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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bye2021 l 좀더 주목받았어야 될 아이돌

T1419, 사진제공=MLD엔터테인먼트
T1419, 사진제공=MLD엔터테인먼트

아이돌 시장이 레드오션이 된 지는 오래다. 연습생만 100만을 보유하고 있는 아이돌 강국, 그게 바로 대한민국이다. 최근 자주 방송되고 있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만 봐도 실력 좋은 인재들이 차고 넘친다. 허나 이들 중 소수만이 아이돌이 되어 무대에 오른다. 또 데뷔에 성공했다고 해서 스타의 꿈이 곧장 실현되는 것도 아니다. 다시 생존을 위해 경쟁해야 한다. 이미 상향평준화된 K-팝 시장은, 실력으론 나무랄 아이돌이 거의 없다. 다만 그 수가 너무 많아 미처 눈길을 돌리지 못하는, 찰나의 작은 운에서 향방이 매듭지어지곤 한다. 때문에 미처 빛을 발하지 못하고 진 별들이 너무도 많다. 2021년 한 해, 큰 주목은 못 받았으나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아이돌을 모아봤다. 

# T1419

'모모랜드 남동생 그룹'이라는 왠지 귀여운 타이틀과 달리 T1419의 캐치프레이즈는 "전세계 10대를 대변하며 아우르겠다"이다. 포부의 거창함만큼이나 음악 역시 웅변하듯 당차고 폭발적이다. 타이트하게 쏟아지는 비트를 그보다 더 타이트한 퍼포먼스로 보여주는, K-팝 보이그룹의 전형적 파워를 담는다. 그래서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각광받은 T1419는 아직 미약하지만 '글로벌 아이돌'로서 나름 약진 중이다. 가장 최근 활동곡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이들은, 꿈을 좇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고통에 맞서서 즐기자는 메시지를 담아 노래했다. '오징어 게임'의 테마곡으로 쓰인 동요를 샘플링해 세계적 인기에 영리하게 올라타서는, 드라마와 동질의 주파수로 존재감을 더욱 틔웠다. 세계관이 장황하진 않으나, 확실한 메시지로 귀기울이게 하는 힘이 있다.

퍼플키스, 사진제공=RBW
퍼플키스, 사진제공=RBW

# 퍼플키스(PURPLE KISS)

달콤한 팀명과 달리 퍼플키스는 크러시하다. Z세대 걸그룹들이 보여주고 있는 당차고 강한 에너지를 잘 담아내고 있는, 파워가 좋은 팀이다. 이들을 배출한 RBW의 첫 걸그룹 마마무가 그랬듯, 퍼플키스 역시 한정짓지 않는 음악을 한다. 팀명도 '다양한 음악적 색깔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전하겠다'는 의미다. 개성 강했던 언니들과 분위기는 좀 달라도, 걸파워는 같다. 이는 실력을 활동 근간으로 하는 RBW의 전철을 고스란히 밟는다. 마마무의 보컬, 원어스의 퍼포먼스를 사이좋게 모두 담았다. 그래서 포지션은 정해져 있어도 일곱 멤버 모두가 모든 분야를 잘 소화해내는, 멀티가 가능하다. 특히 주어진 콘셉트에 맞추기만 하는 대부분의 걸그룹과 달리 멤버 전원 작사작곡, 안무창작에 참여하며 제 목소리를 낸다.

킹덤, 사진제공=GF엔터테인먼트
킹덤, 사진제공=GF엔터테인먼트

# 킹덤(KINGDOM)

세계관 끝판왕, 킹덤을 설명하자면 이렇다. 왕국이라는 웅장한 팀명만큼이나 화려한 세계관을 지닌 킹덤은, 스토리로 팀을 완성하는 그룹이다. 멤버마다 고유의 왕국을 설정해놓고는, 이를 판타지 대서사시로 펼쳐내 음악과 퍼포먼스로 완성해낸다. 특히 멤버들의 서사를 보여주는 데에만 총 8장의 앨범이 기획됐고, 시즌을 더해 예정된 앨범만 무려 32장이다. 그렇게 킹덤은 방대한 세계관의 지속 가능한 영속성을 위해 촘촘하게 멤버마다 확실한 역할을 부여하고, 멀티버스 형식으로 서로의 서사를 엮어낸다. 허나 세계관만이 전부는 아닌 이 그룹은, 고퀄리티의 노래와 퍼포먼스로 이 웅장함을 호기롭게 운반해낸다. 더욱 흥미로운 건 미국 내 이들의 주목도다. 미국 아이튠즈 댄스 앨범 차트 1위와 K-팝 차트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의 휴 매킨타이어와 빌보드의 제프 벤자민 등의 유명 칼럼니스트에게 극찬을 받았다. 훗날 글로벌 아이돌로서의 활약이 가장 기대되는 그룹이다.

라잇썸, 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라잇썸, 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 라잇썸(LIGHTSUM)

라잇썸은 (여자)아이들을 잇는 큐브엔터테인먼트의 네 번째 걸그룹이다. 걸그룹 하나만큼은 늘 끝내주게 뽑아내는 큐브의 새 얼굴인 만큼, 실력과 매력을 고루 겸비하고 있다. 특히 연차가 별로 차이나지 않는 걸크러시한 (여자)아이들과 달리 맑고 발랄한 분위기로 쾌활한 에너지를 보여준다. 허나 크러시하지 않다고 해서 에너지가 약하다는 건 아니다. 무려 7년 4개월의 연습생 생활을 한 리더 주현의 진득한 스펙만큼, 멤버들은 각자의 포지션에서 무게감있는 에너지를 보여준다. 빠른 BPM의 데뷔곡 '바닐라(Vanilla)'에서도 댄스브레이크를 무려 3번이나 소화하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다. 실력이 최고 무기인 그룹이자, 멤버들 스스로도 라이브와 퍼포먼스에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을 만큼 에너지가 좋다. 기존 Z세대 걸그룹들이 짠맛의 강렬함이 많다면, 라잇썸은 단맛의 활력이 있다.

오메가엑스, 사진제공=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
오메가엑스, 사진제공=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

#오메가엑스(OMEGA X)

오메가엑스는 이력이 화려하다. 멤버 전원이 과거 다른 팀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기 때문. 스펙트럼 출신 재한, 소년24 출신 태동, 리미트리스 출신 휘찬, 스누퍼 출신 세빈, 세븐어클락 출신 한겸, 원더나인 출신 예찬, 원팀(1TEAM) 출신 젠-제현, 이엔오아이(ENOi) 출신 케빈-정훈-혁까지 총 11명으로 구성됐다. 다인원 그룹이라는 점도 눈길을 끄는데, 이들 모두가 재데뷔라는 것에서 더욱 인상이 깊다. 생짜라 보기엔 어려운 준베테랑인 셈이다. 허나 이들은 한 차례 실패를 겪으면서 구태를 완전히 벗고 오메가엑스로서 호기로움을 보여준다. 음악은 강렬하고, 퍼포먼스도 이에 맞춰 더욱 화려한 것들로 채웠다. K-팝 보이그룹의 파워 퍼포먼스의 정수를 담는다. 특히 이들은 특정 포지션 없이 발매곡마다 멤버 특색에 맞게 다양한 파트를 오간다. 그래서 신작 때마다 은근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과거에 머물지 않고 발전을 거듭하겠다는 각오를 가장 적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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