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승호, 응원을 부르는 청춘의 표상

'더블패티'서 방황하는 청춘 열연

2021.02.21

사진제공=킹콩 by 스타쉽

청춘이 마음껏 꿈을 꾸기 힘든 시대다. 사회 구조적 모순으로 ‘4포 세대’서 ‘5포’ ‘7포’로 현실에서 포기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늘어나 씁쓸함을 더한다. 이런 청춘들에게 무조건 ‘힘내라“ ’모든 게 다 잘 될 거야”라며 위로해주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인생을 원망하고 자포자기하게만 놔둘 수 없다. 그러기엔 인생은 분명히 열정을 바쳐 도전해볼 만큼 아름답고 가치 있는 대상이다. 청춘들에게 긍정적인 삶의 롤 모델이 될 수 있게 각자의 생활에서 최선을 다하며 묵묵히 응원해주는 게 기성세대가 할 수 있는 최선일 듯하다. 맛있는 밥 한 끼 사주며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덥혀 주면 금상첨화이고.


17일 개봉된 영화 ‘더블패티’(감독 백승환, 제작 백그림)는 매일 고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씨름유망주 우람(신승호)과 앵커 지망생 현지(배주현)가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으며 서로에게 힘과 위로가 돼주는 이야기를 담은 청춘물. 걸그룹 레드벨벳의 리더 아이린(본명 배주현)의 스크린 데뷔작으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영화가 공개된 후 존경하는 선배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방황하며 성장하는 우람을 연기한 신승호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대박을 터뜨린 웹드라마 ‘에이틴’을 시작으로 드라마 ‘열여덟의 순간’ ‘계약우정’ 등에서 호연을 펼친 신승호는 첫 주연 영화에서 투박하지만 싱그러운 연기로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한다. 개봉 당일 광화문에서 만난 신승호는 우직하면서 밝고 건강한 극중 우람과 싱크로율이 높아보였다. 연기에 대한 칭찬을 건네자 민망한지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감사할 따름이죠. 아직 부족한 게 많은데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셔 기분이 좋아요. 영화를 보고 스크린에 더 어울리는 것 같다고 해주시는데 정말 최고의 칭찬인 것 같아요. 아직 연기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신인의 입장에서 영화든 드라마든 불러주시는 것만 해도 감사하다고 생각해요.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촬영을 시작할 땐 긴장을 많이 했어요. 그러나 감독님과 제작진 덕분에 편안하게 촬영했어요. 좀더 집중하면서 연기할 수 있는 장점이 분명히 있었어요. 앞으로 스크린에서 자주 뵐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신승호가 ‘더블패티’ 속 우람의 고민과 방황을 섬세하게 그릴 수 있었던 건 개인적 경험이 도움이 됐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해온 축구를 불과 4년 전 그만두고 배우로 진로를 바꾼 그는 ‘뒤늦은 사춘기’를 겪는 우람의 성장통을 공감가게 그려낸다. 우람이 고민하는 좋아하는 것, 즉 이상과 현실의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이 뭔지 아는 것이다. 맞춤배역이 아닐 수 없다.


사진제공=킹콩 by 스타쉽


“축구를 여전히 너무 사랑하지만 어느 순간 제가 뛰는 게 행복하지가 않더라고요. 공허하고 허탈했어요. 그래서 그만두기로 마음먹었죠. 그만두고 처음에는 정말 막막하고 답답해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다 연기자 제안을 받았죠. 다행히 기대 이상으로 일이 잘 풀려나가고 있어요. 정말 감사할 따름이에요. 우람은 저의 경우와는 좀 달라요. 씨름을 그만둔 건 아니에요. 언젠가 자신도 돌아갈 거 알고 있어요. 앞만 보고 달리다 뒤늦게 사춘기가 찾아와 잠시 일탈한 거죠. 영화 속에서 우람이 제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져요.”


신승호는 영화 속에서 완벽한 씨름선수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아무리 운동선수 출신이었다고 하지만 씨름과 축구는 몸을 쓴다는 것 하나 이외엔 교집합을 찾기 힘든 종목들. 짧은 시간 안에 이태현 용인대 장사 도움을 받아 씨름 기술을 연마했고 촬영 내내 음식 조절을 하며 씨름 선수 피지컬을 만들었다. 가장 힘들었던 애로사항은 영화 속에 계속 등장하는 맛있는 음식들. 먹은 만큼 살이 찌는 스타일이라 철저한 관리가 필요했다.


“영암에서 아구찜 먹는 장면이 있었는데 정말 맛있는데 다음날 상의 탈의 장면이 있어 조금밖에 못 먹어 장말 아쉬웠어요. 현지와 처음 술 마시는 장면에서 곱창은 진짜 맛있었어요. 그래서 촬영이 끝나고 난 다음 남은 것들을 집에 싸갖고 가 구워 먹었어요. 햄버거도 원래 좋아해요. 그런데 술은 전혀 안 마셔요. 주위에선 다 말술일 거라고 예상하는데 한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져 전혀 안 마셔요. 그래서 영화 속에선 논알코올 음료로 술을 대체했어요. 씨름 기술을 배우긴 했지만 당연히 칭찬 받을 수준은 못돼요. 흉내내는 수준이었어요. 씨름 선수가 너무 날씬하지 않냐고요? 요즘 젊은 선수들은 예전과 다르게 몸무게를 무조건 늘리기보다 근육량을 늘리셔서 실제 보면 몸들이 진짜 좋으세요. 실제 선수들과 있으면 제가 왜소하게 느껴지더라고요.(웃음)”


선이 굵은 남성적인 이목구비에 187cm의 큰키, 태평양 어깨가 주는 위압감은 처음 보는 사람들을 압도할 만큼 카리스마가 있다. 그래서 이제까지 작품 속에서 ‘성격’이 좀 있는 센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다. 그러나 실제 만난 신승호는 스물일곱의 나이지만 소년의 느낌이 강하다. 환하게 웃으면 덩치 큰 아이 같다. 그래서 ‘더블패티’의 우람이 본인에 가장 가까워 보인다. '대한민국 청춘의 표상' 박서준의 어린 시절이 연상된다.


사진제공=킹콩 by 스타쉽


“실제 저는 밝은 성격이에요. 작품 속 이미지들과는 많이 달라요. 장난치는 것도 많이 좋아하고요. 생각이 많은 게 장점이자 단점이에요. 신중해질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일어나지 않은 일을 자꾸 생각하게 되는 단점도 있어요.(웃음) 친구들은 많아요. 연예인도 있고 예전 함께 축구 했던 동료들도 있어요.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에는 친구들과 함께 모여 축구하는 게 낙이었어요. 어서 코로나19가 사라져서 함께 볼 찰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신승호에게 스크린 데뷔작 '더블패티'는 어떤 의미로 남을까? 영화가 공개된 후 주연배우들에 대한 호평은 나오지만 완성도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신승호는 '흥행'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자신을 선택해준 영화에 대한 고마움으로 답을 대신했다. 


"잘 되면 좋겠죠. 그러나 그것보다 '더블패티'는 저에게는 고마운 작품이에요. 배운 것도 많고 얻은 게 정말 많아요. 감독님부터 선배배우님들까지 절 정말 많이 도와주셨어요. 고마운 것 밖에 생각이 안나요. 연기자로서 절 정말 많이 성장시켜줬어요. 오랫동안 마음에 남을 듯해요."

 

최재욱 기자 jwch69@iz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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