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정동원, 무엇도 그를 '구필수는 없다'

정동원, 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정동원, 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정)동원이 하고 싶은 거 다 해!"

약 2년 전 아담한 체구에 똘망똘망한 눈빛을 지닌 한 아이의 등장은 모두의 마음을 대동단결시켰다. 처음엔 쪼끄마한 입에서 걸죽한 노래를 부르는 게 그저 신기하고 귀엽더니, 볼수록 그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들이 예사롭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바로 정동원의 이야기다. 

정동원은 아마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중학교 3학년일 거다. 그의 주거지인 경남 하동에 '정동원길'이 생겼을 정도니 말이다. 그가 TV조선 '미스터트롯'에서 노래를 불러 1만5,000명 중에 TOP7까지 올라간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스스로의 재능과 끼로 이룩한 결과였다. 물론 그를 지극정성으로 돌봐준 할아버지의 보살핌은 본체 자체가 바르고 크게 자랄 수 있던 자양분이기도 했다.

정동원, 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정동원, 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정동원의 행보는 특출난 재능을 지닌 아이를 향한 기특함과 응원 그 이상의 감정을 들게 한다. 한창 밖에 나가 놀고 싶을 나이에 그는 어른들 사이에서 누구보다 성실하게 가수라는 역할을 마땅하게 임해왔다. 지친 내색을 하거나 거드름을 살펴볼 수 없는 단단한 얼굴로 늘 마이크를 잡았다. 그 와중에 변성기가 와도 결코 자신의 커리어를 놓지 않았다. 오히려 가는 길에 더욱 정진했고, 말간 웃음을 지어보였다. 결코 굽혀지지 않은 열정과 성실함을 지닌 이다. 

그런 그가 olleh tv, seezn '구필수는 없다'로 배우까지 도전한다고 했을 때 또 다른 기대감이 생겼다. 촬영 단계부터 알음알음 방송가 소식통으로 "연기까지 잘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구필수는 없다'는 생활 밀착형 휴먼 코믹 드라마로 곽도원, 윤두준, 한고은, 박원숙 등의 굵직한 배우들이 여럿 출연한다. 정동원은 곽도원(구필수 역)과 한고은(남성미 역)의 아들인 구준표 역으로 등장한다.

준표는 정동원 본체와 닮은 지점이 여럿 보인다. 부모의 물질적 지원 없이도 뛰어난 학업 성적을 자랑하는 '엄친아'이자, 친구집으로 치킨 배달을 온 아빠를 모르는 채 했던 걸 내내 미안해하는 착한 자식이다. 조부모 밑에서 잘 성장한 그의 본체가 연상되는 지점이다. 영어 토론 대회에서 능숙하게 스피킹을 해보였던 장면에서는 많은 분량의 영어 대사를 외웠을 생각에 감탄스럽기까지 했다. 부모 몰래 래퍼를 꿈꾸며 작사를 하는 귀여운 모습은 흐뭇한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정동원, 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정동원, 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극 안에서 정동원의 연기는 충분히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데뷔작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확실히 배우로서의 가능성이 밝아보인다. 극중 짝사랑 상대인 김지영(안나 역)과 호흡하는 모습에선 다소 기량 차이가 느껴지긴 하나 흐름을 깨트릴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묻어나 응원의 마음을 갖게 한다. 어느 순간부터는 드라마 속 그의 등장을 기다리게 된다.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모습에서 사람을 끌어당기고 집중시키는 힘이 있다. 

분량은 많지 않으나 이러한 정동원의 매력은 드라마에 큰 힘을 실어준다. '미스터트롯'을 볼 때와 마찬가지의 마음으로 말이다. 타고난 그릇이 크고 재질이 좋은 그는 어떤 포지션에서건 특유의 빛을 낸다. 극중 정동원의 엄마였던 한고은은 제작발표회에서 이런 말을 했다. "아무리 연기를 하고 싶어하는 친구들도 디렉팅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정동원은 습득이 빠르다. 스펀지 같다"고 말했다. 가수건 배우건 무엇도 정동원을 '구필수는 없다'.

저작권자 © 아이즈(iz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