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트롯2'가 유사 프로그램을 압도하는 5가지 이유

2021.01.08
사진제공=TV CHOSUN

2021년이 밝았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 했던가. 하지만 2020년을 관통한 트로트 열풍은 꺼지지 않았다. 어느 채널을 돌려도 구성진 가락이 흘러 나온다. "식상하다"는 평도 있지만, 그렇게 치부하기에는 여전히 반응이 뜨겁다. 그 중심에는 종합편성채널 TV조선 ‘미스트롯2’(기획 서혜진·연출 전수경)가 있다. 숱한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속에서도 이 프로그램이 독야청청(獨也靑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리지널의 힘!

‘미스트롯2’가 방송될 때 화면 오른쪽 상단에는 이런 글귀가 뜬다. ‘오리지널의 힘’. 무슨 의미일까? 대한민국의 트로트 열풍의 시작은 2018년 첫 방송된 ‘미스트롯’이었다. 송가인이라는 걸출한 스타를 낳았고, 그 해 연말 유산슬(유재석)이 가세하며 기름을 부었다. ‘미스트롯’의 배턴을 이어받아 지난해 방송된 ‘미스터트롯’은 임영웅, 영탁, 이찬원, 김호중,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 등을 단숨에 스타덤에 올리며 트로트 전성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고통받는 대중을 위로한 최고의 콘텐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자 유사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돋았다. SBS ‘트롯신이 떴다’와 MBN ‘보이스트롯’을 거쳐 현재는 KBS 2TV ‘트롯전국체전’과 MBC ‘트로트의 민족’ 등이 방송되고 있다. 이들이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미스트롯2’는 오히려 도전장을 내밀어야 하는 후발주자의 입장이 됐다.

하지만 기우(杞憂)였다. ‘미스트롯2’는 첫 회 시청률이 28.6%를 기록한 이후 26∼28%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타 프로그램 모두 10% 초중반의 준수한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지만, ‘미스트롯2’의 허리 수준이다. 소위 말해 ‘클래스가 다르다’는 의미다. 시장을 선도하는 이가 등장하면 유사 업체들이 줄을 잇지만 ‘원조 맛집’의 힘은 다르다는 것을 ‘미스트롯2’가 온전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사진제공=TV CHOSUN

#지원자의 힘!

2010년을 전후해 방송가를 주도한 콘텐츠는 오디션이었다. ‘슈퍼스타K’의 성공 이후 타 방송사들이 앞다투어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해가 거듭될수록 "더 나올 사람이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수년 간에 걸쳐 새 얼굴이 화수분처럼 공급됐다.

이는 트로트도 마찬가지다. ‘미스트롯2’가 시작되자 낯선 이름들이 포털 사이트 검색어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깜짝 놀랄 가창력과 면면으로 무장한 이들이 화면을 장식했다. 

아이돌 가수를 꿈꾸던 홍지윤을 비롯해 이미 우승 후부로 손꼽히는 전유진, 예선 진(眞)을 차지한 윤태화 등이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단단히 받았다. 현역부에는 ‘자기야’의 원곡자인 박주희가 참여했고, 왕년부에서는 가창력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버블시스터즈 출신 영지, 씨야 출신 김연지, 스페이스A 출신 김현정, 나비 등이 두각을 보였다. 눈을 감고 들으면 한국인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는 외국인 참가자 마리이와 ‘여자 이찬원’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방수정도 빼놓을 수 인재다. 또한 지난해 ‘미스터트롯’의 홍잠언과 임도형이 있었다면 올해는 임서원, 김다현, 김수빈, 김태연 등이 시청자들에게 ‘아빠 미소’와 ‘엄마 미소’를 짓게 만드는 어린이 참가자들이다.

이들은 왜 타 오디션 프로그램이 아니라 ‘미스트롯2’를 기다렸을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원조 맛집 앞에 긴 줄이 늘어서 있는 건 정설 아닌가?

#심사위원의 힘!

‘미스트롯2’는 지원자들의 무대 못지않게 심사위원석을 보는 맛이 있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들도 쟁쟁한 심사위원들을 섭외했다지만, 다년 간의 경험을 통해 믿고 듣는 심사평은 주옥같다. 

특히 나란히 앉은 장윤정과 조영수 작곡가의 ‘티키타카’가 일품이다. 대한민국 트로트 시장의 허리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는 장윤정은 공감력과 분석력이 빼어나다. 함께 전국을 돌았던 동료의 무대를 보며 눈시울을 붉히면서도 심사평을 들려줄 차례가 되면 냉철하게 짚고 조언한다. 친분에 의한 치우침이 없다. 

