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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영, '안티팬'으로 보여준 '다만세'

2021.05.28
사진제공=네이버TV

요즘 스마트폰으로 즐보는 드라마가 하나 있다. 손안의 작은 TV로 즐기는 이 드라마는 접근의 편리함만큼이나, 킬링타임용으로 딱 좋은 소 쾌함으로 순간의 집중력을 이끌어다. 바로 네이버TV에서 공개되는 웹드라마 '그래서 나는 안티팬 결혼했다'다. 

다양한 TV 드라마와 고품의 OTT 컨텐츠를 두고 이 드라마를 찾아본 이유가 있다. 최수영 때문다. 극중 이근형 역할을 맡아 그간 보여줬던 연기의 틀을 다시 한번 깨고 도전에 나선 최수영의 모습이 상당히 궁금했다. 걸그룹 멤버로 데뷔 할 때부터 보여줬던 당당한 태도들은 배우로 활동하며 다양한 면면으로 더욱 꽃을 피우고 있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아찔한 변주로 그 기대감을 충족시키고 있다. 

후준(최태준)과의 서서히 스며드는 사랑의 장면들을 비롯해 망가질 땐 또 거침없이 민낯을 드러내는 모습이 퍽 인상적으로 와닿았다. 극중 평범한 잡지사 기자가 톱스타와 사랑의 빠진다는 설정은 전형적이다. 사실 판타지에 가깝다. 그러나 최수영은 근영을 현실감 있게 잘 구현하면서 불가능할 것 같던 로맨스의 세계로 시청자들을 매끄럽게 유인한다. 어색함 하나 없이 보통의 인간 이근영을 호감형으로 잘 형상화한 덕분이다.

사진제공=네이버TV

흔히 아이돌 출신들의 연기 도전은 결과물을 내놓기도 전에 편견의 시선에 놓이고 만다. 이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어쩔 수 없는 굴레이기도 하다. 더욱이 아이돌로서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던 이라면, 기대치의 상승으로 더 까다로운 잣대가 생기고 만다. 신인배우의 어색한 연기보다 아이돌 출신의 미흡함을 더욱 질타하며 '본업 덕에'라는 평가로 배역을 쉽게 따낸 듯 치부해버리기 일쑤다. 실제로 엉성한 연기를 일관하며 이러한 편견을 공고히 다져주는 인물들의 사례가 있기는 하다. 카메라 컨택포인트부터 다른 아이돌 출신들은 '멋'스러워 보여야한다는 강박적 삶을 살아온 인물들이다. 배우로서 작품에 임할 때도 이러한 강박을 고스란히 가지고 가는 경우가 많다. 배역과 어울리지 않은 짙은 화장 등의 외관이나 어색한 시선 처리와 발성 등이 그렇다. 

하지만 배우로서 카메라 앞에 선 최수영은 아이돌 출신들의 '예뻐보여한다'는 강박따윈 개나 줘버려라는 심상인 듯싶다. 배역에 따라 과감하게 민낯을 드러내는 그의 모습은, 상황에 딱 어우러지는 모습들로 현실감 있게 새 인물을 구현해낸다. 지난해 방송된 '본 대로 말하라'의 차수영과 '런온'의 서단아가 동일 인물의 연기라는 게 놀라울 정도다. 여기에 '그래서 나는 안티팬과 결혼했다'의 이근영은 또 다른 형상으로 최수영이라는 배우의 팔색조 같은 면면을 드러내며, 배우로서의 신뢰도를 올리고 있다. 매 사건마다 진심과 사력을 다했던 사명감 있는 형사 차수영, 닮고 싶은 워너비 여성의 멋스러움을 지녔던 서단아, 그리고 '할많하않'의 삶을 살아가며 억울하게 실직한 잡지사 기자 이근영의 좌충우돌 로맨스까지. 뭐하나 겹치는 게 없는 이 캐릭터들은 최수영의 강한 인내력과 만나 전혀 다른 인물들로 보는 맛을 제대로 선사했다.  

소녀시대 활동 때부터 똑부러졌던 최수영은 배우로서도 명석하게 제 자리를 잘 찾는 모습이다. 그는 전작 종영 후 가진 인터뷰에서 "소녀시대 활동으로 인내심을 얻었다. 모든 것에 유연해질 수 있는 자세는 내가 여태까지 한 그룹 활동으로 얻은 가장 큰 자산인 것 같다. 그래서 힘들어도 나락으로 떨어지지는 않는다. 나는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이 있다"는 소신을 드러냈다.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은 최수영의 높은 자존감의 방증이기도 하다. 이러한 자존감을 따라 걸어가는 최수영의 면모는 편견마저 솎아내는 아름다운 형상으로 등장만으로 달가운 배우로 나아가고 있다.

한수진 기자 han199131@iz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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