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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승관, ‘K팝학과 부교수’의 치명적인 매력

2021.06.09

사진제공=플래디스

정글 같은 연예계에서 오래도록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매해, 분기마다 수많은 아이돌이 데뷔하지만, 그 가운데 대중의 관심 속에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는 이들은 손에 꼽힌다. ‘일단 눈도장 찍고 봐야’하는 그들의 세계에서는 어떤 이벤트로건 주목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를 이어가려면 결국 ‘본업을 잘해야’ 한다.

 

그룹 세븐틴의 메인보컬 (부)승관. 그를 처음 본 건 세븐틴으로 데뷔한 이후다. 정확한 날짜는 잊었지만 ‘역시 노래는 광창력(광대에서 나온다)’이라는 말을 곱씹은 기억이 있다. 노래 가사를 고스란히 전달하는 깊은 감성, 귀가 탁 트이는 시원하고 안정적인 보컬은 칼군무로 유명한 그룹임에도 내 눈과 귀가 그를 쫓게 했다. 넓은 음역대를 소화하며 라이브 무대에 안정감까지 선사하는 그는 ‘믿듣보(믿고 듣는 보컬)’ 다웠다.

 

이후 여러 방송을 통해 뛰어난 걸출한 입담과 진행 능력으로 무장된 예능감도 확인했다. 이런 능력은 데뷔 전 인터넷 생방송으로 진행된 ‘세븐틴 TV’에서 이미 드러났던 것임을 뒤늦게 알았다. ‘세븐틴 TV’에서 미스터 마이크라는 닉네임으로 불렸던 그는 당시 넘치는 재치로, 밝은 웃음을 선사하며 예비 팬들을 사로잡았다.

 

'부'란 특별한  성씨로 인해 성과 관련된 많은 별명을 지닌 그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동요 ‘내 동생’이 생각난다. 물론 동요의 가사 속 별명은 고작 ‘서너 개’지만 말이다. (그에 맞춰 부르려면 “이름은 하나인데 별명은 수십 개” 정도로 개사해야 알맞지 않을까.)

 

수십 개라고 표현될 만큼 무수한 별명 중 요즘의 ‘미스터 부’를 대표하는 건 ‘부크박스(부승관+주크박스)’에서 진화한 ‘K팝 부교수’가 아닐까 싶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매주 누나와 ‘쇼! 음악중심’을 보며 K팝을 듣고 자랐고, 지금은 누군가에게 K팝을 들려주는 아이돌 가수가 됐다.


사진출처=방송캡처

 

그 덕분인지 “K팝 학위가 있다면 석사과정까지는 무난히 통과했을 것”이라 자신하는 승관. K팝을 향한 진심 어린 그의 사랑은 JTBC ‘아는 형님’에 출연했을 당시에도 확인됐다. 지난해 3월 방송에서 그는 ‘전주 1초 듣고 맞히기’ 퀴즈 일인자 김희철에게 도전장을 내밀어 팽팽한 접전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무엇보다 전주를 듣고 노래 제목을 맞히는 것에 머물지 않고  포인트 안무까지 완벽히 소화해, 김희철로부터 “내 시대를 너에게 물려줄 수밖에 없다”는 극찬을 얻었다.

 

승관의 K팝 사랑은 지난해 세븐틴 채널에서 진행된 V라이브에서도 빛을 발했다. 말 그대로 ‘터졌다’. 당시 ‘위 리멤버 K팝’(We Remember K-pop)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V라이브는 그가 즐겨 듣던 K팝을 시청자에 소개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는 SBS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의 ‘숨듣명(숨어서 듣는 명곡)’, ‘탑골가요’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승관이 청소년 시절 가수의 꿈을 키우며 들었던 K팝을 훑고, 직접 노래를 부르며 안무까지 보여줬다는 점에서 결을 달리했다.

 

부크박스다운 선곡과 지식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팬까지 사로잡은 그는 노래에 얽힌 자신의 어린 시절을 곱씹기도, 연습생 시절과 얽힌 곡에 대해서는 안무를 숙지하지 못해 곤란했던 경험을 털어놓기도 하며 시청자와 소통했다. 여기에 오랜 시간 쌓인 K팝에 대한 그의 해박함이 더해져 ‘K팝학과 부교수’라는 또 다른 별명을 탄생시켰다. 입소문을 탄 부교수의 ‘K팝 수업’은 첫 방송 후 트위터 실시간 검색어를 차지했고,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에 그가 추천한 노래들이 실시간 검색어로 등장하는 파급효과로 이어졌다. 3회까지 진행된 ‘위 리멤버 K팝’의 누적 시청자 수는 1000만 명을 넘겼으며, 방송 시간은 무려 7시간 이상이다.


사진출처=방송캡처


‘K팝학과 부교수’의 활약은 ‘문명특급’으로도 이어졌다. ‘문명특급’의 2021년 프로젝트 ‘컴눈명(다시 컴백해도 눈감아줄 명곡)’ 특집에 ‘K팝 고인물(한 분야에서 높은 경지에 이른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로 등장한 것. 다수의 아이돌과 함께한 방송에서 승관은 닉네임 값을 톡톡히 하며 거론되는 노래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이후 부교수는 티빙 오리지널 ‘아이돌 받아쓰기 대회’(이하 ‘아받대’)로도 활동 반경을 넓혔다. 원더걸스 찐팬으로 유명한 그는 ‘아받대’ 첫 화에서 원더걸스의 노래가 문제로 등장하자 “내가 원더풀(원더걸스 팬클럽) 출신”이라며 당당한 자신감을 보였고, 톡톡히 자신의 몫을 해냈다. 또 디저트 게임마다 1, 2위를 다툴 만큼 재빠르게 정답을 외치고, 완벽한 퍼포먼스까지 소화해 맛있는 간식을 맛봤다.

 

아이돌의 기본 중 하나인 가창력을 바탕으로 퍼포먼스 팀을 위협(?) 하는 춤 실력, 버논의 래핑도 거뜬히 소화해 부논(부승관+버논)이란 별명까지 획득한 랩 실력, 어디서도 빠지지 않는 진행력과 예능감, 이 모든 걸 미소 넘치는 얼굴로 소화하는 부승관은 명성만큼이나 어느 누구도 쉽사리 도전장 내밀 수 없는 ‘K팝 학과 부교수’ 답다.


부승관은 앞에 열거한 것처럼 출중한 실력으로 팀을 넘어 K팝신에서 고수의 위치에 등극했다. 그러나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그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가장 큰 이유는 치명적인 인간적 매력이다. 누구나 우울할 때 함께 있으면 웃게 만들며 기분을 금세 좋아지게 할 특유의 밝은 에너지가 그를 '대세'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런 인간적 매력 덕분에 많은 여성들이 힘들 때 기대고 싶은 '워너비 남사친', 에너지가 방전됐을 때 곁에 있으면 금방 '만땅'으로 채워줄 것만 같은 '정신적 보조 배터리' 등 그에게 붙여지는 수식어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화수분 같은 매력의 소유자 부승관에게 대한민국이 중독돼가고 있다. 이 때문에 'K팝학과 부교수'의 강의에 수강신청하려는 이들의 대기줄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부교수님, 그래서 다음 수업은 또 언젠가요?”

 

조이음(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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