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K-POP 관전 포인트4, 여전히 BTS 천하?

2021.01.15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2020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가 컸지만, K-팝 시장은 오히려 시장을 확대하는 기회로 삼았다.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의 약진 속에 K-팝 시장 전체를 바라보는 세계의 시각도 달라졌다. 가히 21세 K-팝 시장 변혁의 원년이라 삼을 만했다.

그리고 2021년이다. 지난해 성공적으로 내디딘 첫 발을 잇는 다음 행보다. 그래서 향후 K-팝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중요한 해가 될 전망이다. 올해 주목해야 할 K-팝 체크리스트를 짚어봤다.

#BTS, 그래미 거머쥐나?

지난해 미국 빌보드차트 메인차트 중 하나인 ‘핫100’에서 첫 정상에 오른 BTS는 전인미답의 고지를 밟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하나 남았다. 가장 오래된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음악상인 그래미어워즈다. 

일단 첫 단추는 잘 뀄다. BTS는 지난해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진행된 제63회 그래미어워즈 후보작(자) 발표에서 ‘다이너마이트’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부문 후보에 올랐다. 한국 대중음악 가수 최초다.

이제 오는 3월 열리는 시상식에서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가는 길은 험난하다. 제이 발빈·두아 리파·배드 버니·테이니의 ‘언 디아(Un Dia)’, 저스틴 비버와 퀘이보의 ‘인텐션스(Intentions)’, 레이디 가가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레인 온 미(Rain On Me)’, 테일러 스위프트와 본 이베어의 ‘엑사일(Exile)’ 등 쟁쟁한 이들이 함께 후보 명단에 올랐다. 누가 받아도 손색이 없다 볼 수 있다. 

하지만 BTS의 활약이 2020년 1년 내내 두드러졌던 지금이 그래미어워즈를 거머쥘 적기다. 특히 ‘다이너마이트’는 코로나19로 지친 세계인을 위로하는 가사로 주목받았다. 그동안 아메리칸뮤직어워즈, 빌보드뮤직어워즈, MTV뮤직어워즈를 석권한 BTS가 그래미어워즈에서 수상하면 뮤지션으로 그들이 누릴 수 있는 모든 영광을 누리게 되는 셈이다.

갓세븐,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갓세븐의 해체, 7년차 줄줄이 맞는 K-팝 그룹 존속하나?

K-팝 팬들은 새해 벽두부터 충격적 소식을 접했다. 2014년 데뷔한 그룹 갓세븐의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1일 "JYP는 오는 1월 19일 소속 아티스트 갓세븐과 전속 계약 만료를 앞두고 멤버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지만 보다 새로운 미래를 기원하며 합의 하에 재계약은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갓세븐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대만, 태국인 멤버가 포함된 그룹인 만큼 글로벌 인지도가 높다. 앨범 발표량도 50만 장 안팎에 이를 정도로 팬덤이 강하다. 그럼에도 재계약이 성사되지 않은 것은 소속사와 멤버 간 이해 관계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는 의미다. 표준계약서 상 최대 계약 기간이 7년인 K-팝 아이돌 그룹이 맞게 되는 ‘7년차 징크스’를 넘지 못한 셈이다.

중요한 건, 올해 주요 K-팝 그룹들의 재계약 시즌이 줄줄이 도래한다는 것이다. SM엔터테인먼트의 레드벨벳, YG엔터테인먼트의 위너를 비롯해 RBW의 마마무와 울림엔터테인먼트의 러블리즈, 라붐 등이 모두 2014년 데뷔한 그룹이다. 아직 별다른 이야기가 들리지 않지만 협상 테이블에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면 이들 중 갓세븐과 같은 길을 가는 그룹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몇몇 멤버만 재계약이 불발돼 소속사는 떠나되, 그룹은 유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선 선배 K-팝 그룹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멤버들이 다른 소속사로 뿔뿔이 흩어진 후 그룹 활동이 원활하게 진행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수익 배분 및 스케줄 조율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며 단단하던 팬덤에 균열을 일으켜 적잖은 팬들이 이탈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레드벨벳,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오프라인 공연 재개되나?

