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난 빅히트 주가, BTS에게는 잘못이 없다

2020.10.26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요즘 그룹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를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이 부쩍 늘었다. 방탄소년단을 발굴하고 이들을 세계적 반열에 올린 일등공신으로서 빅히트의 행보에는 찬사 일색이었지만, 이러한 따뜻한 시선이 싸늘하게 바뀌는 데 불과 일주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 기점은 빅히트의 유가증권(코스피) 시장 상장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이름만 빅히트(big hit), 1000만 원 투자금 500만 원 됐다

방탄소년단 외에 세븐틴, 여자친구 등이 속한 빅히트는 지난 15일 코스피에 정식 등록됐다. 공모가는 13만 5000원. 상장 첫날 소위 말하는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상장 첫 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당 가격이 35만 1000원을 기록했다. 따상은 전망이 창창한 탄탄한 그룹의 상징이다. 하지만 이내 따상이 풀리며 빅히트는 이 날 4.44% 하락한 25만 8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시작이었다. 다음 날 빅히트 주가는 22.29% 곤두박질쳤고, 22일 반등(+0.56%)할 때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그 사이 주가는 15일 최고가와 비교해 반토막 가까이 내려갔다. 22일 내림세를 멈추는 듯했으나 23일 다시 4.17% 하락하며 이 날 종가는 17만 2500원을 기록했다. 15일 상장일, 따상을 기록할 때 기대감을 갖고 주식을 매수한 주주라면 23일 계좌에는 ‘-51%’라는 충격적 숫자가 새겨졌을 것이다. 예를 들어 15일에 1000만 원 가량 주식을 매입했다면, 23일에는 계좌에 490만 원만 남아 있다는 의미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50%를 기록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원금인 1000만 원을 되찾기 위해서는 빅히트의 주가가 100% 상승해야 한다. 현재 주가에서 50% 올라봐야 750만 원 밖에 되지 않는다"며 "주식으로 돈 벌기 어렵지만 돈 잃기 쉬운 이유"라고 말했다.

빅히트와 관련된 주식 게시판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며 속앓이하는 글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주식 투자 경험이 없지만, BTS의 인기와 열기를 보며 빅히트를 통해 처음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하게 됐다는 이들의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어렵게 모은 돈이 불과 일주일 사이 가치가 절반으로 하락하는 것을 보며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개인 투자자들이 화가 난 또 다른 이유는 빅히트의 급락을 가져 온 주체가 다름 아닌 빅히트의 4대 주주였기 때문이다. 빅히트 상장 후 가장 많은 매물을 쏟아낸 곳은 ‘기타법인’이었다. 그리고 22일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그 주인공이 메인스톤 유한회사와 그 특별관계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들은 빅히트의 4대 주주이고, 상장 후 무려 3600억 원 정도의 주식을 현금화했다. 그들이 내놓은 주식을 고스란히 받은 개인 투자자들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다.

물론 이를 두고 마냥 주요 주주들을 탓할 순 없다. 의무보호예수가 걸려있지 않아 주요 주주들이 곧바로 매물로 내놓을 수 있는 주식을 적지 않게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지 않은 개인 투자자들의 판단 착오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한 연예계 관계자는 "법적으로 볼 때 전혀 문제가 없는 거래다. 방탄소년단의 이름값만 보고 투자를 결정한 개인 투자자들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라면서도 "하지만 빅히트가 대중적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 콘텐츠가 주된 사업 주체임을 고려할 때 개인 투자자의 손해와 그로 인한 비판은 어떤 식으로든 이미지 타격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주가 하락, 아티스트에게 책임 물을 수 있나?

상황이 이쯤되니, 빅히트의 시장 가격 적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26일 오전 10시 기준, 빅히트의 시가 총액은 약 5조 6000억 원이다. 지난 15일 따상 기준으로 봤을 때, 시가 총액 11조 8800억 원으로 코스피 순위 27위에 해당 된 것을 고려한다면 속이 쓰리지만 지금도 엄청난 가치 평가다. 

코스닥에 상장돼 있는 다른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비교해보자. 같은 시간 기준으로 JYP엔터테인먼트의 시가 총액은 1조 1300억 원이다. SM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는 각각 6859억 원, 7420억 원이다. 세 회사를 더해도 시가 총액 규모가 2조 5500억 원 정도로 공모가 대비 반토막 난 빅히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물론 방탄소년단의 현 위상을 고려해봤을 때는 마냥 무리라고 볼 수도 없다. 그들은 대한민국과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에서 가장 지명도가 높고 몸값이 높은 그룹이기 때문이다. 총매출과 순이익 수준도 타 엔터테인먼트 그룹들을 압도한다. 게다가 방탄소년단은 오는 11월20일 새 앨범을 발표한다. 이를 기점으로 또 엄청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고려한다면 빅히트의 성장 가능성은 현재진행형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어두운 전망도 있다. 방탄소년단은 최근 발표한 신곡 ‘다이너마이트’로 미국 빌보트 차트 핫100 정상에 올랐다. 대한민국 아티스트 최초 기록이다. 이는 방탄소년단이 이미 최고의 자리에 올라, 더 올라 설 곳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물론 그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렵고 대단한 일이지만, ‘첫 1위’라는 폭발력을 갖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게다가 방탄소년단은 아직 병역의 의무를 해결하지 못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그들의 입대를 연기하는 병역법 개정안이 제출되며 전성기의 활동 기간을 늘릴 호재를 얻었지만, 궁극적으로 병역으로 인한 공백을 피할 수는 없다. 이를 놓고 봤을 때, 방탄소년단이 현재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고, 빅히트는 그 시점에 맞춰 상장을 하게 되면서 이런 기대감이 시가 총액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물론 빅히트의 주가 하락의 책임을 놓고 볼 때, 방탄소년단에게는 잘못이 없다. 또한 세븐틴, 여자친구,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그들이 보유한 아티스트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이들은 빅히트의 구성원으로서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도 새로운 앨범을 준비하고 발표하며 그들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지금의 빅히트의 가치를 지탱하고 있는 주체도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소속 아티스트고, 향후 더 큰 가치를 일구며 빅히트의 시가 총액을 불어나게 만드는 주인공도 이들이다.

그래서 주가 하락으로 인해 빅히트와 관련된 부정적인 기사가 흘러나오며 소속 아티스트의 이름까지 거론되는 상황은 팬들로서는 불편하다. 주주를 팬과 동일선상에 놓고 볼 수 없는 것처럼, 주주의 손실로 인한 비난의 화살이 빅히트가 아닌 소속 아티스트로 향하는 것은 안타까운 상황이다. 

윤준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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