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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광일, 힙합의 다양성을 알려준 래퍼

조광일, 사진제공=CJ ENM
조광일, 사진제공=CJ ENM

관심과 질투를 동시에 받았던 소외자. 래퍼 조광일에 대한 힙합신의 시선은 그랬다. 지난해 속사포랩의 정점인 '곡예사'로 힙합신과 대중 관심을 모두 이끌었지만, "장점도 단점도 빠르다는 것. 할 줄 아는 건 속사포랩뿐"이라는 동료 래퍼들의 힐난을 받던 그였다. 플로우가 없는, 그저 빠르기만 한 멋없는 랩이라는 이유에서였다. 

힙합은 분명하게 취향을 타는 음악이다. 그래서 세부 장르만 여러가지고, 요즘 트렌드는 싱잉랩 등의 감성적이면서도 플로우가 유려한 것들이 사랑받는다. 그에 반해 조광일은 빠른 속사포와 한국어의 파열음으로 타격감을 주는 랩을 한다. 말의 거친 세기와 속도로 압도하는 식이다. 요즘 래퍼들은 잘 선호하지 않은, 심지어 촌스럽다고 여겨지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동료 래퍼들은 조광일의 랩을 예술이 아닌 기술로 치부하며 자신들의 커뮤니티에서 은근한 배제를 해왔다.

Mnet '쇼미더머니10'에서도 마찬가지의 시선이 존재했다. 과거 조광일의 랩스타일을 지적하며 디스전을 벌였던 키츠요지와의 대립과, 1대1 배틀을 하게 된 에이체스가 초반에 보인 속사포랩에 대한 비아냥과 적대감. 조광일이 '쇼미더머니10'에서 거쳐야했던 과제는 다음 단계를 향한 배틀뿐 아니라, 동료들의 시선을 감내해야하는 무게감도 동반됐다. 그리고 결국 조광일은 자신의 음악이 틀리지 않았음을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쟁취해냈다. 속도는 거들뿐 더 큰 음악성이 있음을 증명하며 말이다. 그는 지금 분명하고도 확실한 2만7000명 중 1등이다.

조광일, 사진제공=CJ ENM
조광일, 사진제공=CJ ENM

'쇼미더머니10'에 도전한 것부터가 힙합신의 이슈였어요. 출연 결심을 했을 때 결승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었나요?

"'쇼미더머니'는 원래 좋아하는 프로그램이기도 하고, 그런 프로그램에서 제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출연을 결심했습니다. 결승까지 특별한 마음을 먹었던 것은 없고, 매 라운드 라운드마다 '최선을 다해서 좋은 모습 보여주자' '이 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자'라는 생각만 했습니다."

방송 출연을 통해 바뀌고 성장한 부분도 있을 듯해요. 장르나 주제의 다양성을 보다 넓게 볼 수 있는 쇼인 만큼 어떤 변화가 있었을 지 궁금해요.

"그동안 회사 식구들이나 곁에서 함께 음악 활동을 했던 동료들이 있긴 하지만, 이렇게 외부에서 새로운 음악을 하는 동료들을 만난 기회가 참 좋았어요. 낯을 많이 가려서 처음엔 어색한 부분도 있었지만 잘 풀어주신 개코, 코드쿤스트 프로듀서님들과 코코 팀 동료들 덕분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어요. 다양한 장르를 구사하는 동료들을 만나면서 그동안 하지 않았던 스타일의 무대도 해봤고,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과 함께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두 프로듀서와의 시너지가 참 좋았는데 처음부터 코코 팀을 염두에 뒀던 건지요? 

"네, 코코 팀을 처음부터 생각하긴 했습니다. 평소에도 워낙 좋아하는 선배님들이셨고 제가 함께하고 싶은 음악의 방향이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코코 팀에 합류한 뒤부터는 아무런 걱정이 없어졌습니다. 너무 많은 부분들을 세세하게 신경 써주셨고, 저에 대한 분석도 조언도 많이 해 주셔서 많이 발전할 수 있게 도와주셨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쇼미더머니10' 무대를 꼽자면요.

"전체적으로 모든 곡을 떠올려 보자면 아무래도 팀 미션 첫 곡이었던 'Wake up(웨이크 업)'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쇼미더머니10'에 참가한 순간부터 쭉 혼자만 감당해오던 각 과정에서 많이 외로웠는데 처음으로 팀이라는 게 생기고 음악적 교류를 함께 할 수 있는 동료들이 생겼다는 게 좋았어요." 

조광일, 사진제공=CJ ENM
조광일, 사진제공=CJ ENM

'쇼미더머니' 촬영이 강행군으로 유명해요. 파이널 무대까지의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듯한데요.

"그저 매 라운드에 주어지는 과제에 최선을 다해 집중했던 것 같아요. 다음 무대나 이 무대의 결과를 걱정하기보다는 지금 당장 내 앞에 주어진 상황에 집중하고 최선의 결과물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우승자로서 다음 시즌 참가자들의 위한 한 마디 조언을 한다면요?

"다음 시즌 도전자들에게 작은 조언을 드리자면, 주변의 다른 참가자들과 경쟁에 집중하기보다는 본인에게 좀 더 집중하고 어떻게 하면 나만이 보여줄 수 있는 무대를 잘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시즌10 동안 모든 우승자들의 커리어가 다 잘 풀린 건 아니에요. 오히려 우승자라는 타이틀이 아티스트의 마음과 행보를 무겁게 한 경우들이 있었어요. 청사진과 음악적 목표가 있다면요?

"커리어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를 순 있겠지만, 앞으로 돈을 엄청 더 많이 벌고 지금보다 훨씬 더 유명해지고 하는 것들이 저의 목표는 아니에요. 저는 그저 지금처럼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계속 만들고, 즐겁게 오래도록 음악을 해 나가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커리어에 대한 부담보다는 더 좋은 음악들로 여러분들을 찾아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생방송 우승 소감 이야기할 때 다 하지 못했던 말이 있다면요?

"'쇼미더머니10' 안에서는 저를 항상 먼저 생각해 주시던 피디 작가님들, 프로듀서 코코 형들, 신스 누나, 태버 형, 아우릴고트, (안)병웅이 정말 고맙고요. 저를 서포트해 주시는 디핀칼즈 레코즈 우리 회사 식구들, 항상 저를 믿어주는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어요. 감사한 분들이 너무 많아 앞으로 천천히 감사 인사를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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