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사나이2', 논란 끊고 시청자 마음 다시 잡을까?

2020.11.26
사진제공=카카오Tv

가짜 사나이’가 돌아왔다. 유튜브채널인 피지컬갤러리와 민간군사기업인 무사트가 공동 제작한 ‘가짜 사나이’는 올 한해 대한민국을 가장 뜨겁게 달군 콘텐츠로 손꼽힌다. 

하지만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법. ‘가짜 사나이’는 화제성만큼 논란도 컸다. 결국 기대 속에 공개된 시즌2는 방송이 중단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리고 한 달여 만에 시즌2는 OTT 플랫폼인 카카오TV와 왓챠를 통해 지난 24일부터 다시 서비스되고 있다. 다행히 아직은 별다른 문제는 불거지지 않았다. 반면 ‘이미 관심이 식었다’는 반응도 적잖다. 과연 시즌2는 무탈하게 순항할 수 있을까?

#뭐가 문제였나?

‘가짜 사나이’ 시즌1은 지난 7월 공개됐다. 유명 유튜버 등 다수가 실제 UDT 군사 훈련을 받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 프로그램은 가학성 논란 속에서도 군대가 다소 미화됐던 MBC 예능 ‘진짜 사나이’보다 "훨씬 현실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누적 조회수가 5000만 뷰를 넘어섰다.

화제는 항상 스타를 낳는 법이다. 극 중 교육대장으로 참여했던 이근 전(前) 대위는 "너 인성 문제 있어" 등의 유행어를 낳으며 스타덤에 올랐다. 각종 지상파, 종편, 케이블채널 등에서 그를 앞다투어 섭외했고 CF 시장까지 섭렵했다. 하지만 그의 채무 문제를 비롯해 성폭력 가해자로 처벌 받은 사실까지 공개되며 여론의 방향은 다르게 흐르기 시작했다.

사진제공=카카오TV

결국 이 전 대위는 독립 채널을 개설했고, ‘가짜 사나이’ 시즌2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그가 없어도 시즌2는 뜨거웠다. 전 축구 국가대표인 김병지를 비롯해 줄리엔강 등 유명인들이 대거 참여하며 시작과 동시에 또 다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여전한 가학성 논란에 몇몇 훈련 교관들의 사생활을 둘러싸고 확인되지 않은 폭로가 거듭됐다.

결국 공격을 받던 한 교관의 아내가 유산하는 상황까지 벌어졌고, ‘가짜 사나이’를 제작한 유튜버 김계란은 "최근 프로그램에 성실히 참여한 훈련생과 교관진, 나아가 가족들까지 극심한 악플에 시달리고, 극도의 스트레스 속에서 사람들의 가십거리와 사회적 이슈로 소비되어가고 있다"며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중단하며 ‘가짜 사나이’와 관련된 모든 영상은 피지컬갤러리 채널에서 게시 중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방송 중단, 현명한 판단이었나?

방송 중단은 일종의 ‘극약 처방’이다. 논란에 맞서고 해소하기보다는 침묵을 택한 것이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봤을 때, 이는 현명한 결정이었다는 평가에 무게가 실린다.

이는 최근 방송 환경과 결부지어 설명할 수 있다. 언론매체를 비롯해 각종 SNS를 통해 다양한 의견이 우후죽순 격으로 쏟아지는 상황 속에서 ‘가짜 사나이’ 논란은 지나치게 과열 양상을 빚었다. 시시각각 주장과 반박이 맞물리며 진위를 가릴 수 없는 지경이었다. 결국 폭로와 논란 속 피해자만 양산될 뿐, 타당한 결론을 내기 힘들었다. 그리고 그 사이 애먼 피해자가 속출했다. 이는 ‘가짜 사나이’뿐만 아니라 최근 불거진 대다수 논란의 전개 양상이다.

사진제공=카카오TV

결국 돌이킬 수 없는 피해자가 발생했고, 방송이 중단되며 대중의 관심은 시들해졌다. 그리고 불과 한 달여 지났을 뿐인데 이미 대중은 ‘가짜 사나이’에 대해 예전처럼 논하지 않는다. 하지만 피해자에 대한 구제는 이뤄지지 않았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성적 판단이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는 논리적 반박이 불가하다"며 "일단 방송을 중단하면서 ‘급한 불’은 끄게 된 셈이다. 그리고 소강 상태로 접어들자 그제서야 대중들도 한발 떨어져 보다 객관적으로 이 사안을 바라보고 무분별한 비판을 그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돌아온 ‘가짜 사나이’, 어땠나?

중단됐던 ‘가짜 사나이’ 시즌2가 돌아왔다. 그런데 ‘고향’인 유튜브 채널이 아니라 카카오TV와 왓챠다. 왜일까? 이 프로그램을 만든 피지컬 갤러리의 운영자인 김계란이 ‘활동 중단’을 선언한 상황 속에서 이 콘텐츠를 다시금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유통시키면 논란을 재점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카카오TV와 왓챠와 같은 플랫폼은 ‘가짜 사나이’를 구매해 송출한다. 이미 비용을 지불한 터라 이를 공개하지 않으면 손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들의 판단이었을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이런 조치는 또 다른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바로 ‘댓글 제한’이다. 유튜브 채널에는 댓글창이 열려 있다. 이 안에서 확인되지 않은 또 다른 주장과 반박이 부딪히며 논란이 가중되는 형국이다. 출연진을 향한 인신 공격성 댓글도 넘쳤다. 

반면 카카오TV 등에서는 ‘가짜 사나이’와 관련해 댓글을 올리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이를 둘러싸고 괜한 논란이 또 다시 불거지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지난해 가수 설리, 구하라 등의 죽음을 목도하며 포털사이트 연예뉴스의 댓글 기능이 일제히 사라졌다. 이후 댓글로 인한 피해가 상당히 줄어들자 ‘댓글의 순기능도 많다’는 의견이 조금씩 나오고 있었는데, ‘가짜 사나이’ 사태는 댓글이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지 다시금 보여준 사례"라고 꼬집었다.

사진제공=카카오TV

새로 시작된 시즌2의 내용 및 구성은 어떨까? 중단 전보다 다소 "순해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기존 공개된 콘텐츠에 비해 자극적인 장면이나 설정이 줄어들고 교육생들을 대하는 교관들의 태도도 보다 친절해졌다. 재공개 이전 여러모로 고민을 하고 편집을 통해 순화시켰다는 느낌이 강하다.

또한 모든 에피소드가 시작되기 전에는 ‘모든 교육은 전문 의료진 및 특수전 전술 디렉터들의 안전 통제 하에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의 고통스러워 하는 장면을 부담스러워하실 수 있는 분들은 시청에 특별한 주의를 부탁드린다’는 안내 문구가 나간다. 

한 예능 외주제작사 관계자는 "요즘 TV 예능이 유튜브 등에 비해 너무 밋밋해서 보기 싫다는 반응이 많다. 하지만 ‘가짜 사나이’ 논란을 통해 적절한 선을 유지하고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증명됐다"며 "하지만 유튜브 채널을 통해 비 전문가들이 만든 콘텐츠 공개가 점차 빈번해지고 있는 만큼 이를 만드는 이들의 책무와 이를 감시하는 기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충고했다. 

윤준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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