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뭐하니’ 유재석을 괴롭혀 달란 말이야!

2021.03.02

'놀면 뭐하니' 유재석, 사진제공=MBC

“100%는 아니더라도 10%라도 새로움이 있는, 지금 하는 것보다는 다른 걸 해보고 싶다.”


유재석은 MBC ‘놀면 뭐하니’의 첫 방송을 앞두고 이런 말을 했다. 웬만한 것들은 다 해본 베테랑이라 새로운 것이 가능할지 의문이었다. 바르고 정직한 이미지의 국민 MC란 타이틀도 이런 프레임에 한몫했다. 하지만 괜한 기우였다. 유재석은 김태호 PD예능에서 유니버스를 처음으로 구축하며 MBC ‘무한도전’ 시절의 영광을 재현했다. 다양한 부캐(부가 캐릭터)들은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선사했고, 이는 ‘유산슬 프로젝트’ ‘싹쓰리’ ‘환불원정대’ 등 에피소드가 지날수록 힘을 더했다.


최근 회차에서 유재석은 ‘카놀라 유’와 ‘러브 유’라는 부캐로 등장했다. ‘카놀라 유’는 지난 연말 시상식에서 개그 무대를 잃은 후배들의 재기를 소망하던 그의 바람으로 기획된 부캐다. ‘카놀라 유’는 직업군을 더 확장해 개그맨뿐 아니라 배우, 가수까지 영역을 넓혀 예능인 발굴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신선한 얼굴과 익숙한 얼굴들이 교차돼 방송에 소개됐다. 배우 김소연 조병규, 영화감독 장항준, 래퍼 이영지, 개그맨 김승혜 신규진 하준수 이은지 김해준 등 다양한 얼굴이 등장했다. ‘카놀라 유’가 발굴한 인재들은 ‘2021 동거동락’ 편에서 본격적으로 활약했다. 김혜윤, 조병규, 김승혜, 하준수, 이영지, 이달의 소녀 츄, 더보이즈 주연, 탁재훈, 제시, 김종민, 데프콘, 조세호, 홍현희 등 예능 베테랑과 유망주들이 한 데 모였다.


하지만 뚜껑을 연 ‘2021 동거동락’에 대한 시청자 반응은 영 미지근했다. ‘카놀라 유’가 첫 등장했던 75회 시청률은 12.7%를 기록했지만, 본격적으로 ‘동거동락’ 편이 방80회, 81회, 82회 방송분은 각각 9.6%, 8.8%, 6.9%로 점점 하락했다. 과거 ‘목표달성! 토요일-스타 서바이벌 동거동락’이 지녔던 고유의 향수도, 20년의 세월에 따른 새로움도 없던 탓이다. 


사진제공=MBC

신작보다 리메이크작을 볼 때 관객들의 시선이 더욱 날카로워진다는 점을 간과한 듯 보였다. ‘보자 보자 고민을 말해보자!’ 정도를 제외하면 댄스 신고식부터 방석 퀴즈, 철가방 퀴즈, 취침 후 노래 등 과거 코너들이 그대로 재연됐다. 투표로 탈락자가 발생했던 과거의 ‘동거동락’과 달리 호흡이 짧을 수밖에 없던 이번 방송에선 출연자 간의 쫄깃한 심리전이나 간절함도 없어 이전의 재미를 찾기 어려웠다. ‘놀면 뭐하니’에 이미 출연했던 인물들의 재등장도 식상한 그림을 연출했다.  


더욱 이번 편 기대에 못미쳤던 건 ‘놀면 뭐하니’에서만 볼 수 있던 유재석의 새로운 모습이 없었다는 점이다. 진행자 역할만 그쳤던 ‘동거동락’ 편 ‘놀면 뭐하니’의 흥행 요소인 유재석의 변신이 빠져 있었다. ‘MC유’는 그의 부캐가 아닌 본캐(본캐릭터)가 아닌가. 


82회에 등장한 ‘러브 유’ 역시 마찬가지다. 스튜디오에서 사연을 읽고 공감하는 데서 그친 ‘러브 유’의 활약은 그간의 부캐들에게 보여졌던 역동성이 없었다. ‘놀면 뭐하니’가 가장 재미있을 때는 유재석이 괴로워 할 때다. 트로트가수로 지방 행사를 뛰거나, 댄스 가수로 땀을 흘렸던 바로 그 모습 말이다. 유재석이 프로그램 초창기 호 PD에게 했던 말을 다시 회고해 본다.


“나를 괴롭혀줘~ 부탁이야! 나를 편안하게 놔두지 말라고.”


한수진 기자 han199131@iz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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