K-팝 시장의 전체 관심사를 뽑자면 오프라인 공연의 재개 여부다. BTS의 성과를 비롯해 7년차 그룹들의 재계약 여부는 각 소속사의 영역이다. 하지만 오프라인 공연은 다르다. "공연 시장이 다시 열리지 않으면 K-팝 시장은 고사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혹자들은 "온라인 공연이 있지 않냐?"고 되묻는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실상을 몰라서 하는 말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BTS의 온라인 공연을 시작으로 SM엔터테인먼트는 온라인 공연을 위한 전문적인 시스템을 갖추는 등 코로나19 시대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실제로 이를 통해 100만 명 안팎의 글로벌 팬들을 동시에 모으며 성과를 거뒀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중요한 건, 오프라인 공연에 비하면 수익률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오프라인 공연의 티켓값은 최소 장당 10만 원 이상이다. 게다가 티켓을 구입한 이들만 입장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전 세계를 돌며 같은 레퍼토리로 공연을 돌아도 무방하다. 

하지만 온라인 공연은 상황이 다르다. 티켓값은 3만 원 정도다. 게다가 한 장을 사서 PC나 TV에 연동시킨 후 10명, 100명이 함께 봐도 어쩔 도리가 없다. 오프라인에서 월드투어를 돌며 거둘 수 있는 수익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한꺼번에 모두가 이 공연을 보기 때문에 매번 새로운 레퍼토리를 짜야하는 것도 부담이다. 게다가 오프라인 공연장에서는 앨범과 각종 MD 상품까지 팔 수 있기 때문에 부가수익이 상당하다. 

최근 걸그룹 구구단의 해체 선언을 비롯해 중소 가요기획사의 K-팝 그룹들이 엄청난 경영난을 겪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활동이 적어도 유튜브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어필한 후 해외 공연을 통해 수익을 거두던 그룹들이 발이 묶였기 때문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아직 팬덤이 형성되지 않은 그룹들은 앨범 판매량이 저조하고 음원 수익은 앨범 제작 및 그룹 유지 경상비를 감당할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해외 공연은 고사하고 지방 행사까지 씨가 말라 버티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에스파,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포스트 BTS·블랙핑크, 등장할까?

몇 해 전부터 K-팝 시장의 화두는 ‘포스트 BTS는 누구일까?’였다. 지난해 블랙핑크까지 엄청난 성공을 거두며 보이그룹은 BTS, 걸그룹은 블랙핑크가 궁극의 지향점이 됐다. 물론 아직까지 이 수식어가 허락될 만큼의 성과를 보인 그룹은 사실상 없다. 하지만 썩 괜찮은 떡잎을 보이는 그룹은 있다.

보이그룹 중에서는 BTS의 소속사인 빅히트와 CJ ENM의 합작품인 엔하이픈이 눈에 띈다. 그들의 결성 과정을 보여주는 Mnet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저조했으나 해외 팬덤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 보다 먼저 빅히트가 선보인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신무기인 트레져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 이미 빅뱅, 위너, 아이콘 등 성공 사례를 겪은 YG의 노하우를 집약시킨 트레져는 일본인 멤버까지 대거 수혈해 최대 한류 시장인 일본에서 빠르게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평이다. 

걸그룹 시장에서도 주도권 경쟁은 치열하다. 트와이스로 장기간 독주하던 JYP는 있지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데뷔곡 ‘달라달라’로 강한 임팩트를 남긴 후 조금씩 기운을 끌어올리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멤버 아이린이 구설에 오르며 직격탄을 맞은 레드벨벳의 공백을 에스파로 메우고 있다. 아바타는 신 개념을 도입한 에스파는 지난 8일 데뷔곡 ‘Black Mamba’(블랙맘바) 뮤직비디오로 K-팝 그룹 데뷔곡 사상 최단 기간 1억 뷰를 달성했다. 지난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오마이걸과 그룹 및 개별 활동으로 쌍끌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 마마무의 행보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윤준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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