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이 시즌2가 나온다면 보충해야 할 요소

2021.01.11

사진제공=넷플릭스


지난해 연말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은 공개되자마자 아시아 8개국에서 인기 콘텐츠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제목만 들어서는 따뜻한 가족극 같은 느낌이 들지만, 실상 하드고어한 크리처물'이다. '크리처물'이란, 괴물이 등장하는 장르를 말하는 것으로, 특정한 존재나 괴물을 뜻하는 '크리처(Creature)'와 작품을 뜻하는 물(物)의 합성어다. 

 

'스위트홈'은 네이버에 연재됐었던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후레자식’ ‘돼지우리’ ‘언노운코드’ ‘멜로홀릭’ 등을 집필한 인기웹툰작가인 김칸비 작가의 작품이다. ‘스위트홈’은 ‘2020 오늘의 우리만화’로 꼽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도 수상했다. 바이러스와 인류멸망이라는 아포칼립스 세계관이 현재의 상황과 시의적절하게 맞아떨어져 시즌1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스위트홈'은 부모와 누나가 모두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그린홈’이라는 낡은 재개발 아파트로 이사 오게 된 남자 주인공 차현수(송강)가 는 자살만을 꿈꾸며 폐인처럼 살다가 우연히 괴물과 맞닥뜨리면서 본격적인 스토리가 시작된다. 그런데 이 괴물이 좀 특이하다. 괴물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명인데 모양도 각각 다 다르다. 괴물이 되는 이유도, 특이하다. 좀비처럼 바이러스로 감염되는 것이 아니다. 각자 인간이 가진 ‘욕망’이 과해져 인간을 초과해버리게 되면, 코피를 흘리며 기절을 하고 눈동자 전체가 새까맣게 되는 증상이 반복되다가 괴물로 변한다. 괴물의 형태는 그 욕망을 그대로 표현한다. 운동중독인 남자는 프로틴(단백질)괴물이 되고, 아이를 사고로 잃은 상처를 잊지 못하고 집착하는 여자는 태아괴물로 변하는 식이다. 괴물로 변한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이 괴물로 변하기 전에 어떤 욕망을 지니고 살아왔는지가 여실히 보여진다. 상상을 초월하는 다양한 괴물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스위트홈'의 가장 큰 매력이다.


사진제공=넷플릭스


드라마로 만들어진 스위트홈은 '도깨비'와 '태양의 후예' '미스터 선샤인' 등을 만든 이응복 감독이 연출을 맡아 많은 기대를 낳았다. 스위트홈 시즌1은 총10화로 만들어졌다. 주인공은 송강(차현수역) 이진욱(편상욱역) 이시영(서이경), 이도현(이은혁역)이지만, 이 네 사람 이 외에도 무척 많은 아파트 주민들과 괴물들이 등장한다.


드라마는 웹툰의 세계관과 기본골격을 가져오기는 했지만, 많은 부분이 다르다. 일단 웹툰에서는 이시영이 연기한 서이경과 서이경의 남자친구, 군대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진욱이 연기한 편상욱은 드라마에선 깡패로 나오지만, 웹툰에서는 형사로 등장한다.


그리고 웹툰에서는 드라마보다 더 다양한 괴물들이 등장한다. 아마도 웹툰은 그림이기 때문에 더 다양한 걸 제한없이 표현할 수 있고, 드라마는 영상이니, 영상제작의 한계 등도 많은 작용을 했을 것이다. 그 외 이은혁과 정재헌(김남희), 침입자들의 캐릭터와 역할들도 다르고, 결말도 다르다. 원작에 대한 과한 기대를 버리고 보는 게 좋다. 

 

넷플릭스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미국드라마 ‘기묘한 이야기’와 좀 비슷한 부분도 있는데, 기묘한 이야기가 약간 아동극 같은 느낌이 있다면, 스위트홈의 세계관은 훨씬 더 복잡하고 아포칼립스(인류멸망)적이다. 수백만년전 지구를 지배하던 그 많던 공룡이 어느 순간 멸망했다. 우리 인간이라고 순식간에 멸망해서 없어지지 않으란 법 있을까? 우리가 사라진다면, 우리가 스스로 변종된 괴물이 신인류가 되지 않을까? 라는 참신한 세계관을 담고 있다. 한국의 크리쳐물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열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스위트홈’은 충분히 훌륭한 드라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시청자들이 시즌1의 열기가 식기도 전에 시즌2를 열망하며 기대하는 것 아닐까?


사진제공=넷플릭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시도인 탓에 아쉬운 점이 많이 보였다. 너무 많은 인물들과 괴물들이 나오는 탓에, 정작 주인공인 차현수가 잘 보이지 않았다. 서이경의 전사도 부족해서, 잘 공감이 가지 않았다. 편상욱도 깊이 들어가지 않아서, 그가 악인인지 선인인지, 지지를 해줘야 하는 인물인지, 미워해야 하는 인물인지 헷갈린다.


인물들의 세세한 사가 부족하다보니 개연성도 떨어졌다. 이 상황에서, 자꾸 신파적인 장면이 등장해서 축 처지고 늘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신파적인 장면에 공감이 되기엔 인물들에게 할애하는 비중이 너무 적고 인물에 대한 정보도 너무 부족했다. 또한 대사들도 올드했다. 인물이 충분히 구축되어야 그 인물만이 내뱉을 수 있는 고유의 대사가 튀어나오는 데, 그게 안 되었으니 빤하고 올드한 대사가 나오는 것은 자명한 이치. 결정적인 장면에  등장한 이매진 드래곤스의 노래 또한 드라마와 전혀 어울리지 않게 겉돌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크리처물이다보니, 보여주기에만 집중해선지 괴물들이 등장할 때의 개연성과 스토리의 긴장감이 떨어졌다. 지구상의 모든 스토리는 보여주기보다 이야기가 재미있어야 한다. 이야기가 재미있으려면 개연성과 긴장감 있는 구성은 필수다. 인간의 뇌는 ‘어? 저거와 이건 맞지 않는데?’라고 의심이 드는 순간, 몰입이 깨지고 ‘저건 이거잖아?’하고 세 번 이상 앞으로 나올 스토리를 맞히는 순간, 바로 식상해지고 지루해지니까. 더 재미있고 완성도 높게 만들어진 ‘스위트홈’시즌2와 빨리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고윤희(칼럼니스트 겸 시나리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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