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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redit 조성경(칼럼니스트)
  • 입력 2022.08.09 10:49
  • 수정 2022.08.0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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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수, 맡는 역마다 '환혼'하는 마성의 '연기술사'

히트작마다 감초 역할로 등장해 '미친 존재감' 발산

임철수, 사진제공=하이스토리 디앤씨
임철수, 사진제공=하이스토리 디앤씨

'신스틸러'라는 타이틀 앞에 '대세'라는 수식어도 붙여야 할 듯하다. 배우 임철수(38)의 행보가 그렇다. 

영화와 드라마에 조·단역으로 출연하다가 2019년 tvN ‘사랑의 불시착’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임철수는 tvN ‘빈센조’에 이어 현재 방영 중인 tvN ‘환혼’에 이르기까지 연거푸 히트작에서 신스틸러로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임철수는 왜소한 체구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흡입력으로 화면을 압도한다. 그가 등장하기만 하면 일순간에 그에게 빨려 들어가게 되는 경이로운 순간을 맛보게 된다. 물론 연출자의 연출이 작용하는 것도 있겠지만 마치 시간이 멈춘 진공상태에서 날아오는 듯한 그의 표정과 몸짓, 대사 하나하나가 시청자들의 눈과 귀에 쏙쏙 박힌다.

‘사랑의 불시착’에서 윤세리(손예진)의 생존을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던 보험사 직원으로 등장해 슬픈 눈망울로 안방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던 임철수는 ‘빈센조’에서는 빈센조(송중기)의 뒤를 캐다가 빈센조에게 반해버린 국정원 요원으로 능청스러운 연기를 펼쳐 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현재는 ‘환혼’에서 100세도 넘는 나이지만 남다른 경지의 술법으로 젊음을 유지하는 마의 이 선생을 그리며 진지함과 코믹함을 넘나들고 있다.

'환혼' 임철수, 사진제공=tvN
'환혼' 임철수, 사진제공=tvN

게다가 굳이 따지자면 세 드라마 모두 누구 하나만을 콕 꼬집어서 감초라고 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캐릭터들이 각축을 펼친 만큼 그 안에서 두각을 나타낸 임철수를 더더욱 높이 평가할 만하다. 주연 못지않지 않은 쟁쟁한 조연 군단이 활약하며 드라마를 쫀쫀하게 만드는데, 그 가운데서 임철수가 매번 감초 캐릭터로 미친 존재감을 떨치고 있다. 

특히 ‘환혼’은 판타지 로맨스 활극을 표방하며 각종 술법을 펼치는 술사와 그 가문들의 이야기를 하다 보니 캐릭터들의 면면이 다채롭기 그지없다. 여기서 임철수는 사시사철 삼베로 된 마의만 입고 다닌다 해서 마의 이 선생으로 불리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4회부터 등장하기 시작해 팬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앞서 두 드라마에서는 임철수가 맡은 캐릭터의 행동반경이 굉장히 제한적이었던 반면 이번 ‘환혼’에서는 주요 출연진과 두루두루 엮이고 전방위 활약을 하며 큰 재미를 주고 있다. 

일단 100세가 넘는 나이지만 혼이 다른 사람의 몸으로 옮겨져 액면만 젊은 캐릭터여서 극중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허염(이도경)에게까지도 어린 아이 대하듯 한다. 남다른 경지에 오른 고수의 내공을 천연덕스럽게 연기하는 모습에 미소가 삐져나온다. 

첫 등장에서는 무덕이(정소민)가 환혼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없애려다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 마음을 접어 궁금증을 일으킨 바 있다. 이후 장욱(이재욱)에게는 때마다 결정적인 도움을 주며 장욱을 성큼성큼 성장하게 하는 스승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렇듯 두 주인공을 무심히 지원사격하고 있는 이 선생은 앞으로 진무(조재윤)와 왕비(강경헌) 등 사술(邪術)로 세상을 어지럽히는 악의 무리를 대적하는 주인공들에게 힘을 보태는 인물로서 더욱 활약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환혼' 임철수(오른쪽)와  이재욱. 사진제공=tvN
'환혼' 임철수(오른쪽)와  이재욱. 사진제공=tvN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환혼’ 속 임철수의 진짜 활약상은 ‘환혼’의 감초들 사이에서 ‘찐’감초 역할을 할 때 나온다. 임철수는 얼마 전부터 박진 역의 유준상과 김도주 역의 오나라가 환상의 호흡으로 보여주고 있는 중년 로맨스 라인에 살며시 끼어들어 재미를 드높이고 있다. 짝사랑만 할 뿐 제대로 마음을 고백하지 못한 박진과 김도주 사이에서 공연한 행동으로 두 사람의 러브라인에 훼방 아닌 훼방을 놓고 있는데, 이러한 삼각 구도를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원래도 8할은 코믹인 박진과 김도주의 러브라인에 이 선생이 제대로 양념을 치고 있다.

연극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연기파 배우인 덕분이겠지만, 단숨에 유준상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삼각 러브라인을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곱씹어 봐도 임철수의 존재감을 실감할 수 있다. 장욱조차 이 선생이 김도주에게 마음을 보이고 있다고 여길 만큼 매력이 느껴지고, 액면만 30대일 뿐 실제는 100세가 넘는 내공의 소유자라고 믿어지는 무게감이 있다.

이처럼 이 선생의 활약까지 가세하며 이야기가 무르익고 재미가 커지고 있는 ‘환혼’은 총 20부작으로 지난 7일 16회를 방영하며 8부 능선을 넘었다. 이제 클라이맥스로 치달으며 막판 스퍼트를 달릴 전망인데, 애석하게도 다가오는 주말은 드라마의 완성도를 위해 결방하고 오는 20일에 17회로 돌아온다는 계획이다. 다만 시즌2 제작과 관련한 소문도 무성한 만큼 기다리는 시간 동안에도 설레는 마음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오늘의 웹툰' 임철수, 사진제공=스튜디오S
'오늘의 웹툰' 임철수, 사진제공=스튜디오S

뿐만 아니라 ‘환혼’이 아니어도 임철수를 만날 수 있는 드라마가 또 생겨 반갑다. 최근 방영을 시작한 SBS ‘오늘의 웹툰’인데, 그간 신스틸러로 활약상이 대단했던 만큼 그를 향한 기대감이 더욱 커진 모습이다. 인기 웹툰 작가 나강남 역으로 출연하는 임철수가 ‘오늘의 웹툰’에서는 첫 회부터 투입되며 인기의 물꼬를 튼 것이다. 

이대로라면 임철수가 명품 조연으로 거침없이 발걸음을 옮겨갈 태세다. 이미 내로라하는 히트작으로 필모그래피를 채우고 있는 그가 앞으로 어떤 작품을 또 하게 될지, 어떤 작품을 자신의 대표작으로 꼽게 될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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