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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 빛돌이들의 컴백이 기다려지는 이유

2021.02.03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그룹 샤이니가 돌아온다. 이번 컴백은 의미가 크다. 소년들은 자라 청년이 됐고, 군복무까지 마친 멤버들이 활동을 재개하며 다시 대중 앞에 섰기 때문이다.

2008년 데뷔 당시 그들의 평균 나이는 16.8세. 맏형인 온유(1989년생)가 19세였고, 막내인 태민(1993년생)은 15세 중학생이었다. 13년이 흐른 지금, 그들의 평균 나이는 30세. 4년 전, 스물 일곱 나이에 멈춰버린 고(故) 종현을 포함한다면 여전히 20대 후반이다. 

풋풋한 매력으로 시작해 이제는 완숙의 단계에 접어드는 샤이니는 오는 2월 22일 정규 7집 ‘Don’t Call Me’(돈트 콜 미)를 발매한다. ‘정규’라는 타이틀답게 다채로운 분위기를 가진 총 9곡을 꽉꽉 눌러 담는다. 이번 앨범은 그들이 2018년 9월 발매된 정규 6집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선보이는 신보다. 

샤이니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를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보도자료를 배포할 때 그들에게 수식어를 붙인다. 동방신기를 ‘K-팝 황제’, 백현을 ‘원톱 솔로’라 부르는 식이다. 이번에 샤이니에게 붙은 수식어는 ‘글로벌 K-팝 리더’다. 어느덧 데뷔 13년차로서 숱한 후배들을 이끌고 K-팝 시장을 리드하며 식지 않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들에게 적절한 수식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정확하게 샤이니를 규정할 수 있는 표현을 쓰고자 한다. ‘팬덤과 대중을 모두 아우르는 K-팝 그룹’이다.

엄밀히 말해, K-팝 시장은 기존 대중가요 시장과는 다르다. 대중가요 시장이 범(凡) 대중을 대상으로 한다면, K-팝 시장은 정확히 그들을 좇는 팬덤을 타깃으로 삼는다. 모름지기 대중가수란 연령층을 초월해 모두가 그들을 알고, 그들의 노래를 따라불러야 스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K-팝 그룹의 노래는 팬들에게만 불려도 된다. 대중가수가 10∼80대가 모두 듣고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발표한다면, K-팝 그룹은 그들의 앨범을 사는 10∼30대 팬 수십 만 명만 있어도 분명한 존재 가치를 갖는다. 

예를 들어보자. 신승훈의 ‘보이지 않는 사랑’과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이 수록된 앨범은 100만∼200만 장의 앨범 판매고를 올렸다. 이 노래는 ‘국민 가요’라 부르며 누구든 전주만 듣고도 알아 채고, 가사를 따라 부를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100만 이상의 앨범을 판 방탄소년단, NCT, 세븐틴의 노래를 따라부를 수 있는 30∼80대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결국 대중가수와 K-팝 그룹의 팬층이 확연히 다르다고 소비되는 방식 또한 다르다는 의미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샤이니는 여타 K-팝 그룹들과 다소 결이 다르다. 그들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를 넘어 유럽, 미주 지역 해외 팬들까지 들끓게 만든 명백한 K-팝 스타다. 동시에 그들은 다른 K-팝 그룹보다 훨씬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노래를 상당히 많이 갖고 있다. 

데뷔곡인 ‘누난 너무 예뻐’를 시작으로 ‘링딩동’, ‘루시퍼’, ‘줄리엣’, ‘산소 같은 너’ . ‘셜록’ 등 그들의 히트곡은 팬덤과 대중을 동시에 아우르는 마력을 갖고 있다. K-팝이 전 세계를 겨냥하기 때문에 ‘글로벌 스탠더드’(global standard)를 충족시키는 세련됨을 잃지 않으면서 전 연령층이 매력을 느낄 대중성을 갖춘다는 것. 대단히 어려운 일이기에 이를 성공한 사례는 찾기 어렵지만 그에 가장 근접한 성과를 꾸준히 내온 그룹이 샤이니다. 

일례로 방송인 전현무는 KBS 아나운서 시절부터 샤이니의 ‘링딩동’과 ‘루시퍼’ 등을 패러디하며 눈길을 끌었다. 물론 샤이니 특유의 고난도 퍼포먼스를 무난히 소화할 순 없다. 하지만 포인트를 살리는 우스꽝스러운 퍼포먼스로 전현무는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는 데 성공했다. 그가 패러디하는 대상인 ‘링딩동’과 ‘루시퍼’를 이미 전 연령층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기에 전현무의 패러디 역시 주목받을 수 있었던 셈이다. 동시에 전현무 입장에서는 샤이니의 팬들을 비롯한 K-팝 팬덤 사이에서도 그 존재감을 드러내는 기회였다.

샤이니가 기다려지는 또 다른 이유는 단연 그들의 ‘퍼포먼스’ 때문이다. 해외 팬들이 K-팝 그룹에 열광하는 이유 중 하나는 ‘군무’다. 원래 모이면 힘이 세진다. 평범한 어린이들도 운동회 때 집단 체조를 하면 장관이 연출된다. 하물며 춤사위가 좋은 가수들이 합을 짜니 그 군무를 보는 외국인들은 입이 떡 벌어진다. 

샤이니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군무 그 이상’라 감히 말할 수 있다. 그들의 퍼포먼스는 어렵기로 정평이 나 있다. 독특하고 화려한 퍼포먼스를, 그들은 아주 쉽게 소화한다. 하지만 한번 따라해보면 안다. 얼마나 고난도 퍼포먼스인지를. 

이처럼 샤이니는 투 트랙(two track)이 가능한 그룹이다. 보는 재미를 주는 동시에 운전을 하며 듣기만 해도 좋은, 쉽고 대중적이지만 결코 흔하지 않은 멜로디를 가진 노래를 부른다. 그러니 샤이니의 팬들의 충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팬들이 느끼기에, 샤이니가 SM엔터테인먼트의 다른 그룹들에 비해 내부적으로 관리를 덜 받는 ‘2순위’라는 설움까지 더해지니 팬들은 샤이니를 더 챙기고 아낀다.  

샤이니의 신보는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단순히 오랜만에 발표하는 앨범이기 때문은 아니다. 태민을 제외한 멤버들이 모두 군복무를 마친 뒤 처음 발표하는 ‘2막’과 다름없다. 게다가 지속 가능한 장수 그룹으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극강’의 보컬이었던 종현의 빈자리를 잊게 만들 완성도도 갖춰야 한다. 무엇보다, 그들을 13년 간 지켜본 팬들의 기대치가 꽤 높다. 이를 충족시킨다면, 그들의 이름처럼 여전히 반짝반짝 빛나는 샤이니의 성공담은 계속 될 것이다. 

윤준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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