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몰아보기

연말 넷플릭스, 오스카 레드카펫이 안 부러워~

내로라하는 스타 배우 감독의 신작 대거 공개

2020.12.30

'미드나이트 스카이', 사진제공=넷플릭스


할리우드 레전드들이 넷플릭스로 관객들을 찾는다. 코로나로 전 세계 영화계가 얼어붙은 지금. 평소 같았으면 레드카펫을 화려하게 수놓았을 스타들이 랜선으로 안방극장을 빛낸다. 조지 클루니, 메릴 스트립, 니콜 키드먼, 데이빗 핀처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스타 감독, 스타 배우들의 신작이 대거 쏟아지는 것. 그 어느 때보다 차분한 한 해의 끝.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넷플릭스로 조금이나마 연말 기분을 내보자.

 

# 조지 클루니표 SF는 어떨까, ‘미드나이트 스카이’

 

스펙터클 지수 ★★★☆☆

반전 지수 ★★★★☆

 

조지 클루니는 ‘미드나이트 스카이’로 돌아왔다. ‘미드나이트 스카이’는 원인 불명의 재앙으로 종말을 맞이한 지구, 북극에 남겨진 과학자 오거스틴(조지 클루니)과 탐사를 마치고 귀환하던 중 지구와 연락이 끊긴 우주 비행사 설리(펠리시티 존스)가 짧은 교신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킹메이커’로 이미 그 연출력을 인정받은 조지 클루니가 연출과 주연을 맡았다.

 

시한부 환자 오거스틴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던 지구에서 우연히 꼬마 아이리스를 발견하게 되고, 소녀를 살려야 한다는 의무감에 눈보라와 맞서 싸운다. 가족보다 일이 더 중요했던 오거스틴이 소녀를 위해 점차 변하는 과정이 황량한 지구의 풍광과 대비되며 따뜻함을 전한다.

 

영화는 중반부까지 고요하게 흐르다 막판 강렬한 반전을 선사한다. 하지만 영화는 반전 앞에서도 끝까지 차분하게 인물들을 응시한다. 죽음의 문턱에서 지구의 종말을 지켜봐야 하는 오거스틴의 운명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보여주는 결말이 차분히 그려져 더욱 짙은 여운을 안긴다.


'더 프롬', 사진제공=넷플릭스

 

# 연말엔 뮤지컬이지! ‘더 프롬’

 

흥폭발 지수 ★★★★★

물흐르듯 자연스러운 전개 지수 ★★☆☆☆

 

‘더 프롬’은 올 연말 넷플릭스 신작 가운데 연말 분위기를 가장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할리우드 톱배우 메릴 스트립, 니콜 키드먼과 CBS ‘더 레이트 레이트 쇼’의 진행자로 유명한 제임스 코든이 출연했다. 연출은 인기 미국 드라마 ‘글리’의 라이언 머피 감독이 맡았다.

 

여자친구와 졸업파티 ‘프롬’에 갈 수 없게 된 시골 소녀와 그 사연을 우연히 듣게 된 브로드웨이 스타들이 자신들의 이미지 재건과 소녀의 소원 성취를 위해 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시놉시스부터 어째 조금 난데없다는 느낌이 들었다면 정답! ‘더 프롬’은 개연성이나 매끄러운 전개보다는 뮤지컬 영화로서의 본분에 다한다. 귀를 호강시켜주는 황홀한 음악과 어깨춤이 절로 나는 군무들. 그저 보고만 있어도 가라앉았던 기분이 업된다.

 

메릴 스트립은 전형적인 기획 뮤지컬 영화인 ‘더 프롬’의 격을 한껏 끌어올린다. 한물간 스타 디디 알렌을 연기한 그는 쓸쓸한 듯 우아하게 빛난다. 반면 니콜 키드먼의 존재감은 다소 아쉽지만, 메릴 스트립과의 투 샷은 진정 반갑다. 성소수자들의 당연한 권리에 대해 에둘러가지 않고 직설적으로 전하는 영화의 태도에도 박수 쳐주고 싶다.


'힐빌리의 노래', 사진제공=넷플릭스

 

# 실화의 힘, ‘힐빌리의 노래’

 

에이미 애덤스 인생연기 지수 ★★★★★

흙수저 역경스토리 지수 ★★★☆☆

 

‘뷰티풀 마인드’, ‘다빈치 코드’의 론 하워드 감독의 신작이다.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을 앞두고 고향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던 예일대 법대생이 가난하고 고통스러웠던 어린 시절의 기억과 조우하며 가족의 의미를 다시 깨닫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실화를 담은 동명 회고록을 영화화했다. 

 

영화는 흙수저 주인공의 퍽퍽한 삶을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보여준다. 약물중독에 빠진 엄마 베브를 연기한 에이미 애덤스는 이 영화의 가장 큰 일등공신. 매 작품 소름 끼칠 만큼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에이미 애덤스의 연기에 넋을 놓으며 보게 된다. 또한, 주인공 밴스를 흙수저의 삶에서 일으켜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할머니 역을 맡은 글렌 클로즈의 카리스마도 대단하다.

 

다만, 주인공의 엄청난 고난과 역경을 기대하는 관객에겐 다소 심심한 스토리일 수 있다. 백인 노동자 계층을 뜻하는 ‘힐빌리’. 영화는 힐빌리 계층 자체에 대한 조명보다는 주인공 개인사에 초점을 맞추는데, 과연 주인공의 스토리가 저소득층 백인 계층의 대표성을 갖는가에 대해서는 물음표다.

 

감독은 가족이 때로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가족에게 믿음의 손길을 건넬 수 있는 것 또한 가족뿐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 지옥 같은 순간마다 강인함으로 버텨냈던 여성들의 인생을 돌아보게 한다. 그것만으로도 ‘힐빌리의 노래’를 볼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맹크', 사진제공=넷플릭스

# 전설에 의한 전설의 영화 ‘맹크’

 

‘시민 케인’ 예습지수 ★★★★★

시간순삭 지수 ★★★☆☆

 

걸작의 대명사인 영화 ‘시민 케인’. 영화 ‘맹크’는 냉소적이고 신랄한 사회 비평가이자 알코올 중독자인 시나리오 작가 허먼 J. 맹키위츠가 훗날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작 ‘시민 케인’의 시나리오를 집필하는 과정을 통해 1930년대의 할리우드를 재조명한다.

 

‘세븐’, ‘파이트 클럽’, ‘조디악’ 등 숱한 명작을 만들어낸 데이빗 핀처가 연출했다. 관객들은 ‘시민 케인’의 흥미진진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기대하겠지만, 핀처는 ‘시민 케인’의 작가 허먼의 이야기를 통해 할리우드의 추악한 진실, 영화라는 시스템의 흑과 백을 담아낸다. 말하자면 할리우드의 찬란한 전성기를 추억하는 영화가 아닌, 일종의 내부고발격의 영화라는 것. 영화와 극장의 의미가 희미해진 요즘, ‘맹크’가 던진 화두는 더욱 의미심장하다.

 

‘맹크’는 ‘시민 케인’처럼 플롯과 시간의 형식을 해제, 재구성한다. ‘맹크’ 관람 전 영화 ‘시민 케인’을 보기를 권한다. 어느 정도 사전 지식과 ‘시민 케인’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물론 클래식한 영상미와 낭만적인 음악, 게리 올드만의 명연기는 사전지식 없이도 충분히 만끽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김수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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