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리티

'괴물'이어도 설레는 '여진구 오빠'

대선배 신하균에 밀리지 않은 연기로 호평받아

2021.03.30

사진제공=JTBC


※ 드라마 내용에 대한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배우 여진구의 선택은 항상 옳았다. 그의 연기변신은 이번에도 합격점을 받았다.   


새로운 작품,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여진구는 현재 JTBC 금토드라마 ‘괴물’(극본 김수진, 연출 심나연)로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종영까지 4회만을 남겨둔 이 드라마에서 여진구는 경찰청 차장 아버지를 둔 엘리트 형사 한주원 역을 맡아 혼신의 열연을 펼치고 있다. 한주원은 세상을 경계하고 냉소적인 면모를 지닌 인물. 20년 전 벌어진 연쇄 살인사건의 비밀을 풀기 위해 만양에 내려온 그는 파트너인 이동식(신하균)과 어딘지 모르게 수상쩍은 마을 사람들의 이면을 추적한다..

 

극의 배경이 되는 가상 공간 만양에서 한주원은 이방인이자 관찰자로 유하며 진실 찾기에 몰두한다. 극의 전반부는 연쇄 살인범을 잡기 위해 스스로 괴물이 된 이동식을 쫓는 한주원의 시선이 담긴다. 만양파출소 전입 첫날부터 이동식과 대립각을 세운 한주원. 사실 그가 만양을 찾은 이유는 20년 전 벌어진 연쇄 살인의 범인이 이동식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실마리를 찾으려 벌인 함정 수사 당시 접촉했던 인물마저 범인에 의해 처참하게 살해되고, 이 같은 비밀을 이동식에게 들킨 한주원은 자책감으로 괴로워하면서도 진실 추적에 대한 의지와 집념을 불태운다.


사진제공=JTBC


이 과정에서 한주원은 이동식이 범인으로 지목됐던 과거 연쇄 살인의 범인을 쫓고 있었고, 범인을 찾기 위해 스스로 괴물화했다는 걸 알게 된다. 뒤이어 펼쳐진 후반부에서는 비밀을 풀기 위한 한주원과 이동식의 괴물 같은 공조가 긴밀하게 이뤄져 긴박감을 자아낸다.  

 

특히 이 드라마는 방송 전부터 여진구와 신하균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았다. 여진구가 영화 ‘예의 없는 것들’(2006)에서 신하균의 아역을 소화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9살이었던 여진구는 촬영 당시 신하균과 마주하지도 못했기에 “꼭 선배님과 같이 작품을 하고 싶었다”는 소망을 여러 차례 털어놨다. 그의 오랜 바람은 ‘괴물’을 통해 이뤄졌다. “내 아역이 이렇게 멋있게 클 줄 몰랐다”고 감탄한 신하균은 평소 순둥순둥하지만 카메라만 켜지면 눈빛이 변하는 여진구로 인해 ‘괴물’ 현장에서 “매일 가슴 졸이며 연기했다”고 곱씹었다.

 

그런 여진구를 두고 신하균을 비롯한 ‘괴물’ 배우들은 ‘연기 괴물’이라 칭하기도 했다. 아닌 게 아니라 여진구는 ‘괴물’을 통해 인생 캐릭터를 새로 썼다. 철저히 계산된 대본을 바탕으로 내면의 심리를 꿰뚫는 치밀한 해석을 거쳐 빚은 캐릭터는 절제와 폭발을 넘나드는 열연과 만나 완벽한 한주원을 탄생시켰다.

 

무엇보다 ‘연기신’이라 불리는 신하균을 상대역으로 만난 여진구는 저돌적인 연기로 ‘혹시’라는 우려도 지웠다. 철저하게 준비된 캐릭터는 어느새 체화했고, 그렇게 원칙을 중시하는, 웃음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완벽한 ‘한주원’으로 거듭났다. 특히 이동식과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를 닮아가는, 원칙을 깨부수고 판을 뒤집는 인물이 된 한주원의 변화를 여진구는 진폭이 큰 연기로 그려내 호평받았다.


사진제공=JTBC

2005년 영화 ‘새드무비’로 데뷔, 빗속에서 노란 우비를 입고 “엄마 죽지 마”라며 울부짖는 연기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제대로 자극했던 여진구. 이후 드라마 ‘일지매’ ‘타짜’ ‘자이언트’ ‘해를 품은 달’ ‘보고싶다’ 등 주요 드라마의 주인공 아역을 도맡아 폭넓은 연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해를 품은 달’(2012)에서는 심연을 울리는 목소리와 눈빛, 호소력 짙은 연기로 시청자를 설레게 했다. 여느 아역배우들의 귀여움과 달리 그는 소년미에 더해진 남성미로 ‘나이와 상관없이, 잘생기면 다 오빠’라는 우스갯소리가 유행하는데 큰 몫을 했다. 오죽하면 많은 팬들이 이름을 ‘여진구 아닌 여진구오빠’라고 불렀을까.

 

성인이 된 후에도 여진구는 드라마 ‘대박’ ‘써클: 이어진 두 세계’ 등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드라마 ‘왕이 된 남자’를 통해 처음으로 1인 2역에 도전, 압도적 기량을 자랑했다. ‘호텔 델루나’를 통해서는 빈틈없는 연기력으로 폭발적인 흥행을 이뤄냈다.

 

묵직하고 선 굵은 연기도, 웃음이 기반이 되는 가벼운 연기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 여진구. 극에 대한 장르적 구분도, 개념적 구분도 여진구에겐 그저 ‘나눔의 기준’일 따름이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고, 극과 극 캐릭터도 완벽히 소화할 수 있는 배경에는 어린 시절부터 쌓아온 탄탄한 연기력이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눈빛만으로도 캐릭터의 서사를 완성시키는 연기력에 심연을 울리는 목소리, 심지가 단단해 보이는 믿음직한 비주얼이 빚어내는 매력의 앙상블이 벌써부터 그의 다음 작품을 기대케 한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변화의 진정한 재미를 아는 배우. 그 가운데 성장을 이뤄내는 여진구의 탄탄한 필모 쌓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조이음(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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