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지원, 여전히 피가 끓는 도전 중독자

'담보'서 승이 성인 역 맡아 강렬한 존재감 발산!

2020.10.27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24년차 배우 하지원. 그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연령대에 상관없이 대부분 그의 작품을 한번이라도 봤거나 이름 한번은 들어봤을 정도로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배우다. 


1000만 관객을 넘어선 영화 ‘해운대’부터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시크릿 가든’까지 20여년의 시간 동안 쉬지 않고 수십편의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꾸준히 대중과 호흡해왔다. 거리감이 느껴지는 스타라기보다 이웃집 언니, 여동생 같은 정감 가는 친근한 매력을 어필하며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이제 ‘국민배우’라는 호칭으로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국가대표 배우다.


지난 추석 코로나 19로 인해 침체기에 빠진 극장가에 인공호흡을 해준 영화 ‘담보’(감독 강대규, 제작 JK필름)는 다시 한번 하지원의 진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작품. ‘담보’는 인정사정 없는 사채업자 두석(성동일)과 그의 후배 종배(김희원)가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살 승이(박소이, 하지원)를 담보로 맡아 키우게 되면서 진정한 가족이 돼가는 과정을 담은 작품. 하지원은 실종된 자신을 키워준 양아버지 두석을 찾아헤매는 성인 승이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담보’가 하지원의 필모그래피에서 남다르게 다가오는 건 출연 분량 때문. 하지원은 20여년 넘는 시간 동안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하는 작품을 이끄는 주연으로만 출연했다. 그러나 ‘담보’에선 아역배우 박소이와 승이 역할을 나눠 연기해 출연 비중이 전작들에 비해 적다. 그러나 ‘믿고 보는 배우’의 명성에 맞게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하며 영화게 묵직한 무게감을 더한다. 그러나 ‘담보’는 하지원에게 상대하기 힘든 엄청난 도전이었다. 대학생을 연기해야 하는 연령의 문제부터 친절하게 설명되지 않은 캐릭터의 감정의 표현 등 난관이 산재했다.


“(‘해운대’ ‘1번가의 기적’ ‘7광구’를 작업하며 가족같이 친해진) 윤제균 감독님이 전화를 주셨어요. ‘담보’라는 시나리오가 있는데 아역이 많이 등장하고 처음과 끝에 내가 출연하는데 관객들이 진정성 있게 몰입할 수 있게 마무리를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우선 시나리오가 재미있고 감동적이었어요. 출연 분량은 저에게 큰 문제는 아니었어요. 저에게 왜 제안을 하셨을까 궁금했고 이런 식의 작업은 처음이기 때문에 신선하다는 느낌이 들어 출연을 결정했어요. 그러나 그 어떤 작품보다 어려운 현장이었어요. 촬영 기간 3~4개월 동안 몰아서 찍은 게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상관없이 나눠 찍었기 때문에 감정에 몰입하기 쉽지 않았어요. 첫 장면이 영화 속에서 감정이 극으로 올라오는 엄마와의 재회신이었어요. 김윤진 선배, 나문희 선생님 덕분에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어요.”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하지원은 ‘담보’에서 성동일과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그 누구보다 끈끈한 부녀 케미를 완벽하게 형상화해낸다. 실제 11살차인 성동일과 하지원이 부녀로 나온다는 건 영화를 보기 전엔 의문을 품을 일. 그러나 하지원은 ‘최강동안’이라는 별명에 맞게 그 불가능해보이는 임무를 성공시킨다.  그 무엇도 믿게 만들 만한 두 배우의 탁월한 연기력과 최강 케미 덕분이다.. 하지원에겐 역시 불가능이란 없다.


“이 나이에 대학생을 연기해보네요. (웃음) 전 촬영할 때 승이가 대학생으로 등장하는 장면이 대학교 1학년 때인지 알았어요. 그래서 발랄하고 명랑하게 연기했는데 감독님이 나중에야 대학교 4학년이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늦게 안 아주 큰 반전이었어요.(웃음) 예전부터 성동알 선배님과 일하고 싶었어요. 전 사실 성동일 선배님의 나이를 지금도 잘 몰라요. 실제 나이차는 의식하지 않고 연기했어요. 영화 속에서 제 아빠 역할이니 저도 제가 아닌 승이가 돼 연기했을 따름이에요. 선배님 앞에 있으니 그냥 제가 딸로 흡수되는 느낌이었어요.(웃음) 동안 유지 비결이요? 글쎄요. 인위적으로 관리를 많이 받거나 뭘 어떻게 하지는 않아요. 그냥 타고났어요. 우리집안 식구들이 원래 다 동안이에요.(웃음)”


하지원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여전사’만큼 ‘캔디’가 많이 꼽힌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힘들어도 울지 않고 벌떡 일어서 환하게 웃는 서민적인 누나, 언니의 느낌이 강하다. 하지원이 금수저나 부잣집 딸을 연기한 적은 아무리 되짚어봐도 떠오르지 않는다. ‘담보’에서 승이도 어린 시절 캔디만큼 네버엔딩 시련을 겪은 인물. 그러나 겉모습은 투박하지만 속마음은 누구보다 따뜻한 양아버지 두석과 만나면서 평생 음지일 것 같은 승이의 삶에 따뜻한 햇살이 비쳐진다. “왜 어려운 환경의 캐릭터만 맡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하지원은 폭소를 터뜨렸다.


“부모님이 언젠가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우린 너 부족함 없이 잘 키웠는데 왜 언제나 불쌍한 역할만 연기하느냐’고 안타까워하시더라고요.(웃음) 의도적으로 부자 역할을 피한 건 아니에요. 절대. 부자 역할과 가난한 역할 두 개가 있으면 이상하게 전 가난한 캐릭터가 더 재미있게 느껴지더라고요. 연차도 높은데 사실 아직 안해본 역할들이 진짜 많아요.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하지원은 아직 차기작을 결정하지 않았다. 예정됐던 류승룡과 함께 출연하는 이지원 감독의 영화 '비광'은 코로나 19로 인해 촬영이 미뤄졌다. 요즘 주로 집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차기작 선정 작업 중이다. 이제 지칠 법도 하지만 하지원의 에너지는 여전히 뜨겁다. "어떤 작품을 해보고 싶으냐"는 질문에 하지원은 말이 아주 많아졌다. 


"악역도 이제 해보고 싶어요. 데뷔 초 저를 알린 ‘진실게임’ 후유증으로 이제까지 악역은 피했어요. 지독한 악역으로 유명세를 타니 악역만 들어오더라고요. 이제는 다르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발리에서 생긴 일' 같은 격정 멜로도 좋아요. 좀더 깊고 뜨겁게 연기할 수 있을 것만 같아요. 바닷가에 가보면 파도가 다 똑같아 보이지만 오늘의 파도는 어제의 파도가 아니잖아요. 같은 역할도 이제 다르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을 이제 터득한 것 같아요. 더 다양하고 폭넓게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어요.”

 

최재욱기자 jwch69@iz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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