당혹감에 한번, 확인차 또 한번, 괜찮아서 세 번은 듣게 된다. 발라드에 도전한 저스디스의 목소리가 제법 진심인 탓에 첫 감상에선 실소가 터져나온다. 직접 작사한 가사도 '세상이 우리를 갈라놨지 / 근데 난 또 세상을 피해 너의 옆' 등 평소 그의 음악과 대비되는 스윗한 면모에 귓가가 얼얼해진다.

'찢어졌다 붙었다 다시'는 지난해 발매한 저스디스의 싱글 '유(You)'의 발라드 리믹스 버전이다. '유'에서도 그는 노래를 한다. 다만 랩을 적절히 섞었다. '유' 발매 당시에도 힙합팬들 사이에서는 여러 말이 오갔다. 비록 힙합 알앤비에 가까운 창법을 구사하긴 했어도 노래 비중이 상당한 탓에 호불호가 나뉘었다. 평소에 내놓는 곡 스타일과는 확실히 다른 노선의 노래임은 분명했다. 그래서 아예 작정하고 노래에 도전한 듯 싶다.  

특히 발라드 도전기를 작정하고 담은 딩고 웹 예능 '노선 바꾼 저스디스'를 공개하며 대대적인 프로젝트를 예고했는데, 토끼 가면을 쓰고 홍대 버스킹 공연 후 투표로 시민들에게 발라더로서의 가능성을 검증받는 모습 등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꽤 화제가 됐다. 전상근의 '사랑이란 멜로는 없어', 적재의 '나랑 같이 걸을래' 등 여러 감성 노래를 프로듀싱한 도코에게 보컬 코칭까지 받으며 노래에 대한 진심을 보여줬다. 

그렇게 탄생한 '찢어졌다 붙었다 다시'는 저스디스라는 이름을 떼어놓고 들어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멜로디와 가창이 담백하면서도 깔끔한데, 딱 요즘 청자들이 선호하는 구성이다. 담백하게 도입을 시작해 하이라이트로 갈수록 애절함을 불어넣어 기승전결이 돋보이는 섬세한 발라드 곡을 완성했다. '유'에 비해 보컬 밸런스도 훨씬 정제됐다. '유'는 스스로에 도취돼 다소 느끼하게도 들리는 감정 과잉이 있었다면, '찢어졌다 붙었다 다시'에선 테크닉을 전부 덜어내 담백하고 깨끗한 목소리로 승부를 본다. 직접 쓴 가사도 직관적으로 연인의 사랑을 잘 풀어내 몰입도를 높인다.

저스디스의 발라드 도전은 계속된다. '노선 바꾼 저스디스'로 계속해서 콘텐츠를 공개할 계획을 내비쳤는데, 도코 이외에 여러 아티스트들의 도움을 받아 발라더로서 자리잡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언젠가 이를 활용해 감성 싱잉랩마저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만능 래퍼가 될 수도 있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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