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예능이 쏟아지는 5가지 이유

2020.09.23
사진제공= TV CHOSUN '아내의 맛'


능의 유행은 수시로 바뀐다. 2000년대 중반 ‘무한도전’과 ‘1박2일’로 대변되는 리얼 버라이어티를 시작으로 2010년 이후에는 먹방과 관찰 예능이 주류를 이뤘다. 그리고 관찰 예능 안에는 육아를 비롯해 각종 연예인들의 사생활 노출이 포함됐다.

그리고 유행은 또 바뀌어서 이제는 ‘부부’가 주요 키워드다.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를 비롯해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아내의 맛’과 채널A ‘애로부부’, JTBC ‘1호가 될 순 없어’ 등이 부부의 이야기로 꾸며진다. 왜 제작진은 갑자기 약속이나 한 듯 앞다투어 ‘부부의 세계’로 시청자를 초대하는 것일까?

#이유1. 남녀상열지사의 재미

예능과 드라마, 영화를 막론하고 대중의 가장 큰 관심사는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다. 유사 이래 남자와 여자 사이에 생기는 일을 엿보는 것보다 재미있는 건 없다는 의미다. 그 안에는 사랑과 이별, 다툼과 화해 등 감정적인 부분부터 결혼과 출산, 육아 등 삶의 흐름이 있다. 

결혼은 인생사 중 가장 중요한 한 장면으로 손꼽힌다. 연애하던 남녀가 닿는 사랑의 종착지로 여기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연애 스토리는 그들이 백년가약을 맺으며 ‘그 후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난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 안에는 무궁무진한 재미가 숨어 있었다. 요즘 부부 예능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대중이 호응하는 것이 그 방증이다.

사진출처=SBS '동상이몽' 시즌2 방송캡처

#이유2. 인식이 바뀌었다

‘결혼은 인생의 무덤’이라는 말이 있다. 결혼 후 반려자를 둔 이들이 멀리해야 하는 금기가 많아지고, 짊어져야 할 무게가 커진다는 의미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방송가에는 ‘결혼은 인기의 무덤’이라는 선입견도 있다. 실제로 연예인의 경우, 결혼과 동시에 그들을 향한 대중의 흥미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임자 있는 몸’이 되면서 그들의 성적(性的) 매력이 하락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래서 연예인들은 결혼을 늦추는 경향이 있다. 작품 속에서도 유부남, 유부녀 역할을 맡길 꺼린다. 결혼을 했어도 이런 이미지가 앞서는 걸 원치 않아 사생활 이야기를 감추곤 한다. 

하지만 세상은 바뀌었다. 대중은 결혼 후 베일에 감싸있던 그들의 삶을 궁금해 하고, 연예인 부부도 그들 집 안으로 카메라가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는 시대가 열렸다. ‘동경의 대상’이자 수십억 원대 몸값을 자랑하는 그들은 남들과 어떻게 다르게 살고 있을지, 대중이 궁금해하던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셈이다.

#이유3. 성공사례가 있다

왜 미처 몰랐을까?. 결혼한 부부들만의 들추지 않았던 세계가 있었다는 것을. 그 미지의 세계에 무궁무진한 재미가 있다는 것을? 

하지만 적잖은 방송 관계자들은 "예전부터 도전하고 싶었던 소재지만 연예인들이 사생활 공개를 꺼리는 분위기 때문에 시도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면 왜 연예인들이 갑자기 오래 걸어두었던 빗장을 푼 것일까?

사진제공=JTBC '1호가 될 순 없어'

성공사례가 나왔기 때문이다. 최근 방송되는 부부 예능 중 원조는 ‘동상이몽’이라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연예인 부부의 이해를 구해야 하기 때문에 섭외가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SBS라는 지상파에 편성됐기 때문에 수위 조절에 대한 믿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동상이몽’ 시즌1의 진행자가 방송인 유재석이었다는 것도 출연진에게 믿음을 준 대목이었다고 볼 수 있다. 덕분에 시즌1을 성공적으로 마친 ‘동상이몽’은 시즌2로 넘어오며 유재석이 하차했음에도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후 비슷한 포맷인 ‘아내의 맛’의 성공은 코미디언 부부 중 이혼한 커플이 없다는 것에 착안한 ‘1호가 될 순 없어’와 부부 간의 내밀한 부분에 초점을 맞춘 ‘애로부부’ 등으로 부부 예능을 진화시키는 디딤돌 역할을 했다.

#이유4. 수위가 높다

‘부부 관계’는 표면적 뜻 외에 여러가지 의미를 떠올리게 만든다. ‘친구 관계’나 ‘부모 관계’에서는 떠오르지 않는 그것이다. 부부 싸움 역시 여타 다른 관계보다 극단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무촌’ 관계인 부부는 그만큼 가까우면서도 멀다. 그래서 부부 예능의 수위는 기존 관찰 예능의 수위를 크게 뛰어넘곤 한다.

부부 예능은 부부 간의 다툼 뿐만 아니라 고부 갈등 등도 여과없이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말초 신경을 자극한다. 그들이 부부 생활 중 겪었던 아픔도 카메라 앞에서 고백한다. 다른 관찰 예능에서 볼 수 없는 대목이다.

부부 관계에 대한 대화도 스스럼없다. 이것을 극대화시킨 프로그램이 ‘애로부부’다. 아예 시작부터 ‘19금’ 딱지를 붙인 ‘애로부부’는 "32시간마다 장소 따지지 않고 부부 관계를 요구한다" "성에 눈 뜨게 해줬다" 등 수위 높은 대화도 고스란히 노출시킨다. 당연히 시청률은 상승하고 관련 기사는 쏟아진다.

물론 "불편하다"는 시청자 반응도 많다. 하지만 ‘부부’이기에 가능한 도전이라는 반박은 수긍이 간다. 겉으로 드러내지만 않을 뿐, 모든 부부들이 겪는 보편적이고 공감이 갈 만한 트러블이기 때문이다.

사진출처=채널A '애로부부' 방송캡처

#이유5. 출연진 수급이 쉽다

예능의 성패는 출연자들이 쥐고 있다. 매력적인 캐릭터가 등장해야 성공할 수 있다. 부부 예능의 경우, 그 특성 상 카메라 앞에서도 스스럼없이 많은 것을 노출해주는 출연자가 필수 조건이다. 

이런 출연자를 구하긴 쉽지 않다. 이미지가 생명인 연예인들로서는 엄청난 모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부 예능이 방송가에서 정착하고, 그 포맷에 대한 시청자들의 이해도가 높아지며 출연진을 구하기도 쉬워졌다. 

요즘은 유명 배우와 아이돌 출신 연예인 등 의외의 인물들도 속속 부부 예능에 합류하고 있다. 분명 달라진 풍속도다. 한 종편 예능국 PD는 "요즘은 오히려 "부부 예능에 출연하고 싶다"고 오히려 먼저 의사를 밝히는 이들도 있다"며 "출연진이 다양해지니 대중의 관심도도 상승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준호(칼럼니스트) 





목록

SPECIAL

image 보건교사 안은영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