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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M, 치명적 매력 몰라봐 미안해요!

2020.10.13

사진출처=방송캡처

누구나 다 자신만의 때가 있다. 최근 맹활약 중인 가수 KCM을 보며 드는 생각이다. 


필자에게 KCM은 ‘여자들이 싫어하는 패션스타일’의 대명사이자 ‘노래 잘하는 근육질 가수‘, 딱 이 정도의 이미지였다. 정체불명의 왕버클 벨트와 팔토시, 맨살에 입은 조끼, 그리고 그와 어울리지 않게 간드러진 가창력. 그런 그에게 어떤 인간적인 매력이나 호기심을 느끼긴 힘들었다. 아니, 그럴 기회가 없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 테다.

 

그랬던 그에게 마음이 최근 움직이기 시작했으니. 가수 비가 출연하는 유튜브 채널 ’시즌비시즌‘을 보고 나서다. 군 복무 시절 맞선임인 비에게 시종일관 타박당하면서도 1도 아랑곳하지 않는 KCM의 능청스러움이 그의 다소 지루했던 이미지를 180도 뒤집었다.

 

맞선임이지만 나이로는 동생인(둘 다 1982년생이지만, KCM은 ‘빠른’ 1982년생이다.) 비에게 구박받는 근육맨이라니. 그러면서도 사람 좋은 미소는 잃지 않는 여유로움이라니. ’이 사람 진국이다! 진국이 나타났다!‘라며 무릎을 쳤다.


사진출처=방송캡처


사실, KCM은 언제부턴가 대중에게 다소 촌스러운 연예인으로 기억돼 왔다. 앞서 언급한 팔토시 패션은 지금도 종종 기사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워스트 패션으로 꼽히고 있고, 본명 강창모에서 따온 예명인 KCM은 김치맨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곤 했다. 그리고 이 모든 키워드들과 상반된 폭풍 성량과 미성, 생활체육인 수준을 넘어서는 근육질 몸매가 만들어내는 미묘한 언발란스함이 KCM의 촌스러운 이미지를 배가했다.

 

필자가 예능 속 KCM에게 호감을 느낀 데에는 이러한 촌스러운 이미지를 그대로 끌어안는 그의 대인배 면모 때문이었다. 자신이 팔토시 원조라고 주장하는 비에게 “내가 지금 그거 하나 남았다 인마!”라고 진심을 다해 외치는 모습이나, 군대에서도, 유튜브에서도 비의 수발을 들고 있다며 그의 오른발을 자처하는 희생정신(?), 싸이월드 감성 풍부한 직접 단 유튜브 댓글까지.

 

최근에는 자신의 유튜브에 박진영의 ’촌스러운 사랑 노래‘ 주인 찾기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KCM 3종 세트 팔토시, 조끼, 모자를 착용한 영상을 게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발라드 부를 땐 본캐 KCM, 이렇게 엉뚱하게 부를 땐 부캐 김치맨이라 생각해주세요”라는 친절한 설명도 덧붙였다.

 

이렇듯 자칫 희화화될 수 있는 촌스러운 이미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함과 동시에 순박한 미소, 수다스러운 기운까지 뿜어내는 것은 웬만큼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아니고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사람 진국이다’라고 느낀 것도 이 때문이다. 데뷔 20년 만에야 KCM의 진짜 매력을 알게 됐다.


사진출처=방송캡처

 

KCM은 대중에게 각인된 제 이미지를 정확히 알고 스스로 깐 멍석 위에서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즐기고 있는 듯 보인다. 밀레니얼 세대의 간결하고 세련된 문법과는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대중은 그래서 더 환호하고 있는 듯하다. 그가 단 유튜브 댓글에 “이형 진짜 귀엽다”, “시즌비시즌 고정 가자” 등 호감의 댓글이 줄 잇고 있다.


이런 KCM의 매력은 전방위로 이어지고 있다. 채널A ‘도시어부2’에 출연해 깐족거리는 예능감과 무려 물고기 63마리를 잡아 올리는 낚시 고수의 모습으로 놀라움을 안겼다. 유튜브 채널 ‘워크맨’에서는 2000년 지투(ZETWO)라는 아이돌 그룹 출신 과거, 현재 사과농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털어놔 또 한 번 화제를 불러 모았다.

 

2020년 느닷없이 급부상한 촌스러운 남자 KCM. 이쯤 되니 비의 ’깡‘ 역주행이 쏘아 올린 공이 꽤 높이 날아간 것 같다. KCM을 팔토시 근육맨에서 말 많고 사람 좋은 형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게 했으니 말이다.

 

김수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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