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리티

28년차 박진영의 '프로 N잡러' 생존기

선미-비 콜라보, PD 프로젝트, 그리고 서바이벌까지

2021.02.19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박진영은 가요계 대표 댄스가수이자 무려 61곡을 차트 1위에 올린 K-POP 히트 메이커다. 특히 여성의 심리를 꿰뚫는 작사가이면서, 컨셉트에 최적화된 음악과 무대를 만드는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따뜻하고 예리한 평가를 건네는 서바이벌 심사위원, 혹은 K-POP 산업을 리드하는 대형 기획사의 수장으로도 불린다. 여러 포지션을 동시에 소화 중인 그는 상당한 괴리감을 느끼게 하는 인물이다. 게임 전체를 읽는 감독이면서 직접 플레이어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K-POP 대표 선수. 데뷔 28년차 가수의 독보적인 존재감이다. 

가수와 프로듀서의 포지션을 번갈아 가며, 그것도 영리한 방식으로 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애제자들과 진행한 릴레이 활동은 인상적이다. 선미와는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를 연상케 하는 80년대 유로디스코를, 애제자 비와는 반가운 90년대 뉴잭 스윙 무대를 선사했다. 장르에 최적화된 파트너들과 자신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레트로 코드로 시너지를 살린 셈이다. 혼치 않은 조합에 팬들의 반응까지 뜨거운 건 당연한 일이었다. 비의 유튜브 채널 '시즌비시즌'에 박진영이 출연하면서 시작된 팬들의 응원이 협업까지 이어진 사례다. 

디스코와 뉴잭스윙으로 몸을 푼 박진영은 다시 프로듀서 위치에 섰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시작한 PD프로젝트 '하드대방출'은 "노래에 꼭 맞는 주인을 찾고 싶다"는 그의 바람에서 기획된 프로그램. 타이틀 그대로 박진영의 컴퓨터 하드 드라이브에 저장된 습작들에 어울리는 가창자를 매칭하는 프로그램이다. JYP 소속 아티스트가 아닌, 타사 가수들 혹은 신인을 대상으로 한 점이 흥미롭다. '박진영PD'라는 이름을 걸고 '박진영 작사, 작곡에 다른 가수들이 노래를 부르는 방식'의 작품집 활동이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지난 10일 공개된 프로젝트의 첫 곡 '촌스러운 사랑노래'(By 요요미)는 미국의 컨트리 음악과 한국의 트로트를 합친 '컨트롯(Controt)' 장르로 박진영이 직접 명명했다. 기본 밴드 악기들로만 녹음했고 음향 기기들도 모두 70년대에 사용하던 진공관 마이크와 프리앰프 등을 사용, 아날로그 감성을 완벽히 재현한 곡이다. 트로트 신예 요요미는 공개 오디션을 거쳐 가창자로 발탁돼 '박진영PD'와 함께 하는 첫 객원 멤버의 영광을 차지했다.

'K-POP 프로듀서' 박진영의 입지 또한 탄탄하다. 한 일본생명보험사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일본인들이 꼽은 이상적인 직장 상사' 남성 유명인 부분에서 5위를 차지한 것만 봐도 그렇다. 한국 기업의 인물이 뽑힌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는 JYP 일본 걸그룹 니쥬(NiziU)가 자국 내 국민아이돌로 성장한 덕분. 니쥬는 전원 일본인으로 구성된 걸그룹으로 지난해 발표한 싱글 1집으로 현지에서 신드롬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니쥬의 선발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 방송 당시 박진영이 건넨 따뜻한 조언과 지도방식은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5월에는 새로운 보이그룹을 찾기 위한 서바이벌 프로그램 'LOUD'도 론칭한다. 그의 새로운 파트너는 싸이다. 

이미 대중음악이 소장에서 '공유'로 가치의 중심이 돌아선 지금, 그가 주목한 건 협업을 통한 음악의 확대다. 그런 의미에서 '하드대방출'은 박진영의 다양한 장르적 접근과 더불어 신인에겐 새로운 기회를, 걸그룹 니쥬의 일본 내 인기는 'K-POP 3.0단계'(현지화 전략)를 대표하는 성공사례가 될 것이다. 여러 플랫폼의 활용, 콜라보레이션의 확장 등의 행보는 그가 얼마나 빠른 감각으로 현 시대에 적응 중인지를 보여준다. '28년차 딴따라'의 본분을 잊지 않으면서도 창작자이자 프로듀서, 엔터테인먼트의 수장으로 활동 중인 'N잡러' 박진영의 2021년 생존기다.

박영웅(대중음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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