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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redit 윤준호(칼럼니스트)
  • 입력 2021.12.24 11:15
  • 수정 2021.12.24 13:41
  • 댓글 0

Good bye 2021l K-콘텐츠의 위력을 떨친 ★

윤여정, 사진제공=후크엔터테인먼트
윤여정, 사진제공=후크엔터테인먼트

위기는 곧 기회다. 코로나19 시대에 K-콘텐츠에 딱 들어맞는 표현이다. 인류를 위협하는 바이러스의 창궐로 지구촌이 침체기에 빠진 이 시기, 세계인들이 K-콘텐츠를 통해 위로와 웃음을 충전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코리안 인베이젼’(Korean Invasion)을 주도한 관록의 스타들이 있다.

#윤여정이 열다

배우 윤여정은 지난 4월 열린 ‘제93회 미국아카데미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1947년생 배우가 74세의 나이에 일군 쾌거다. 그의 수상 만큼이나 화제를 모은 것은 그의 자세였다. 유창한 영어로 내놓은 그의 수상 소감은 전 세계를 웃고 울렸다. 

그는 요즘 시대가 원하는 ‘어른’이었다. ‘미나리’ 신드롬의 서막을 연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 받을 당시를 회상하며 윤여정은 "나는 그냥 나이 많은 노배우이지 않나.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뭘 이뤄내는 걸 보면 장하다. 젊은 사람들이 나보다 낫다 싶으면 애국심이 폭발한다"며 후배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런 태도는 아카데미에서도 이어졌다. 윤여정은 "사실 경쟁을 믿지 않는다. 제가 어찌 글렌클로즈와 같은 대배우와 경쟁하겠나. 다섯 후보는 각자 다 다른 역할들을 소화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 그냥 운이 좀 더 좋아 서 있는 것 같다. 또 미국분들이 한국 배우들에게 굉장히 특히 환대해주시는 것 같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에 함께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감격에 겨운 눈빛을 보이며 "I love her"라고 외쳤다. 

이정재, 사진제공=넷플릭스
이정재, 사진제공=넷플릭스

#이정재, 정점을 찍다

배우 이정재가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의 반응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이 드라마는 세계적인 스트리밍 순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기준, 53일 간 전 세계 넷플릭스 콘텐츠 순위 1위를 지켰다. 이는 역대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시리즈 중 최고 성적이다. 

‘오징어 게임’은 단순한 콘텐츠를 넘어 문화가 됐다. 세계 곳곳에서 초록색 트레이닝복이 불티나게 팔리고, ‘오징어 게임’ 속 게임을 현실에서 즐기는 이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할로윈데이에도 ‘오징어 게임’ 속 트레이닝복 외에도 네모, 세모, 동그라미를 그린 가면이 주류를 이뤘다.

이정재를 비롯한 ‘오징어 게임’의 주역들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 유명 토크쇼에 초청받고 그들과 인터뷰하려는 매체들이 줄을 섰다. ‘오징어 게임’에 출연한 배우 정호연의 경우, 약 40만 명 정도였던 SNS 팔로어가 2400만 명까지 폭증했다. 

중요한 것은, ‘오징어 게임’ 열풍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징어 게임’은 내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텔레비전 시리즈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작품상 뿐만 아니라 이정재가 남우주연상을, 오영수가 남우조연상을 노린다. 후보에 지명됐다는 사실 만으로도 엄청난 성과지만, 실제 수상으로 이어진다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의 아카데미 석권을 잇는 성과가 될 전망이다.

방탄소년단, 사진제공=빅히트뮤직
방탄소년단, 사진제공=빅히트뮤직

#BTS는 여전했다

K-콘텐츠의 중심에 선 그룹 방탄소년단의 위력은 올해도 유효했다. 지난 5월 발매한 ‘Butter(버터)’를 비롯해 ‘Permission to Dance(퍼미션 투 댄스)’와 ‘My Universe(마이 유니버스)’ 등이 빌보드 메인차트 중 하나인 ‘핫100’ 정상을 밟았다. 이 중에서 ‘버터’는 총 10차례나 1위에 우뚝 섰다. 이는 올해 전 세계에서 발표된 곡 중 최고 기록이다.

11월 열린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에선 대상에 해당되는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를 포함해 3관왕에 올랐다. 아시아 아티스트 중 최초 기록이다. 

더 의미 있는 행보는, 코로나19를 딛고 오프라인 공연을 재개했다는 것이다. 11월말과 12월초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오프라인 콘서트는 4차례 모두 전석 매진됐다. LA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이 공연장을 비롯해 주변에서는 "BTS"를 연호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수많은 이들이 그들의 노래를 통해 위로 받았다. 

BTS의 질주 역시 아직 마침표를 찍지 않았다. BTS는 내년 초 열리는 ‘제 64회 그래미 어워즈’를 정조준했다. BTS에게는 숙원과도 같은 시상식이다. 이미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를 석권한 BTS가 그래미 트로피까지 거머쥔다면, 그야말로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는 셈이다.

사진출처=Mnet '스우파' 방송캡처
사진출처=Mnet '스우파' 방송캡처

#스우파, 그녀들은 강했다

올해 국내 방송이 낳은 최고의 스타 중 하나는 Mnet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스우파)의 주역들이다. 그동안 K-팝 스타 뒤에서 ‘백업 댄서’에 머물던 이들을 전면에 내세운 ‘스우파’는 K-콘텐츠의 숨은 고수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동시에, 여성들의 힘을 보여줬다는 측면에서 각광받았다.

가비가 이끄는 라치카, 모니카를 중심에 세운 프라우드먼, 리헤이와 효진초이가 진두지휘하는 코카N버터와 원트 뿐만 아니라, 허니제이의 홀리뱅, 노제의 웨이비와 아이키과 리정을 각각 중심에 세운 훅과 YGX 모두 스타덤에 올랐다. 

‘스우파’의 최종 우승은 허니제이가 이끄는 홀리뱅이 차지했다. 하지만 그들뿐만 아니라 ‘스우파’에 참여한 모두가 승자였다. 이들은 Mnet에서 만든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주목받았지만, 방송사 간 경계를 깨고 ‘섭외 1순위’로 떠올랐다. 광고 시장에서도 ‘스우파’의 주역들의 활약은 대단했다. 

그 결과 12월 초 열린 ‘2021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의 엔딩 무대도 그들의 차지였다. ‘스우파’의 주역들은 톱스타 이효리와 함께 MAMA의 엔딩을 장식했다. 또한 지금은 Mnet의 새로운 오디션 프로그램인 여고생 댄스 서바이벌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스걸파)의 멘토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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