사진제공=TV CHOSUN

조영수의 ‘타고난 귀’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음정, 박자 하나라도 틀리면 곧바로 미간을 찌푸린다. 시청자들은 도무지 알 수 없는 ‘1인치’까지 찾아내는 귀는 무척 예민하고 섬세하다. 하지만 노래를 부른 당사자는 안다. 조영수의 지적이 칼날 같이 날카롭고 정확했음을. 이렇다 보니 장윤정과 조영수가 같은 의견으로 칭찬한 이들은 통과하고, 그렇지 않으면 고배를 마신다. 반박할 수 없는 분석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말수는 적지만 가끔씩 던지는 묵직한 한 마디의 힘이 느껴지는 진성, 하트를 주는 데 더없이 박하지만 전문가의 면모가 솟구치는 박선주 등 심사위원의 무게감이 대단하다.

혹자는 비 전문가인 붐의 존재에 의구심을 제기한다. 하지만 ‘미스트롯2’는 예능이다. 재미있어야 한다. 흥이 오르면 곧바로 일어나 춤을 추고 추임새를 넣는 붐이 있기에 시청자들은 더 즐겁다.

#제작진의 힘!

"진짜 다르구나." 
‘미스트롯2’가 시작된 후 몇몇 가요 관계자들은 이런 말을 했다. 무슨 의미일까? ‘미스트롯2’가 유사 트로트 오디션에 비해 재미있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시청자들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연출과 편집의 힘이 숨어 있다.

‘미스트롯’ 시리즈는 현 트로트 시장의 판을 깔았다. 심사위원들이 노래를 듣던 중 ‘하트’를 눌러 합불을 결정하는 시스템 또한 원조다. 다른 트로트 오디션들은 약간의 변화만 줬을 뿐 사실상 이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미스트롯’ 시리즈의 향기를 빼기 위해 비틀다 보니 괜한 헛심을 주고 겉치레가 생기곤 한다. 원조인 ‘미스트롯’은 이런 염려로부터 자유롭다. 오랜 기획을 통해 나온 군더더기 없는 연출 방식을 여러 시즌에 걸쳐 보완해가고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이해가 쉽다. 

사진제공=TV CHOSUN

속도감 또한 적절하다. 지원자들이 부르는 노래를 끊는 법은 없다. 얼마나 소중한 무대인지 알기에 완곡할 때까지 기다린다. 그리고 여러 심사위원의 평을 적절히 편집해 붙인다. 가끔 지원자들이 ‘통편집됐다’는 불만이 터지기도 한다. 하지만 냉정히 생각해보다. 통편집된 참가자가 다음 라운드로 진출한 경우는 없다. 참가자 입장에서는 아쉽겠지만, 통편집에는 이유가 있다. 예능의 특성상 별다른 재미가 없거나 흐름을 저해한다면 과감히 도려내는 것이 옳다. 그리고 그건 전적으로 제작진의 몫이다. 

편집없이 모든 것을 보여주면 시청자들이 좋아할까? 절대 그렇지 않다. 지루해지면 채널은 여지없이 돌아간다. 그래서 제작진의 선택과 집중이 프로그램의 성패를 좌우한다.

#시청자의 힘!

"‘미스트롯2’ 언제 하니?"
지난해 말, 필자의 어머니는 이렇게 물었다. 70대 어머니가 챙겨보는 프로그램은 거의 없다. 그런데 ‘미스터트롯’에 푹 빠지셨던 어머니는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서도 ‘미스트롯2’를 기다리셨다. 28%라는 어마어마한 시청률을 일군 건 제작진이다. 하지만 그 시청률을 부여한 건 시청자라는 증거다.

포털사이트 네이버TV 기준, ‘미스트롯2’의 구독자 수는 1만8000명이 넘는다. 그들은 프로그램에 대한 댓글창에서 24만 개가 넘는 대화를 주고 받았다. 불과 4회 만에 일군 성과다. 

요즘은 쌍방향 소통 시대다. 프로그램 혼자 잘 될 순 없다. 이를 찾아보는 시청자들의 노력과 리액션이 중요하다. 그리고 ‘미스트롯2’의 시청자들은 기꺼이 이 판에 동참한다. 왜냐고? 재미있으니까!

윤준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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