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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준, 미친 연기력으로 꽃피운 '도른자'의 영역

2021.04.28
이희준, 사진제공=tvN

tvN 수목드라마  '마우스'(극본 최란, 연출 최준배)에서 강력반 형사 고무치를 연기하는 이희준은 늘 화가 나있다. 범인과 나란히 있으면 누가 형사인지 범죄자인지 헷갈릴 정도로 무거운 에너지를 쏟아낸다. 검거한 범죄자의 뒤통수를 갈기며 눈을 희번득 거리는 모습은 지켜보는 시청자의 뒤통수마저 얼얼하게 만들 정도다.

고무치는 ‘마우스’ 등장인물 중에서 가장 비현실적인 서사를 지닌 인물이다. 어린 시절 최상위 사이코패스인 프레데터에게 부모를 잃고, 겨우 함께 살아남은 형마저 또 다른 프레데터에게 살해당하는 비극의 주인공이다. 그래서 아픈 과거를 숨기기 위해 술을 마시고 거친 행동으로 내면의 아픔을 포장한다. 고무치의 강압적인 체포 과정에 범죄자가 "경찰이 이래도 돼? 돌았어?"라는 불만을 쏟자 "그래 나 돌았다. 완전 쳐 돌았어"라고 말하는 장면은 더 이상 잃을 것 없는 밑바닥까지 떨어진 극한의 심리를 엿보게 한다. 이는 상 앞이라고 다르지 않다. 악행을 처단하는 과정 앞에선 상대를 가리지 않고 인정사정 없이 꼿꼿하게 구는 '직진남'이. 이 가운데 이희준의 연기는 마치 '저 세상 미친놈'처럼 느껴질 수 있는 고무치를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로 만들어주며 몰입도를 높인다. 

극 후반부를 달리고 있는 '마우스'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시청자들을 충격과 공포로 빠뜨리고 있다. 마냥 착한 줄 알았던 정바름(이승기)의 정체가 사실 평범한 척 연기하며 살아온 프레데터였다는 것이 밝혀졌고, 고무치는 정바름의 진짜 실체에 코앞까지 다가섰다. 간간히 보이던 정바름의 서슬퍼런 눈빛은 아예 대놓고 살기를 띠고 있고, 고무치는 혼돈의 상황 속에서 눈에 불을 켜고 고군분투 중이다. 칼과 방패의 첨예한 대립이 펼쳐지며 추적극의 쫀득한 전개가 절정의 몰입도를 자아내고 있다. 특히 증거를 남기지 않고 도시 곳곳에서 살인을 즐기는 정바름의 과감함은 다소 판타지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극단적이지만 두 배우의 호연만으로 서사를 탄탄하게 응축시키고 있다.
 
이희준, 사진제공=tvN

이중 이희준의 활약은 '마우스'를 이끄는 동력이 될 만큼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산한다. 캐릭터가 드센 만큼 거의 매신마다 동적으로 묘사되고 있지만 이중에서도 제일 큰 폭발력이 드러낸 건 5회에서다. 프레데터에게 목숨을 위협 당하던 형의 죽음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던 바로 문제적 그 장면이다. 이희준은 새끼를 잃은 한 마리 짐승처럼 처절하게 울부짖으며 시청자를 과몰입의 세계로 이끌었다. 그의 대체 불가한 진면목이 드러난 장면. 그를 위해 만들어진 배역처럼 이희준은 고무치 자체가 되어 처절한 감정들을 폭포수처럼 쏟아냈다. 울림 있는 목소리 톤부터 분노와 슬픔이 뒤섞인 표정까지 위험에 직면할수록 미세하게 달리지는 섬세한 감정 묘사는 모두를 감탄하게 만들었다. 

이희준은 대중의 눈도장을 찍은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능글맞고 매력적인 순정남을, ‘직장의 신’에서 진정성 넘치는 샐러리맨을, ‘유나의 거리’에서는 보기 드문 착한 사나이를 연기하며 착한 역할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반면 영화에선 바이브를 달리했다. 영화 ‘최악의 하루’에서는 특별출연임에도 멜로 역사상 희대의 진상을 연기해 관객들의 뇌리에 깊게 남았고, ‘여교사’에서는 욕이 저절로 나오게 만드는 김하늘의 민폐 남자친구를 연기했다. ‘남산의 부장들’에서는 25kg를 증량해 내외적인 변신을 동시에 꾀하며 다소 무거운 분위기로 관객과 마주했다. '마우스'는 이런 이희준의 연기의 경계를 깨고 또 다른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드라마 속 선역의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영화 속 짙게 그려졌던 어두운 면모를 동시에 구현하며 또 다른 연기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캐릭터에 따라 내재된 표현력을 매치하는 센스가 매우 뛰어남과 동시에, 열연로 요즘 시청자의 환는 '도른자'역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캐릭터에 대한 밀도 높은 연구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희준의 연기력을 건강하 발아시키며 어느새 믿고 보는 배우로 대중에게 스며들었다. 감정을 실으면서도 모든 대사를 또렷하게 발성해 상황을 정확히 전달하는 그의 기 방식은 어떤 캐릭터 갖다 놔도 정석이 될 만큼 참 바람직하다. 어느 작품에서 봐도 반가울 이희준의 활약은 이제 막 싹을 피웠다.

한수진 기자 han199131@iz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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