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센스' , 재미는 유재석의 피로와 비례한다

2020.09.15

사진제공=tvN


'식스센스'가 방송 2주밖에 안됐는데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식스센스'는 유재석이 오나라 전소민 제시 미주 등 여성 멤버들과 합을 맞춰 매주 테마에 따른 세 가지 사례 중 실제가 아닌 가짜를 찾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1회에는 3개 식당 중 제작진이 정교하게 만든 가짜 식당을, 2회는 매출 100억 CEO 중 진짜가 아닌 경우를 찾았는데 이 과정에서 쏟아진 출연진들의 거침 없는 입담과 행동이 여러 번 화제가 됐다.


'식스센스'는 유재석이 여성 고정 멤버들로만 구성된 예능에 처음으로 나서는 경우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자 멤버들이 다수를 이루는 버라이어티 자체가 '해피선데이-여걸식스'나 '청춘불패' 등 몇몇 경우를 제외하면 한국에서는 극히 드문 사례이기도 하다.


'식스센스'는 출연진이 찾아내야 하는 가짜가 극히 사실적이어서 일단 추리 과정에서 기본적인 재미가 발생한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진정한 승부수는 여자 멤버들과 유재석의 케미에서 터지는 큰 웃음들에 있다.


이미 '런닝맨'에서 돌+아이 캐릭터로 자리 잡은 전소민과, 박준형의 여자 버전인 듯 서툰 한국어로 저 세상 텐션을 보여주는 제시가 엉뚱함의 투톱을 이루고 오나라와 미주도 돌발적인 생각과 행동에 있어 만만치가 않은 기대주들이다. 결국 노홍철 같은 돌+아이 캐릭터인데 그것도 여성인 멤버 4명과, 진지하고 바른 웃음을 추구하는 유재석의 결합은 웃음 폭발력이 크다.


사진제공=tvN


SBS '런닝맨'에서 호흡을 맞춘 정철민 PD는 프로그램 재미의 극대화 수단을 유재석의 피로감으로 잡은 듯하다. 유재석은 괴롭힘을 당해서 피로를 느낄 때 큰 웃음이 잘 터지는 진행 스타일을 갖고 있다. MBC '놀면 뭐하니'에서도 김태호 PD가 생전 안 해본 악기 연주나 치킨 요리를 시키면서 힘들어하는 유재석을 통해 큰 웃음을 만든 바 있다.


유재석의 피로는 '놀면 뭐하니'처럼 혼자 힘든 일을 감당할 때와, 당황하게 만드는 캐릭터와 맞부딪힐 때 두 종류가 있다. '식스센스'는 후자를 택했는데 이마저도 극대화하기 위해 유재석이 잘 당황하는 두 대상, 돌+아이와 여성의 결합체를 배치해 효과를 배가했다.


유재석은 기본적으로 유교적인 정서에 기반해 진행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예의나 예측가능함에서 벗어날 때, 그리고 성적인 코드가 등장할 때 등 탈유교적 상대에게 당황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만든다. '무한도전' 시절에도 노홍철과 붙을 때 큰 웃음들이 많이 발생했고 선을 타는 섹드립이 능한 이효리와의 케미에서도 그러했다.


'식스센스'의 여성 멤버들은 모두 똘끼는 물론 성적인 코드의 멘트도 거침없이 날린다. 1, 2회만 놓고 보면 가슴이나 엉덩이 등 신체 부위에 대한 조크는 여러 번 등장했고 2회 제시가 우유를 설명하는 모습에서는 성적인 표현이 과해 모자이크 처리를 해야 하기도 했다.


사진제공=tvN


2회 미주가 가죽바지를 입고 나오자 ‘엉덩이에 땀 차겠다’ ‘오줌싸도 안 새겠다’ 등 몰아친 부분과 화장실 다녀온 제시의 배설과 관련된 멘트도 등장했다.


영화 대사를 재현하는 상황이기는 했지만 욕설도 폭발해 묵음 처리된 경우도 있다. 모두 여성 멤버들이 던진 것들이다. 물론 전부 웃음으로 이어진 예능용 멘트와 액션들이고 방송에 나올 수 없는 경우는 영상 소리 모두 블라인드 처리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유재석은 ‘기 빠져서 이 프로그램 오래 못하겠다’ ‘멤버들끼리 친해지니 앞으로가 더 무섭다’는 토로를 방송 중에 자주 한다. 여성 멤버들의 텐션에 피로가 누적돼 지치고 퀭한 모습으로 재미를 더한다.


회당 한 명씩 등장하는 남자 게스트도 이상엽과 황광희가 등장해 여성 멤버들의 강점을 극대화했다. 여성 멤버들이 매력을 느껴 이성으로 대하기 좋은 남성 게스트보다는 막대하기 좋은 예능 샌드백 캐릭터들을 택했다.


'식스센스'는 형식적으로 새로우면서 멤버간 케미가 강도 높은 웃음도 낳는 예능으로 좋은 출발을 했다. 유재석은 지난해 '놀면 뭐하니'의 1인 예능에 이어, '식스센스'로 센여성 예능이라는 영역을 자신의 MC 스타일에 결합, 특화시키면서 데뷔 30년 차에도 자신의 앞길을 또 한 번 새롭게 열었다.


유재석의 센여성 예능은 최근 '놀면뭐하니'에서도 엄정화 이효리 제시 화사라는 멤버들의 환불원정대 프로젝트로 변주해 역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식스센스'와 유재석 모두 센여성 예능과 관련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기대가 된다.


최영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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