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로 돌아온 카이, "8년 기다린 보람 있었다!"

첫 솔로앨범 ‘KAI' 로 올라운더 플레이어임을 입증

2020.12.02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8년 기다림 끝, 마침내 카이가 솔로 아티스트로 출격했다. 

엑소 카이가 자신의 이름을 건 첫 미니앨범 ‘KAI’로 무대 위에 올랐다. 그간 카이를 관심 있게 지켜보던 이들이라면 꽤 오래 기다렸던 앨범일 테고, 대중에게는 꽤 낯설게 다가갈 수도 있을 앨범. 지난 7월 그가 엑소 멤버들 중 꽤 늦은 편인 다섯 번째 주자로 솔로 앨범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처음 전해졌고, 그로부터 약 5개월가량 이어진 ‘무소식’에 기대감과 궁금증은 날로 커졌다. 카이는 6곡의 수록곡 전체의 티저와 퍼포먼스를 내놓는 것으로 그 기다림에 보답했다. ‘KAI’는 등장과 동시에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에서 전세계 50개 지역 1위에 오르며, 저력을 과시했다.  

‘카이(KAI)’라는 날 것 그대로의 앨범 타이틀처럼, 카이는 이번 앨범으로 ‘나’ 자신에게 좀 더 집중했음을 밝혔다. 카이는 그간 엑소에서 눈에 띄는 ‘키 플레이어’로 활약해왔지만, 다른 멤버들에 비해 이렇다 할 개인 활동을 하진 않았다. 디오가 배우로서 유수의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휩쓸거나, 백현과 수호, 첸과 같은 보컬 위주의 멤버들이 제각각의 앨범을 내며 성과를 낼 때도 카이는 유독 고요했다. 퍼포먼스로나 보컬로나 충분히 솔로 무대를 꾸릴 만한 저력을 갖고 있었음에도, 늦어지는 개인 음악 활동에 의문을 품었던 이들 또한 많았을 것. 그러나 이번 앨범은 그간의 카이가 ‘공백’의 시간을 보냈다기보단 마치 숨 고르기를 하듯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자신의 진짜 컬러를 찾고 있던 시간이었음을 증명하는 듯하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타이틀곡을 ‘음(Mmmh)’으로 선택한 데에서도 알 수 있다. ‘음(Mmmh)’은 적당히 그루브한 무드의 R&B곡. 그간 카이가 보여준 화려하고 역동적인 춤사위나 무대 위에서의 강력한 존재감 탓에 파워풀하면서도 빠른 템포의 곡을 떠올리고 기대한 이들이 많았겠지만, 카이는 전혀 다른 노선을 택했다. 오히려 힘을 뺀, 절제된 그루브의 곡으로 승부수를 본 것. 감정을 과잉시킨 기승전결이 확실한 곡이나 래핑 위주로 메시지를 부각시키지 않은, 가볍게 흥얼거릴 수 있는 미니멀한 멜로디는 오히려 중독성을 유발한다. 강한 퍼포먼스보단 비트에 몸을 얹은 느낌의 느린 움직임들은 카이의 댄서적 존재감을 더욱 부각한다. 기존 엑소의 ‘키 퍼포먼서’로서의 카이가 아닌, 또 다른 음악 세계에서의 ‘올라운더’적인 모습을 선포하는 것 같기도 하다. 

타이틀곡을 비롯해 ‘Nothing On Me’(낫띵 온 미), ‘기억상실 (Amnesia)’, ‘Reason’(리즌), ‘Ride Or Die’(라이드 오어 다이), ‘Hello Stranger’(헬로 스트레인저) 등의 수록곡 또한 마찬가지다. 트랙리스트 모두 카이의 퍼포먼스에 최적화되어 있다. 곡 저마다의 풍기는 느낌은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퍼포먼스와 보컬의 밸런스가 유려하게 잡혀 있다. 두 영역의 균형감은 대중에게는 거의 하얀 스케치북처럼 느껴지는 솔로 아티스트 카이의 첫 이미지이자 첫 컬러를 과잉 없이, 담담하게 드러내 보여준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동작들을 과시하기보단, 분위기나 직관적인 어떤 이미지들을 연상시킬 수 있는 그루비한 곡들은 카이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또한 그가 보컬 위주의 멤버가 아니었기에 부각될 수 있는 보컬적 여백 또한 가려질 수 있는 영리한 선택. 코로나19의 여파로 그의 현장감 있는 무대를 보지 못한다는 게 아쉬울 정도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카이는 이번 앨범을 통해 노래나 퍼포먼스뿐 아니라 비주얼이나 스타일 적으로도 고심한 듯하다. “필름 촬영을 할 땐 스타일리스트와 함께 직접 하나하나 의상과 아이템을 정했다”고 밝힌 만큼, 그의 컬러는 티저 이미지는 물론 뮤직비디오 등 콘텐츠 여기저기에 묻어있다. 실험적인 시도가 돋보이는 이미지들은 물론, “퍼포먼스로 음악을 표현하면 곡 이해에 더 도움이 될 것 같았다”며 수록곡의 음원을 다채로운 퍼포먼스와 함께 앞서 공개하기도 했다. 곡 자체에만 신경쓰기보단 패션과 퍼포먼스, 프로모션 콘텐츠 하나하나를 음악적 도구로 생각하고, 그것들을 유기적으로 엮어내려고 하는 노력이 돋보인다. 그야말로 ‘카이 스타일’의 결정체다. 오래 기다린 팬들에게는 선물이 될 만큼, 굉장히 뜻깊고 값진 행보로 보인다.

카이는 이번 앨범이 “대중에게 ‘카이’란 이름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는 이제야 비로소 자신만의 컬러로 첫발을 뗐다. 그를 오래 지켜본 팬들 또한 만족할 앨범이자, 대중은 엑소가 아닌 카이의 첫인상을 강렬하게 느꼈을 데뷔 앨범. 그간 엑소 활동을 통해 보여준 퍼포먼서적 자질이나 스타일적으로 보여준 아이코닉한 매력은, 이번 앨범으로 더욱 공고하게 확장됐다. 카이의 진짜 항해는 이제, 제대로 시작됐다. 

이여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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