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경력 13.4년, 여성 아이돌이 사는 법

2020.12.03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동일한 업계에서 10년간 일했다는 건 보통 훈장에 가까운 일이지만 그것이 이미 늦은 은퇴 신호처럼 여겨지는 곳도 있다. 아이돌이 대표적이다. 젊음이 최고의 자산으로 소비되는 연예 엔터테인먼트, 그 가운데에서도 아이돌은 나이에 대한 강박감이 그 어디보다 강한 분야다. 특히 남성 아이돌보다 대형 팬덤을 만들기 어렵다 여겨지는 여성 아이돌의 경우, 데뷔 10년 차라는 건 그 동안 최선을 다한 시간과 상관없이 인생의 다음 스텝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것을 뜻한다.

솔로 데뷔나 연기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어 보이던 차, 최근 유튜브가 등장하며 판세가 바뀌었다. 높은 인지도가 곧바로 성공의 열쇠는 아닌 이 정글 아닌 정글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여러 이름이 보인다. 평균 경력 13.4년. 자신만의 개성과 재능으로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대중과 만날 기회를 적극적으로 만들어나가고 있는 다섯 여성 아이돌의 대표적인 콘텐츠를 살펴보자. 

보아 'Nobody Talks To BoA - 모두가 그녀에게 말을 걸지 않아' 

올해 데뷔 20년. 아시아의 별에서 퍼포먼스 퀸까지 보아 앞에 붙는 수식어는 수없이 많다. 그러나 그렇게 화려한 수식어에 비해 정작 보아라는 인물 자체를 만날 기회는 좀처럼 드물지 않았나 싶다. 이런 생각을 한 것이 한 둘이 아닌 듯, 그는 데뷔 20주년을 기념해 ‘보아’라는 인물을 다각도로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퍼포머로서의 지난 20년을 셀프 커버하며 재조명한 다큐멘터리 필름 ‘202020 BoA’, 일상은 물론 이수만, 심재원, 유노윤호 등 오랫동안 자신을 지켜봐 온 이들의 목소리로 보아라는 인물을 다각도로 비춰보는 'Nobody Talks To BoA - 모두가 그녀에게 말을 걸지 않아' 등이 순차적으로 공개 중이다. 

사진제공=EDAM엔터테인먼트

아이유 ‘아이유의 집콕시그널’

구독자 467만 명을 보유한 아이유의 공식 유튜브 채널은 현재 국내 연예인이 운영 중인 채널 가운데 다섯 손가락 안에 느는 큰 채널이다. ‘아이유의 집콕 시그널’은 해당 채널과의 연계를 통해 소속사인 EDAM 엔터테인먼트가 올해 신규 런칭한 콘텐츠다. 필연적으로 ‘집콕’할 수 밖에 없는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 라이브, 사연 소개, 요리, 언박싱 등 집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에 도전해 본 해당 콘텐츠에서 가장 돋보인 건 익히 알려진 아이유의 자연스러우면서도 똑 부러지는 진행 실력이었다. 제작진과 시청자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는지 최근에는 적재, 로꼬 등의 음악가를 직접 초대해 함께 노래와 이야기를 나누는 음악 토크쇼 ‘아이유의 팔레트’를 새롭게 편성하기도 했다. 
 
CL ‘킬링벌스(Killing Verse)’

지난해 YG와의 결별 이후 미니앨범 '사랑의 이름으로', 싱글 ‘+HWA+’ 등을 발표하며 독자적인 길을 걷고 있는 CL 역시 영상 콘텐츠에 특화되어 있으며 그만큼 진심인 인물이다. 특히 1년 전 발표한 '사랑의 이름으로'의 경우 개인 유튜브 채널 ‘CL Official Channel’ 개설과 동시에 수록곡 전곡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는 열정 넘치는 프로모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CL의 경우 브이로그나 비하인드 영상이 아닌, 뚝심 있게 음악과 퍼포먼스로 대중과의 접점을 만들려는 노력이 눈에 띄는데, 그 노력이 최근 모바일 콘텐츠 브랜드 ‘딩고’와 함께 만든 ‘킬링벌스’에 닿았다. ‘멘붕’, ‘나쁜 기집애’ 같은 기존 솔로곡에서 신곡 ‘+HWA+’까지, 15분 45초간 누구도 이견을 낼 수 없는 카리스마와 무대 장악력으로 ‘C to the L 한국 문화의 대모’가 가진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준 콘텐츠였다. 

사진제공=SM C&C

유리(소녀시대) ‘유리한TV’

2020년 6월, 소녀시대 유리가 개인 유튜브 채널 ‘유리한TV’를 개설했다. 유명 연예인으로서는 다소 늦은 타이밍이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탄탄한 운영으로 웬만한 모바일방송국 못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오픈 5개월 만에 20만 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모았다. 자신의 이름을 활용한 ‘유리한’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유리한 식탁’(쿡방), ‘유리한 산행’(등산), ‘유리한 하루’(브이로그) 등 주제에 맞춰 만들어진 레귤러 콘텐츠를 일주일에 두 번, 수요일과 금요일 오후 6시에 업로드하고 있다. 메인 콘텐츠는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을 돕고 있는 쿡방 토크쇼 ‘유리한 식탁’. 소녀시대 멤버들은 물론 재재, 권혁수, 이소라, 홍석천 등 다양한 게스트와 함께 직접 요리한 음식을 나눠 먹는 친숙한 컨셉트의 웹 예능 콘텐츠다. 

보미(에이핑크) ‘뽐뽐뽐’

2018년 시작된 에이핑크 보미의 ‘뽐뽐뽐’은 성실하고 센스 있는 ‘잘 되는’ 유튜브의 기본 공식에 충실한 채널이다. 2020년 11월 현재 83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뽐뽐뽐’은 에이핑크 활동 당시부터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선보였던 보이 특유의 예능감과 친숙한 이미지를 십분 살린 다채로운 콘텐츠로 매주 금요일마다 새로운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먹방이나 ASMR, 제품리뷰나 브이로그 등 유튜버라면 누구나 한 번쯤 도전해봤을 콘텐츠를 기본으로 데뷔 10년 차 현역 아이돌로 활동하고 있는 채널 주인의 특성을 살린 콘서트 준비과정,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이나 대기실 공개, 음악방송 매점 신메뉴 탐방 등을 더해 채널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화려한 아이돌 보미보다는 아이돌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스물여덟 보미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편안함과 사랑스러움이 강점이다. 

김윤하(대중음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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