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마음에 '골인'한 '골때녀', 정규편성 필요합니다!

2021.02.17

사진제공=SBS


‘골 때리는 그녀들’이라는 제목에 눈이 번쩍 뜨였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프로그램 설명에 ‘골(GOAL) 때리는 그녀들’이라고 적힌 것을 보니 이 같은 반응을 유도한 게 틀림없다. 2부작을 모두 지켜본 결과 여러모로 ‘골 때리는 그녀들’이었다.

 

축구하는 여자들의 열정이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SBS 설 특집 파일럿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이 상상 이상의 뜨거운 게임으로 호평받았다. 골대를 향해 골(GOAL)을 때리고, 이기고자 하는 마음만은 프로선수 못지않게 열렬했다.

 

‘골때녀’는 여성 출연자들이 팀을 이뤄 미니 축구에 도전하는 리얼 예능 프로그램. 전 국가대표 테니스 선수 전미라를 필두로 한 국대패밀리와 개그우먼으로 구성된 개벤져스, 평균 키 175.8cm의 훤칠함을 자랑하는 모델 팀 구척장신, SBS ‘불타는 청춘’ 출연진으로 이뤄진 불나방 등 나이와 직업, 신체 조건까지 다양한 네 팀이 토너먼트를 통해 우승을 가렸다.

 

총 23명의 출연진 가운데 제대로 축구를 배운 이는 개벤져스 팀의 오나미 한 명뿐이었다. 그마저도 중학교 시절 6개월 경험이 전부. 하지만 출연진 모두 선수의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준비했다. 체력도 기량도 제각각이었지만, 승부에 대한 열의로 기대 이상의 명경기를 만들었다.


사진제공=SBS


전미라는 저돌적인 슈팅과 지치지 않는 파워로 ‘골때녀’ 최초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배구 선수였던 아이린은 공을 두려워하지 않는 천생 골키퍼의 면모로 김병지를 감탄케 했다. 한혜진은 발톱 부상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을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으로 감동을 선사했다.

 

경기가 이어질수록 선수들의 승부욕은 오르고, 넘치는 열정에 출처를 알 수 없는 기술도 난무했다. 경기 내내 몸을 사리지 않는 선수들의 집중력에 중계진은 “제대로 된 축구 경기를 보는 것 같다” “경기 수준이 대단히 높다”고 평가했다. 경기인 만큼 순위는 매겨졌지만, 축구를 향한 이들의 뜨거운 마음만은 결코 등급을 나눌 수 없었다.

 

‘불타는 청춘’ 여자 제작진과 축구 대결을 벌여 3:2 승리를 거둔 바 있는 불나방 팀은 경험과 끈끈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골때녀’의 우승을 차지했다. 별명마저 ‘여자 호나우지뉴’인 박선영의 빠른 공수전환, 신효범의 단단한 수비는 우승의 일등 공신이었다.

 

‘우리동네 예체능’부터 ‘뭉쳐야 찬다’까지, 스포츠 예능은 꾸준히 사랑받았다. 스포츠가 선사하는 감동과 환희, 승패에 따른 눈물과 서사, 예능의 재미까지 모두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선수들의 성장과 승리를 향한 염원, 바람을 결과로 이뤄내기까지의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흥미롭다. 경기의 진행과 함께 더해지는 박진감과 긴장감은 덤이다.


사진제공=SBS


명절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의 특성상 짧은 시간 안에 모든 촬영이 이뤄진 만큼 커다란 감동은 기대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골때녀’에는 스포츠 예능의 흥행 보증수표가 모두 담겼다. 경기가 진행되는 사이 팀 동료는 물론 상대팀에게까지 피어난 동료애는 흐뭇함도 안겼다.

 

경기 당일에 만난 감독의 조언은 팀워크로, 골로 나타났다. 두 번의 경기만으로도 선수들은 눈에 띄게 성장했다. 중계진으로 함께한 이수근의 “2개월 후 재매치를 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다”는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이유다. 시청자 또한 그와 같은 마음으로 ‘다음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제대로 다져진 이들의 성장을, 그 가운데 펼쳐질 명승부를 보고 싶다는 바람이다.

 

‘골때녀’는 남성 중심 스포츠란 이미지가 강한 축구를 ‘여성도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인지시키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아울러 남성 중심으로 짜였던 스포츠 예능에 여성 스포츠 예능이라는 새로운 지평도 제시했다. 이처럼 의미 있는 성과는 시청률로도 증명됐다. 지난 11일과 12일 방송된 1회와 2회가 각각 8.4%, 10.2%(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 이는 설 특집 예능프로그램 시청률 1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성적표만 봐도 한 번의 특집으로 보내주기엔 아쉬움이 짙다. 익숙한 예능들 가운데 새로운 재미까지 선사한 ‘골때녀’. 정규 편성을 통해 여자 축구, 나아가 여성 스포츠를 향한 관심도 상승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조이음(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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