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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redit 아이즈(ize)
  • 입력 2016.08.1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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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지상주의]

“대중들은 지들이 좋아하는 것만 밥상에 올려줘야 먹는당께.” 현재 네이버 조회수 1위를 기록 중인 웹툰 [외모지상주의] ‘축제’ 편에서 뛰어난 랩 실력을 지녔지만 못생긴 편덕화 대신 주인공이자 잘생긴 박형석에게 명함을 건네는 대형 기획사 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제목 그대로 사회에 만연한 외모지상주의를 보여주고 비판하기 위한 이 장면은, 하지만 어떤 면에선 [외모지상주의]라는 작품이 실제 대중에게 취하는 태도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못생기고 힘도 약해 심한 괴롭힘을 당하다가 전학을 선택한 주인공 형석(이하 형석A)이 잠이 들 때마다 잘생기고 강한 육체를 얻어 새로운 형석(이하 형석B)의 삶을 병행한다는 설정에서 출발하는 이 작품은 설정 자체의 통쾌함부터, 다양한 스타일의 꽃미남들, 여성 캐릭터들의 노골적인 노출, 만화 [홀리랜드]를 연상시키는 학생 파이터들의 액션, 형석B에 대한 홍재열의 동성애적인 코드, ‘중고나라’와 아프리카 TV BJ 등의 동시대적인 이슈까지, 다양한 취향을 고려한 요소들로 빼곡하게 채워진 종합선물세트다. 해당 작품을 연재 중인 박태준 작가는 블로그를 통해 “제가 생각하는 만화는 오로지 재미있는 것 하나”라며 대중적인 재미를 가장 고려한다고도 말했다. 이처럼 [외모지상주의]는 작품 안에서 대중을 외모지상주의에 빠진 존재들이라 비판하는 동시에, 작품 바깥에선 대중의 사랑을 받는 걸 최우선으로 한다. 이 모순은, 쉽게 봉합되지 않고 삐걱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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