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리티

'루카',액션 연기라면 요즘 '대세' 이다희처럼

몸을 사라지 않는 연기로 시청자 사로잡아

2021.02.16
사진제공=tvN

배우 이다희는 뻔하지 않다. 이는 언젠가 한 번쯤 봤던 캐릭터를 소비하는 일이 좀처럼 없다는 소리다. 무려 17년 동안 거의 꾸준하게 작품 활동에 매진해온 배우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 작품 기시감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비슷한 유형의 직업군을 다시 맡게 되는 경우에, 앞선 출연작의 캐릭터를 쉬이 떠올리지 않게 하는 배우 특유의 소화력에 온전히 달려있는 일이기도 하다.

이번엔 장르물이다. 이다희는 tvN 월화드라마 '루카 : 더 비기닝'에서 강력반 형사 하늘에구름 역을 맡아, 미스터리한 힘을 지닌 지오 역의 배우 김래원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특히 '루카 : 더 비기닝'은 OCN '보이스', '손 the guest' 등을 연출한 김홍선 감독과 드라마 '추노', 영화 '해적' 등을 집필한 천성일 작가의 만남으로 시작 전부터 화제가 됐던 작품이기도 했다. 총 5회가 방영된 현재까지 5.4%~5.8% 시청률(유료플랫폼 기준, 닐슨코리아)을 기록, 어느 정도의 합격점은 이미 받아든 상태다.

극중 구름(이다희)은 형사라는 직업에 걸맞게 몸이 성할 날이 없다. 다른 형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뛰어난 실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인간 능력을 상회하는 존재와 얽혀 곤욕을 겪는 일이 유독 잦다. 덕분에 좀 억울한 민폐 캐릭터처럼 비춰지는 경우도 있지만, 실상 현업 형사들 중에 유일하게 주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움직이는 인물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어릴 적 부모님의 실종과 이에 실마리를 쥔 지오(김래원)와의 조우, 또한 인간이 아닌 그의 존재를 두고 감정이 동요하는 등 복잡한 감정선을 소화하는 모습은 단연코 인상적이다. 이를 두고 앞서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김홍선 감독은 "희로애락이 있다. 연기를 참 잘한다"며 극찬한 바 있다.

사진제공=tvN

도회적인 느낌이 묻어나는 외모와 패션계에서 탐내는 피지컬을 지닌 이다희가 스타일링에 제약이 클 수밖에 없는 형사 캐릭터를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털털함은 기본이고, 그 이상으로 놓아야 할 게 상대적으로 많은 선택지다. 이미 연기했던 SBS '미세스 캅' 민도영 형사와도 차이를 둬야 하고, 큰 사랑을 받았던 전작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차현의 매력과도 달라야 한다. 결과적으로 이다희는 그 쉽지 않은 일을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는 중이다.

지금의 시대는 이다희라는 배우에게 유리하게 기울었다. 데뷔 초 이다희는 170cm 중반대의 키와 개성 있는 외모 때문에 역할을 맡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당시에는 160cm 초반 키의 아담하고 예쁜 여자배우들이 선호됐던 것. 이다희는 오랜 시간 실력을 쌓으면서 자신의 때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강한 여성들이 드라마 속 여성상의 대세가 되면서 이다희의 피지컬과 외모가 강점이 됐다. 과거 작품 속 여성 캐릭터에게 수동적인 태도를 부여하던 사회 분위기는 이미 뒤집혔고, 과감한 도전과 자연스러운 모습 등이 대중의 눈길과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사진제공=tvN

'루카'에서 화려하지 않으면서 리얼하고 담백하게 귀결되는 액션, 시원한 뜀박질과 타격감은 이다희의 남다른 피지컬로 인해 확실히 돋보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장면이 나오기까지 액션 장면에서 대역을 거의 쓰지 않은 채 적극적으로 매촬영에 임한 이다희의 숨은 노력이 수반됐다. "액션을 정말 잘한다"는 김래원의 평은 빈말이 아니다. 눈 앞에 놓여진 기회를 꽉 붙드는 것은 철저하게 이다희의 몫이다.

'루카 : 더 비기닝' 제작진의 분발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작품이 가라앉으면, 배우만 홀로 절대 떠오를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 다소 느릿하게 흘러가는 극의 전개도 지금보다 더 속도를 내고, 얽히고설킨 복잡한 실타래와 복선들도 남은 시간 충분히 개연성 있게 풀어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그래야 이다희가 '구름'에게 쏟아낸 노력의 결실이, '루카 : 더 비기닝'과 함께 확실하게 여물 수 있다. 남보다 더 오랜 시간 착실하게 도약했던 배우 이다희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박현민(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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