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  지난호

NO. 126 2016 Jan 11 ~ 2016 Jan 15

SPECIAL | [원펀맨]

만화 [원펀맨]의 주인공 사이타마의 세계는 평평하다. 세상을 파괴하는 재해 혹은 괴인의 레벨이 매겨지고 이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공식 히어로들 역시 능력에 따라 C, B, A, S로 랭크되는 만화 속 세상이지만 어떤 상대도 주먹 한 방으로 끝낼 수 있는 ‘원펀맨’ 사이타마에게 이 모든 구분은 무의미하다. 그에게 있어 A급 히어로 두 명을 처참히 꺾은 괴인 다시마 인피니티와 싸우는 건 다시마를 공짜로 얻는 것 정도의 의미다. 작화가 무라타 유스케의 화려한 액션 연출과 대충 그린 사이타마의 긴장감 없는 얼굴의 언밸런스는 그 자체로 [원펀맨]의 세계를 요약해준다. 신념과 신념, 능력과 능력이 부딪히며 치열하게 경쟁하는 히어로 대 괴인의 세계와 압도적인 힘으로 그 경쟁에서 벗어나 관조하는 사이타마의 세계. 마치 사이타마는 소년만화 혹은 히어로 장르 만화를 시큰둥하게 읽는 독자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작 현실의 만화 독자들에게 [원펀맨]은 ‘원나블’로 통칭되는 [원피스], [나루토], [블리치] 시대 이후 가장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것도 바로 그 ‘원나블’의 방식을 파괴하는 방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