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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 키, '만능열쇠'의 네버엔딩 업데이트

2021.03.10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재는 노력하는 자를,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고 했던가. 샤이니(SHINee) 키(Key)의 전천후 활약을 볼 때마다 이 말이 몇 번이고 떠오른다. 자신의 업(業)을 즐기고, 노력까지 아끼지 않는 그의 면면에 천재성마저 보이기 때문이다. 

 

빛나는 샤이니의 정규 7집 ‘Don’t Call Me’(돈트 콜 미) 활동이 막을 내렸다. 세 멤버(온유·키·민호)의 군백기 이후 2년 6개월 만에 발표한 이번 앨범을 통해 샤이니는 처음으로 힙합 기반 댄스곡에 도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오랜만에 함께하는 그룹 활동인 만큼 열심히 하지 않은 이가 없겠지만, 이번 활동에서 누구보다 이목을 집중시킨 멤버를 꼽는다면 키가 아닐까 싶다. 그는 K-POP 무대에만 존재한다는 ‘엔딩 요정’이라는 단어마저 ‘키 화’ 시켰다.

 

평소 엔딩 요정이 되면 ‘특유의 숨찬 표정과 치명적 눈빛’을 보여주고 싶었다던 키. 이전부터 카메라를 귀신같이 찾아내 ‘키메라(키+카메라)’라는 별명까지 가진 그였지만, 컴백 무대 당시 마지막 샷에 자신이 잡힌 줄도 몰랐단다. 한발 늦게 엔딩 카메라가 자신에게 향한 걸 알았지만, 하필 숨도 차지 않았단다. 그래도 샷을 받은 만큼 “제대로 했다”는 키다. 컴백 무대 엔딩을 화려하게 장식한 키는 ‘Don’t Call Me’ 활동 내내 엔딩 요정으로 빛을 발했다. 이는 다른 가수마저 “컴백하면 해봐야지”라며 ‘키 버전 엔딩’을 욕심내게 할 만큼 관심을 끌었다.

 

키는 ‘만능열쇠’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엔터테이너다. 보컬, 댄스, 랩 등 아이돌 적 면모는 물론 연기, 예능감, 진행 능력까지 두루 갖췄다. 하지만 지금처럼 오롯이 제 이름을 각인시키기까지 그는 많은 눈물을 삼켜야 했다. 여러 명이 한 그룹으로 데뷔하지만, 무대 위 스포트라이트는 멤버 모두를 공평하게 비추지 않는 까닭이다. ‘다섯 멤버 가운데 만년 검색 순위 5위’라는 결과는 대중의 관심이 그만큼 그에게로 향하지 않는다는 방증이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고, 음색·외모 등을 타고난 이들과 비하면 자신은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데뷔와 함께 현실의 벽에 부딪힌 그는 ‘나다운 것’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겠다고 결심했다. 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자신을 드러낼 방법과 이를 연결 지었다. 패션 관련 개인 스케줄이 하나둘 늘어나며 패션 업계에서 인정받은 그는 샤이니 무대의상 스타일링을 하고 싶다는 꿈을 드러냈다. 자신이 생각하는 의상 컨셉트, 연출 기획 등을 PPT로 만들어 어필했고, 결국 샤이니 의상 디렉터가 되고 싶었던 꿈을 이뤘다.

 

옷을 좋아하고, 패션 업계에서 먼저 알아본 아이돌. 의상 디렉터로 자신이 속한 팀의 무대 의상에 의견을 내고 그 옷을 입히고 입는 아이돌. 제 가치를 증명하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그의 속내를 모르는 이들은 ‘외도’로 오해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키는 과거 한 강연회에서 “내 최종 목표는 모든 관심이 무대로 비치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가수 외의 활동으로 대중에게 많이 노출되고 그 관심을 샤이니로 이어가겠다는 의미임을 확실히 한 것이다.

 

그리고 그의 계획은 현실이 됐다. 탄탄한 입담과 순발력은 Mnet ‘엠 카운트다운’ MC로 이어진 것. 2015년 1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이 자리를 지킨 키의 기록은 ‘엠 카운트다운 최장수 MC’로 여전히 남아있다. 또한 2018년 첫 방송을 시작한 tvN ‘놀라운 토요일-도레미 마켓’에서 키는 가사를 척척 듣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추리해내는 에이스로 주목받았다. ‘키어로(키+히어로)’의 활약은 프로그램이 자리잡는데 큰 몫을 했고, 군백기 이후 지금까지도 고정 패널로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됐다.

 

샤이니의 만능열쇠로 다진 짱짱한 성량을 바탕으로 키는 여러 뮤지컬 무대에도 도전했다. ‘캐치 미 이프 유 캔’ ‘보니 앤 클라이드’ ‘삼총사’ ‘조로’ 등에 출연했다. 2016년에는 영화 ‘지구를 지켜라’를 리메이크한 연극 ‘지구를 지켜라’에서 주인공 병구 역을 맡아 초연부터 재연까지 성공했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무대를 통해 연기 경험을 쌓은 키는 2016년 방송된 tvN 드라마 ‘혼술남녀’로 드라마에도 데뷔했다. 대본상 표준어를 사용하는 인물이었던 김기범은 키와 만나 찰진 경상도 사투리를 사용하는 지방 출신 금수저 캐릭터 김기범으로 변모했고, 키는 자연스러운 사투리 연기로 호평받았다. 첫 드라마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이듬해 방송된 MBC ‘파수꾼’에서 천재 해커 공경수 역으로 활약, 그해 그리메상 신인상의 영광을 안았다. 2019년 영화 ‘뺑반’을 통해 스크린에도 데뷔했다.

 

누구보다 바쁘게 달려온 14년. 그 사이 하나의 유닛 앨범과 솔로 앨범도 발표한 키다. 2014년 인피니트 남우현과 결성한 유닛 그룹 투하트로 한 번, 데뷔 10주년이 되던 2018년, 개인 첫 정규 앨범을 발매하고 솔로 데뷔로 또 한 번 자신의 아이돌 적 면모를 아낌없이 발산했다.

 

키의 오른쪽 눈썹에는 어린 시절 자리한 흉터가 있다. 마치 스크래치 같은 흉터를 메이크업으로 채우고 활동했던 그는 ‘나답게 살자’는 결심과 함께 이를 자연스럽게 노출하기 시작했다. ‘빈칸이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꼭 모든 걸 채우지 않아도 괜찮은 것 같다’고 마음을 바꾸자 가리고 채워야 했던 흉터는 어느새 그의 시그니처가 됐다.

 

시선을 달리하면 다른 세상이 보인다고 했다. 자신의 예명처럼 샤이니의 키로 빛을 내는 오늘은 제 앞에 드리운 벽에 좌절하기보다 ‘또 다른 방법’을 찾는 그의 시선 틀기에서 시작됐다. 단단한 만능열쇠의 한계 없는 업데이트는 그렇게 오늘도 계속된다.

 

조이음(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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