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새'를 다시 비상하게 한 원동력은?

출연자 매력 살리는 신동엽의 명품진행

2021.01.18

김종국, 사진출처=방송캡처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가 '제2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지난 연말 열린 'SBS 연예대상'의 모든 상을 휩쓸며 여전한 인기를 과시했다.   


김종국이 영예의 대상, 김희철과 이상민은 최우수상. 임원희와 정석용은 베스트커플상, 탁재훈은 신스틸러상, 오민석은 신인상, 서장훈은 명예사원상을 받았고, 거기에 미우새는 최우수프로그램상에 작가상까지 받았다.


대상 수상자 김종국을 보면서 예전부터 사실 좀 의아했던 건, 90년대 인기가수였던 그가 특별히 웃기지도 않고 예능감이 뛰어나지도 않은데, 예능 프로그램에서 꾸준한 인기를 유지한다는 점이었다. 그에게서 좀 특별한 점을 찾으라면, 연예인인데 연예인같지 않게 보수적이고 고지식해 보이며 공무원처럼 성실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거기에  기운이 무척 밝고 맑다. 기운이 밝고 맑다는 것은, 설명하기 어렵지만, 어떤 사람을 볼 때 느껴지는 느낌이다. 유독 밝고 환하고 맑게 느껴지는 사람이 있고, 무겁고 탁하게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대체로 눈동자와 얼굴빛을 보면 느껴진다. 김종국의 눈빛에는 욕심이나 사심이 없어 보여서 맑아보인다. 아마도 그의 기운을 시청자들이 느꼈기 때문에 오래 인기를 유지할 수 있으리라.

 

사람은 못된 짓을 하거나 힘든 일이 있으면 눈빛부터 탁해진다. 반면에 사심이 없고 선한 사람은 눈빛도 맑고 단순하다. 그의 아버지나 어머니를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아버지의 눈빛이 김종국보다 더 맑았고 어머니의 웃는 입매도 몹시 곱고 맑았다. 몹시 선하고 정도를 지키며 착하게 살아 온 분들이라는 게 느껴졌고, 그 복을 김종국이 받고 있는 것 같았다.


김종국 어머니, 사진출처=방송캡처

 

'미우새'의 출연자들을 보면, 그 부모님들이 보인다. 그래서 더 출연자들에게 정이 가고 믿음이 간다. 타 예능방송과 차별되는 '미우새'만의 힘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나는 구나’라는 속담이 미우새를 볼 때마다 느껴진다. 부모가 출연하지 않은 신동엽이나 서장훈을 봐도 그의 부모님들이 어떤 분들인지 느껴진다. 좋은 부모 밑에서는 좋은 사람이 자라날 수 밖에 없다. 좋지 않은 부모 밑에서는 일시적으로 성공하고 돈 많이 버는 사람이 나올 순 있지만, 그 성공이 오래 간다거나 좋은 사람이 나오긴 힘들다. 좋은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더 설명을 하면 꼰대소리 들을까봐 그만두겠다.

 

김건모와 허지웅 토니안이 나올 때 한창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다가 한동안 좀 조용해진 듯싶더니, 요즘의 '미우새'는 더 강력하게 힘을 받고 재미있어졌다. 이제는 누가 나와도 다 재밌다. 나는 단연코 이 오랜 재미와 강력해진 힘은 신동엽의 공이라고 말하고 싶다. MBC 놀면 뭐하니?를 통해 여러 부캐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유재석에 비해 웬일인지 너무 조용해 보이는 신동엽도 처음엔 여러 가지 분장을 하고 개그맨의 개인기를 뽐냈다. 그러던 그가 요즘엔 MC 직에만 집중한다. '미우새'의 거의 모든 출연자들이 연예대상에서 상을 받았고, 제작진들까지 수상을 했지만, 이상하게 신동엽은 상을 하나도 받지 못했다. 그는 연예대상에서도 MC를 봤다.

 

MC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나를 죽이고 상대를 키워주는 자질이다, 나를 내세우고 싶은 사람은 MC로 오래 가지 못한다. 김원희가 배우로 시작했다가 MC로 안착한 이유도 바로 그 점이고, 신동엽이 최고의 개인기를 가진 개그맨으로 시작했다가 최고의 MC로 자리를 잡은 것도, 서장훈이 전설의 농구선수였다가, 명 MC가 된 것도 바로 그 점 때문이다. 


신동엽, 사진출처=방송캡처


신동엽과 서장훈은 절대 자신들에게 포커스가 집중되지 않게 만든다. 어떤 화제에서도 게스트와 출연자들의 캐릭터가 최대한 빛나고 매력적이고 재미있게 보이도록 만드는 데, 신동엽만큼 재주를 가진 MC도 드물다. 신동엽이 아니었으면, 임원희의 짠내 나는 일상이 그토록 재미가 있었겠으며, 밉상이었던 탁재훈이 그리 귀여운 이미지로 탈바꿈할 수 있었을까? 물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만든 제작진들의 공이 제일 크겠지만, 여러 어머니들과 가끔 등장하는 아버지들까지 모두 부각시켜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고, 재밌도록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끌어내 준 것은 역시 신동엽이었다. 그가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조용히 프로그램의 중심과 무게를 꽉 잡아주고 있어서, 미우새는 갈수록 더 재미있어지고 힘을 받는 듯 하다.

 

조금 아쉬운 게 있다면, 프로그램 처음엔 어머니들이 아들들과 교감하는 일상의 모습들이 VCR로 많이 보여졌는데, 지금 어머니들은 스튜디오 출연 외엔 따로 VCR에선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나 혼자 산다'처럼 연예인들의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 프로그램 기획의도가 변질되지 않으려면, 어머니들의 모습도 VCR에서 보여줬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임원희와 서장훈의 어머니가 제일 보고 싶고 궁금하다. 


고윤희(칼럼니스트 겸 시나리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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