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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redit 윤준호(칼럼니스트)
  • 입력 2022.05.19 11:20
  • 수정 2022.05.1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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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해 쌤이 떠나면 과연 누가 '전국노래자랑' 외칠까요?

사진출처=방송화면 캡처
사진출처=방송화면 캡처

 

"송해 없는 ‘전국노래자랑’을 상상할 수 있나요?" 

대부분 이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이 질문이 현실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 직면했다면? 그 누구도 쉽게 입을 떼지 못할 것이다. 현재 송해와 KBS 1TV ‘전국노래자랑’을 바라보는 대다수의 심경일 것이다.

국내 최고령 방송인 송해. 1927년생, 한국 나이로 올해 96세다.(칼럼이지만, ‘송해’라고 칭하는 게 송구스럽다) 특히 ‘전국노래자랑’을 34년간 진행해왔다. 송해의 "전국∼"이라는 선창에 "노래자랑∼’이라고 장단을 맞춘 후 ‘빰빰빰 빰빰 빠빠∼’로 시작되는 시그널 송은 일요일 점심을 알리는 배꼽시계와도 같았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모든 상황을 바꿔놓았다. ‘전국노래자랑’도 예외는 아니었다. 참가자 대부분이 코로나19에 취약한 고령층인 데다가, 전국을 돌며 야외 녹화를 진행하기 때문에 지역 간 감염 및 전파의 우려까지 겹치며 2년 넘게 야외 녹화 없이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해왔다. 그리고 오는 6월 드디어 지역민과 어우러지는 야외 녹화 재개를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일’이 터졌다.

언론 보도를 종합해보면, 송해는 제작진에 건강상의 이유로 ‘전국노래자랑’ 진행이 쉽지 않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노래자랑’ 제작진은 여러 언론사를 통해 "송해 선생님이 건강에 자신이 없어 ‘이제 그만둘 때가 된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아 하차라고 확정하기는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아직 하차 여부가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송해가 재개되는 전국 각지를 돌며 장거리 이동 후 야외 녹화를 진행하는데 체력적 부담을 느낀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송해의 건강 상태는 어떨까? 그는 지난 5월14일부터 서울 아산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지병이 있거나 위독한 상태는 아니지만 워낙 고령이기 때문에 작은 건강 변화도 신속하게 대처해야 한다. 송해는 지난 1월에도 이미 한 차례 입원 치료를 받은 후 퇴원했다. 3월에는 오미크론의 확산 속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완치됐으나, 오미크론의 후유증 중 체력 저하가 꼽히는 만큼 송해 역시 건강에 적잖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전국노래자랑’ 제작진의 입장은 어떨까? "전적으로 송해 선생님의 뜻에 따르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가 이 프로그램의 필수불가결한 인물인 만큼 하차를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다른 것도 아닌, 건강 상의 이유로 이 같은 뜻을 전한 송해를 마냥 붙잡을 수만은 없는 현실이다.

송해는 최근까지도 ‘전국노래자랑’ 스튜디오 녹화에 참여해왔다. 기존 방송 분량을 다시 편성하면서 이를 보며 코멘트를 하는 포맷이었다. 하지만 사회적거리두기 해제와 더불어 대부분 방송 프로그램들이 공개 방청을 재개하고, 각종 공연 역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전국노래자랑’만 스튜디오 녹화를 고집할 수는 없다. 게다가 이 프로그램의 본질은 전국 각지를 돌면서 지역민과 어우러지며 그들의 노래를 듣는 콘셉트이기 때문이다. 결국 야외 녹화 재개는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고, 송해의 참여도를 어느 정도에서 정리할 지가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사진출처=스타뉴스DB
사진출처=스타뉴스DB

 

한 방송 관계자는 "송해 선생님이 오랫동안 애지중지 키우고 지켰던 ‘전국노래자랑’의 하차 의사를 피력한 것은 본인의 몸상태는 스스로가 가장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자신으로 인해 프로그램 제작진이나 시청자들이 불편을 겪는 것 또한 원치 않을 것"이라며 "야외 녹화를 통해 지역민들과 대면하는 것이 ‘전국노래자랑’의 본질인데, 본인의 건강으로는 이를 충분히 소화하기 어려울 것 같으니 이 같은 의견을 제작진에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송해의 하차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 하지만 제작진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판단해야 한다. 이 때문에 각종 언론은 송해의 후임자가 누가 될 것인지 내다보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현재 방송인 이상벽, 이수근 등이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과거 송해가 이들의 이름을 이야기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제 후배 되는 사람 중에 희극을 하는 사람들은 전부 그 줄(전국노래자랑 MC)에 서 있다"면서도 "오래전부터 이상벽을 마음으로 정해놨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지난 2010년 KBS 2TV 예능 ‘승승장구’에 출연했을 때는 이수근을 지목하며 "이수근은 갑작스러운 순간을 맞닥뜨렸을 때 재치 있게 넘어가는 재능이 있더라. 자꾸 웃는 것이 단점이지만 순발력 면에서는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누가 되든 송해의 하차가 결정되면 대단한 진통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다기보다는 송해의 공백을 메울 카드는 아예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호섭 작곡가가 더 현실적 대안이라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흘러 나오고 있다. ‘전국노래자랑’의 심사위원으로도 장기간 참여했던 이 작곡가는 이 프로그램의 또 다른 상징적 인물이다. 게다가 송해가 입원 치료를 받을 때 ‘전국노래자랑’을 여러 차례 대신 진행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의 팬들이 바라볼 때는 전혀 새로운 인물보다는 훨씬 친근하고 연착륙을 이룰 수 있는 인물로 손꼽힌다. 

송해는 ‘전국노래자랑’과 등치되는 인물이다. 여전히 그가 없는 이 프로그램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현재 추이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마음 역시 애달프다. 현재는 어떤 예상과 분석도 의미없다. 가장 우선하는 건, 송해가 건강한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 다시금 "전국∼"을 외쳐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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