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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항마력 요구하는 이병헌의 병맛 액션 코미디 '최종병기 앨리스'

사진제공=왓챠
사진제공=왓챠

킬러만큼이나 비밀스럽고 인간병기처럼 위험하면서도 거침없는 십대 고교생들의 핏빛 로맨스란다.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 '최종병기 앨리스'는 킬러라는 정체를 숨겨야 하는 전학생 한겨울(박세완)과 비폭력으로 학교를 평정한 잘생긴 또라이 서여름(송건희 분)의 위험스러운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마치 정글 같은 어느 한 고등학교에 여고생 킬러가 전학을 온다. 영국에서 킬러 교육을 받고 최고의 킬러가 된 앨리스는 살인을 종용하는 명령에 반발해 조직을 무너뜨리고 기밀 파일을 훔쳐내 탈출한다. 딸을 잃은 미스터 반(김성오)의 도움으로 한국에 와 한겨울로 신분을 세탁, 평범한 고교 생활을 시작한다. 이 학교에는 얻어맞는것으로 일진 무리를 나가떨어지게 만든 서여름이 짱으로 불리고 있다. 어린시절 부모를 잃고 형사인 남우 아저씨(정승길)의 손에서 자란 여름은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한 트라우마와 고통을 맞는 것으로 잊고 있다. 맞고 있는 자신을 구해준 겨울을 보면서 오랜만에 깊은 잠을 잔 여름은 겨울을 따라다니기 시작한다. 두 사람의 이상한 인연이 이어지는 동안 겨울을 노리는 킬러 스파이시(김태훈)와 그의 사주를 받은 무리들의 위협이 다가온다. 

사진제공=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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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스물' 등의 연출과 다양한 각본으로 이름을 알린 이병헌 감독이 극본과 총연출을 맡은 '최종병기 앨리스'는 박세완, 송건희부터 김성오, 김태훈, 정승길까지 신예와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해 기대를 높였다. 특히 기존에 없던 독특한 캐릭터로 변신한 이들의 연기가 호기심을 모아왔다. 

6화까지 공개된 이번 작품은 이병헌 감독 특유의 병맛 대사와 유치하면서도 어딘가 아련한 연출, 영상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남녀 주인공의 등장 신에서는 순정만화같은 뿌연 파스텔톤 영상을 배경으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한 대사, 클로즈업 등을 집어 넣는 식이다. 특히 송건희가 연기하는 서여름은 '잘생긴 또라이'라는 캐릭터 설명을 차치하더라도 강한 항마력을 요구하는 인물이다. 계속해서 "엄마를 죽였다", "더 때려달라"는 말로 매를 부르는 여름의 모습, 세상 아무 의욕없는 듯한 행동은 이해와 공감을 갖기 힘들게 한다. 엄마의 자살을 목격한 어린 아이의 트라우마, 살인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킬러학교에서 극한 고통을 느끼는 아이의 모습 등 자극적인 설정도 불편한 요소다. 

뽀얀 화면 속에 잔잔하게 깔리는 기타 선율, 그리고 만화같은 옥상 싸움(정확히는 일방적으로 맞는) 신 등 손발이 오그라드는 경험을 선사한다. 다만 일진과 주변 인물들의 대사에서 이병헌 감독의 차진 유머와 병맛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특히 1~3편은 여름과 겨울의 만남과 로맨스의 시작, 두 인물의 과거 서사 등으로 구성됐으며 느린 전개가 아쉽다.  겨울이 킬러 학교를 초토화시키고 탈출하는 신은 영화 '마녀'를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그 외에도 일본 영화 '최종병기 그녀'를 비롯한 다양한 웹툰, 만화의 기시감을 가지고 있다.

사진제공=왓챠
사진제공=왓챠

4화부터 겨울의 정체가 드러나며 스토리는 급물살을 탄다. 겨울은 학교 일진들과 옥상에서 싸움을 벌이다 추락 사고로 기억을 잃고, 그동안 금기시됐던 사진이 찍히며 신문기사로 대서특필된다. 교무실에서 교사로 위장해 생활하던 조직원과의 격투 신을 시작으로 두 사람의 도주가 시작되며 '액션' 장르를 표방한 작품의 본질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수위 높은 액션 신이 이어지지만, 불편했던 학교 폭력 신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좀 더 감상이 수월해지는 느낌이다. 대사, 음향, 감정, 캐릭터 등 과잉과 과장으로 점철된 '최종병기 앨리스'는 '병맛', 'B급'을 표방했음에도 웃어넘기기 힘든 부분들이 상당하다. 

기억을 잃은 겨울과 스파이시의 손에 넘어간 여름, 두 고교생은 각자의 위험 속에 자신에 대한 각성을 예고했다. 겨울로 인해 처음으로 '살고싶다'는 마음을 갖게 된 여름이 무기력하고 자포자기한 상태를 벗어나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수 있을지, 킬러의 존재를 각성한 겨울이 어떤 능력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본격적인 액션 궤도에 올라선 '최종병기 앨리스'가 초반의 어설픔을 벗고 매력적인 B급의 장르적 쾌감을 선사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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