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공습에 아비규환된 방송가

이찬원 여파에 줄줄이 검사, 제작 차질

2020.12.04
사진출처=방송캡처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연예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밀집된 환경 속에서 마스크를 벗고 촬영을 해야 하는 환경적 특성상, 연예계의 코로나19 확산 위험은 이미 곳곳에서 경고해왔다. 이미 사태는 터졌다. 그럼 그 다음 행보는 어찌해야 할까?

#아이돌 -> 트로트, 심상치 않다

그동안 방송가에서는 스태프나 몇몇 보조 출연자의 확진에도 불구하고 동선이 겹쳐 검사를 받은 연예인들이 검사 후 ‘음성’ 판정을 받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그룹 업텐션의 멤버 비토에 이어 또 다른 멤버 고결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으며 가요계는 된서리를 맞았다.

게다가 이들은 확진 판정을 받기 전 각각 MBC ‘쇼! 음악중심’과 SBS ‘인기가요"에 출연했다. 결국 이들과 함께 출연한 가수와 스태프들이 잇따라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했다.

며칠 후에는 걸그룹 에버글로우의 멤버 이런·시현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나머지 멤버 4명은 다행히 음성이었으나 그들이 출연한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 녹화에 참여했던 MC 유희열을 비롯해 출연 가수들이 일제히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이들 모두 음성 반응을 보였지만 자가격리 기간 동안 활동 중단이 불가피하다.

연예계의 코로나19 공포 심리는 3일 새벽 트로트 가수 이찬원이 확진 판정을 받으며 급격히 상승했다. 이에 앞선 1일 이찬원은 임영웅·영탁·장민호·김희재 등과 TV조선 예능 ‘뽕숭아학당’의 촬영에 참여했다. 결국 이들 모두 검사를 받아야 했고 음성 판정을 받을 때까지 가슴을 졸여야 했다.

하지만 사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요즘 연예계에서 가장 지명도 높아 활동폭이 넓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과 함께 녹화를 진행하거나 동선이 겹쳤던 ‘뽕숭아학당’의 붐을 비롯해 TV조선 ‘아내의 맛’의 박명수, 이휘재, 홍현희-제이쓴 부부, 이하정 등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이들 대다수는 음성 판정을 받아 ‘급한 불’은 껐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장시간 함께 녹화를 했던 그들은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2주 간의 자가 격리가 불가피하다. 그들의 공백은 제작진 입장에서는 날벼락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대중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마찬가지로 밀접 접촉자라 볼 수 있어 검사를 받은 후 자가 격리에 들어간 스태프가 적지 않다. 결국 3일로 예정됐던 ‘아내의 맛’ 녹화는 취소됐고 박명수가 진행하는 KBS 라디오 제작진은 2주간 대체 DJ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이찬원의 스타일리스트가 방송인 서장훈, 가수 이적과도 함께 활동한 터라 이들 역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스케줄을 중단했다.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이제 시작"이라는 절망적인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최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주 감염 재생산지수는 1.43으로 분석됐다"며 "이는 ‘1명이 1.5명을 계속 감염시킨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를 연예계에도 그대로 적용한다면 추가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연예계 환경이다.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집단 활동이 불가피하고, 일반 회사원처럼 재택 근무는 언감생심이다. 게다가 일단 촬영이 시작되면 마스크를 벗어야 한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 속에서 최고의 방역은 ‘마스크’인데 카메라에 얼굴을 비치는 직업이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마스크를 벗어야 한다"며 "그러니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지 못한 무증상 감염자가 주변에 있을 경우, 모두가 장시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녹화가 진행되는 동안 집단 감염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사진제공=TV 조선

#방송사 연말 시상식 강행, 이대로 괜찮은가?

아이돌 그룹과 이찬원 등의 확진 소식은 코로나19에 대한 위험성을 재차 경고하고 경각심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분석도 있다. 그들 역시 최근 매일 500명대로 나오는 확진자 중 1명일 뿐이지만, 워낙 지명도가 높은 스타이기 때문에 그들의 확진 소식이 대대적으로 보도되며 더욱 안전을 기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가오는 연말 시상식을 바라보는 업계 관계자들과 연예인들의 눈초리는 불안하기만 하다. 우선 지상파 3사는 매년 진행해 온 연말 시상식과 예능 특집을 종전대로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고 코로나19 전파 위험이 높은 만큼 예년처럼 관객은 초청하지 않고 비대면 형식의 행사를 열 예정이다. 

그러나 관객이 아니라 스타의 입장에서도 이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연예인 확진자가 연이어 나오며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나 소속사 역시 여전히 ‘갑’의 위치에 있는 방송사의 연말 행사에 일방적으로 불참 의사를 표하기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방송사들은 이런 위험을 감수하면서 왜 연말 행사를 강행하려 하는 것일까? 결국 이는 수익과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연말 행사는 그 해 가장 활약이 높았던 이들이 모인다. 게다가 스타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으니 시청자들의 관심 또한 높다. 이런 프로그램은 광고주의 구미도 당기게 만든다. 결국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올해 매출과 수익이 크게 줄어든 방송사가 연말 특집을 통해 그 갭을 메우려는 복안을 갖고 있는 셈이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일일 확진자가 점점 늘어나는 상황 속에서 방송사들의 연말 시상식 및 행사 개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하지만 가요계에서 언택트 공연을 하며 안전을 기했듯, 각 방송사들도 안전을 최우선시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윤준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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