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  지난호

NO. 96 2015 Jun 08 ~ 2015 Jun 12

Special: 한국이 싫어서 대한민국은 여러모로 놀라운 곳이다. 총면적 99,720㎢, 세계 109위밖에 되지 않는 이 작은 땅에서는 일어날 것이라고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다. 낮밤을 가리지 않고 일해도 삶은 나아지지 않고 매해 부동산 가격과 실업률은 치솟으며, 제대로 된 매뉴얼이 없어 벌어지는 참사는 돌림노래를 부르듯 반복되고 또 반복되는 데다 각종 혐오와 차별은 점점 더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1988년 올림픽 개최,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 아시아는 물론 유럽까지 휩쓴 한류 등 세계 속의 대한민국은 작지만 매운 고추처럼 묘사되곤 하나 정작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행복과 자긍심을 느끼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몇십 년 동안 급격한 개발이 진행돼온 탓인지 더 이상 세상의 흐름을 따라가는 데 지쳐버린 듯한, 그래서 조로(早老)해버린 것 같은 나라. 우리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격려하기보다 점차 소진되고 낙심하며 분노하게 만드는 이곳을 정확하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호기심에 이끌려 방문하는 히치하이커는 물론, 여기서 태어나고 자란 이들 모두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길 바래본다. 거의 모든 분야에 적신호가 켜져 있는 이 땅에서 사소한 아름다움이나마 찾아내고 만족할 것인가, 바꾸기 위해 힘쓸 것인가, 참지 못하고 떠날 것인가는 결국 독자 여러분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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