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리 포함한 모든 엄마는 응원이 필요합니다!

사유리 비혼 출산 소식이 대한민국에 불러일으킨 나비효과

2020.11.19
사유리, 사진출처=사유리 인스타그램

방송인 사유리의 비혼 출산 선언이 보수적인 대한민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16일 방송인 사유리가 비혼 출산 소식으로 화제를 일으킨 가운데 18일에는 통계청에서 ‘2020년 사회조사 결과’를 발표, 우리나라 13세 이상 국민 30.7%가 결혼하지 않아도 출산할 수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 눈길을 끌었다. 사유리의 출산 소식이 전해진 뒤 응원도 많았지만 한부모 가정에 대한 사회적 인식으로 인한 우려의 목소리와 더불어 입양이나 낙태 그리고 생명윤리에 관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쟁점으로 갑론을박이 펼쳐진 상황인데 때마침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3명이 비혼 출산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점을 알게 되니 이러한 담론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와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이를 확인이라도 시키는 듯 안방극장에서도 자발적 비혼 출산에 대해 제법 적극적으로 다뤄지고 있기도 하다. 지난 5월 장나라 주연으로 관심을 모았던 tvN ‘오 마이 베이비’가 그랬고, 현재 한창 방영 중인 tvN 월화극 ‘산후조리원’도 그렇다.

‘오 마이 베이비’에서는 사유리의 케이스처럼 주인공인 장하리(장나라)가 나이가 많아져 당장 결혼해도 임신 가능성이 희박할 정도로 난소 건강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자발적 비혼 출산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이야기가 전개됐다. ‘오 마이 베이비’가 결국에는 비혼 출산으로 이야기가 귀결되지 않았다면 ‘산후조리원’에서는 주조연인 최리가 자발적 비혼을 선택하고 출산까지 한 20대 이루다 역을 그리면서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드라마 '산후조리원'서 자발적 비혼모를 선언한 이루다를 연기 중인 배우 최리. 사진제공=tvN

무엇보다 이루다는 남자친구가 뒤늦게 나타나 청혼을 했음에도 비혼인 자신의 소신에는 변한 게 없다는 이야기와 함께 청혼 반지를 거절해 극 안팎으로 관심을 끄는 중이다. 아이 아빠가 무책임하게 사라진 것도 아니고 그를 사랑하는 이루다의 마음이 달라진 것도 아닌데 아이를 낳고도 여전히 결혼은 고려대상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사회적 통념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아이는 갖고 싶은데 불임의 위기 앞에서 당장 결혼을 하지 못하니 정자를 공여받아 시험관 아기를 낳는, 비혼 출산이란 파격적인 선택을 떠올린 사유리나 장하리의 입장에서도 이루다가 훨씬 대담한 결심을 한 것일 수 있다. 그만큼 사람들의 시선이나 제도적인 차원에서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극복하겠다고 결심하기란 결단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니 사유리도 KBS와의 인터뷰에서는 “아빠가 있는 게 최고겠지만 앞으로 (비혼모에 대한 사회적)시선이 많이 변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하다가 “어렵겠지만요”라는 단서를 달았다. 사회적 인식이 쉬이 바뀌지 않으리라 짐작하는 것이다. 

자신의 SNS에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그렇다고 부끄러운 결정도 아니었다(Becoming a single mother was not an easy decision, but it is also not a shameful decision)’고 강조했지만 당당한 소신이 느껴지는 다른 한편으로 단단히 마음을 먹고 용기를 내는 심경도 가늠하게 된다.

이처럼 사유리가 아이를 꼭 낳고 싶어 어마어마한 용기를 낸 것인데 사실 따지고 보면 요즘 적잖은 사람들이 출산과 양육을 두고 고민하며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경제적인 이유나 삶의 질, 커리어 등을 고려하면서 아이 낳기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다시 말해 아이를 낳아 키우기 위해서는 다른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하는 용기를 내야 한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사유리가 감내해야 하는 사회적·제도적 제약과는 비교가 되지 않겠지만 그들에게는 그들대로 출산과 육아의 현실을 받아들이는 큰 결심이 필요한 것이다.

t드라마 '산후조리원', 사진제공=tvN

‘라떼세대’들은 그들에게 “제 먹을 것은 다 가지고 태어난다”며 출산을 장려하지만 귓등에도 닿지 않을 이야기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는 멀고 먼 아프리카의 속담이 차라리 더 와닿으며 그런 현실이 갖춰지지 않는 이상 출산은 그림의 떡이라는 생각들인 것이다.

아이를 낳아서도 수없이 현실을 직면하며 용기를 내야 하는 순간들이 찾아오는 건 마찬가지다. 전업맘(전업주부)이든 워킹맘이든 각자의 위치에서 마주하는 양육이라는 현실의 벽은 높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야기가 맛보기처럼 ‘산후조리원’에서 엄지원과 박하선이 각각 맡은 오현진 역과 조은정 역으로 그려지고 있기도 하다. 제아무리 최연소 상무로 커리어를 인정받은 오현진이라도 초보엄마로서는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고 셋째까지 낳으며 육아에 통달한 듯한 전업주부 조은정이 엄마라는 타이틀 밖에서는 자기자신을 찾지 못해 안타까운 모습이다. 

드라마에서는 단편적이지만 아이를 낳은 사람, 아이를 낳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어떤 사회인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개진하는 중이다. 사유리의 비혼 출산을 기점으로 앞으로 이에 대한 담론도 좀더 공론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출산 문제는 다양한 정책들이 입안되는 추세로 이에 대한 논의는 더 활발할 것이다. 그러면서 조금씩 마음들이 열리며 사회적 인식도 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사유리를 포함해 많은 엄마들, 그리고 많은 예비엄마들의 용기가 꺾이지 않게 격려해 주는 따뜻한 시선과 사회적 분위기다. 어머니는 위대하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힘들지 않은 건 아닐 것이다. 하물며 사회적 시선이나 제도적 제약으로 불편함을 겪는 비혼모, 미혼모, 이혼가정 등의 싱글맘들은 오죽하랴. 사유리에게 훈훈한 응원과 격려 메시지가 쇄도한 사실만으로도 일단 변화의 첫발은 뗀 것으로 보인다.

조성경(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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